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되레 지켜주는 尹 당선인측…권성동이 일등공신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3-18 10:10:10
尹당선인, 文정권에 임기보장 맞서…내로남불 역풍
'金 몰아내기' 주도 권성동, 과거엔 "총장임기 4년"
김기현 "金, 총장돼선 안되는 사람…거취 표명해야"
"權, 尹과 상의없이 충성심 보여주려다 악수" 지적
김오수 검찰총장은 국민의힘에겐 눈엣가시다. 친정권 성향이 강해서다. 그래서 대선 때 불이익을 당했다고 국민의힘은 판단한다.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더딘 걸 근거로 댄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직접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성남FC 후원금 강요의혹 사건 수사도 비슷한 사례다.
정권교체 직후 김 총장이 가장 먼저 타깃이 된 건 예상됐던 일이다. '윤핵관'(윤 당선인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이 선공을 날렸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공조했다. 그런데 역풍이 부는 조짐이다. '김오수 몰아내기'가 '내로남불'로 비쳐서다.
김 총장이 이젠 사퇴해도 문제다. 정치적 외풍에 검찰 독립·중립성이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 입장에선 차라리 김 총장이 그냥 있는 게 나을 수 있다. 윤핵관들이 김 총장을 서둘러 내쫓으려다 되레 지켜주는 꼴이 됐다. 일등공신은 권 의원이다.
문재인 정권의 '윤석열 몰아내기'는 국민 분노를 샀다. 공정·상식을 짓밟는 오만·위선·내로남불에 민심이 돌아섰다. 살아있는 권력에 저항한 윤 당선인의 무기는 검찰 독립성이었다. 검찰총장 2년 임기 보장도 버팀목이었다. 많은 국민과 검찰 선후배들이 호응했다. 그 동력이 정권교체의 발판이 됐다. 그런 윤 당선인이 임기가 1년 더 남은 김 총장을 내치는 건 이율배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론 김 총장이 교체 1순위에 오른 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김 총장은 지난해 5월 내정 당시부터 문재인 대통령 퇴임 이후 보신용 '알박기' 인사란 비판을 들었다. 그는 법무부 차관때 박상기,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보좌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총장 취임 후엔 정권의 각종 비리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그렇더라도 윤 당선인 측은 김 총장을 몰아내려는 인상을 더 이상 줘선 안된다. 윤 당선인은 임기제 검찰총장의 헌법적 의미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줘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지난해 3월 사퇴할 때는 "검찰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총장직 사퇴가 그나마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나와 김 총장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순간 내로남불에 빠진다.
윤핵관들의 언행은 점령군 모습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권 의원은 지난 15일 김 총장을 향해 "대장동 등 수사 지휘를 제대로 했나"라며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사퇴 압박이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도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은 스스로 거취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김 총장은 16일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1년 전 '서초동 장면'이 소환된다.
그러자 김기현 원내대표는 18일 "원래부터 검찰총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누가 보더라도 순리에 따라서 해야할 일이지 자신이 억지 부릴 일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다. 김 원내대표는 "권 의원에 공감을 한다"고도 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1월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재임 시절 검찰총장 임기를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것으로 확인돼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했다. "검찰총장 임기가 짧아 교체주기가 지나치게 잦기 때문에 검찰총장의 임기를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과 같이 4년으로 해서 검찰 인사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을 방지해야 한다"는 게 발의 이유다.
그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여당이었던 2017년 2월과 야당 시절인 2019년 3월에도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시사평론가인 서정욱 변호사는 "권 의원의 노골적인 퇴진 압박은 선거에서 승리한 당의 오만함을 너무 일찍 드러낸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윤 당선인과 별도의 상의도 없이 충성심을 보여주려다 이번 악수(惡手)를 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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