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들썩이는 종로·용산 부동산…호재냐, 악재냐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3-23 17:09:17

종로는 규제 완화·상권 활성화 기대감…"별 완화 없을 수도"
용산 "공원 등 개발 속도 낼 것" vs "재건축 층수 낮아질 듯"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확실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못박았다. 취임후 얼마뒤 집무실은 광화문을 떠나 용산 국방부로 이전할 것이다. 

집무실 이전의 의미와 파장은 정치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 특히 부동산 시장엔 일대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미 광화문 일대와 용산은 대통령 집무실의 퇴장과 입주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들썩이기 시작했다.

고도제한 풀리는 청와대 주변…'게임의 룰' 달라지나  

서울 종로구, 특히 청와대 주변의 청운동, 삼청동, 효자동, 통의동 등은 개발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청와대 주변은 경호 이슈 탓에 고도 제한에 걸린다. 고층 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어 재건축·재개발에 불리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의 핵심은 용적률과 일반분양가"라며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다면,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기에 재개발·재건축이 시행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북악산을 등지고 선 청와대 전경 [뉴시스]

고도 제한이 풀리면, 청와대 주변 부동산시장에서 '게임의 룰' 자체가 달라지는 셈이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고도 제한 등 많은 제약이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인근 주민들은 벌써부터 재건축·재개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개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시위·집회 시 발생하는 소음이 줄고,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기대 요소로 꼽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청와대가 개방되면 인근 지역 유동인구가 증가하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교수도 "상권이 활성화될수록 집값이 뛸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청와대 주변은 잦은 시위·집회로 인한 소음 탓에 그간 집값이 저평가돼 왔다"며 "이런 마이너스 요소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규제가 대대적으로 완화될 지 알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청와대 주변에 국가지정문화재인 경복궁과 인왕산 자연경관지구도 있기 때문이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해당 구역의 보존 필요성이 여전하기에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머리를 저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통령 집무실이 옮긴다고 해서 그 일대를 즉시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섣불리 규제를 푸는 건 쉽지 않아 한동안 극적인 시장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규제 정말 없을까…삼각맨션·한강로 1가 개발 지연 우려도

윤 당선인은 "용산 지역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돼 왔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미 국방부 청사가 존재하기에 더 이상 규제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과 미군 기지 전경 [뉴시스]

거꾸로 "용산이 '정치 1번지'가 되면서 대형 공공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미군 기지 이전 부지를 용산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 용산역 서쪽 정비창 부지를 활용한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이 진행 중이다. 한남동·후암동·남영동·한강로동 일대 재개발과 동부이촌동 아파트 재건축 등 민간 정비 사업도 여럿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1호선·경의중앙선 지중화와 공원 및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빨라지면서 용산 부동산 가치에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도 "용산 기지 부지에 임대아파트 10만 호를 넣는 계획안이 없어지고, 용산 공원 조성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얘기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서는데 정말 추가 규제가 없을까.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호 차원에서 추가적인 규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우려되는 지역은 국방부 담벼락에서 불과 100~200m쯤 떨어진, 삼각맨션과 한강로1가 158번지 일대다. 

이 지역은 주거 시설 낙후가 심각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미 30층 이상으로 재건축·재개발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경호 이슈 탓에 층수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한 교수는 "경호 문제 때문에 고도 제한이 들어갈 것"이라며 "여러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계획된 층수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도 "국방부 청사 근처에 고도제한을 할 수 밖에 없어 도시계획도 영향을 받는다"며 "본래 계획보다 개발이 덜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층수가 낮아질수록 조합원의 부담이 늘어난다"며 "재건축·재개발에 악재"라고 염려했다. 이어 "대통령 출퇴근에 따른 교통 체증, 빈번한 집회·시위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걱정거리"라고 덧붙였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용산은 100년이 넘도록 한가운데 군부대가 주둔해 개발이 제한적이었다"며 "더 나빠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관망세다. 종로와 용산 모두 아파트 호가에 아직 뚜렷한 변화는 없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종로구 아파트 매물은 열흘 전보다 2.5% 증가했고, 용산구는 2.8% 줄었다. 

KPI뉴스 / 안재성·김지원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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