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총리 안철수 1순위에 김부겸설도…尹측 "金 검토안해"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3-14 10:09:55

尹 당선인, 'DJP연합' 전례 따르면 安, 새 총리 유력
安, 인수위원장 꿰차 탄력…朴정부때 '김용준 사례'
여소야대 정국 인준 변수…김부겸 총리 유임설 제기
원희룡 "좋은 방안"…尹측"출범시기 맞춰 인선작업"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인선은 5년 국정 운영의 가장 중요한 포석이다. 국민 신뢰를 받고 능력 있는 총리가 내각을 이끌면 대통령의 통치는 순항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최종 낙점할때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힌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며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단일화 공동선언문에 '인수위 구성부터 운영을 함께한다'고 명시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4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차담하고 있다. [뉴시스]

'윤·안 단일화'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벤치마킹했다는 분석이 많다. 1997년 당시 자민련 김종필(JP) 총재는 새 정부에서 초대 총리를 맡아 국정을 공동 운영하는 조건으로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후보를 양보했다.

윤 당선인도 이 전례를 따르면 안 대표가 새 정부 총리 자리를 사실상 '예약'한 셈이다. 특히 윤 당선인이 지난 13일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으로 안 대표를 지명하면서 '안철수 총리'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게 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도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바 있다. 인수위원장의 역할과 위상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국회 인준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장관과 달리 총리는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인준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여소야대 정국'에선 인준이 녹록치 않다. 민주당이 비틀면 총리 인준은 가시밭길이다. 

JP는 6개월 가까이 총리 '서리' 딱지를 떼지 못했다. 총리 지명 175일(1998년 8월 17일) 만에 가까스로 국회 인준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에선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문재인정부도 출범때 애를 먹었다. 이낙연 총리 인준안은 지명 21일만인 2017년 5월31일 통과됐다.

초대 총리 인준은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집권당과 반대를 지렛대 삼아 패배 후유증을 벗어나려는 야당의 엇갈린 이해관계로 매번 수난사를 썼다. 

김부겸 현 총리가 새 정부 총리로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민주당 동의 없이는 국무위원 제청권을 가진 총리 인준부터 어려운 상황이라 민주당이 거부할 수 없는 카드를 고민하는 차원에서다. 조선일보는 윤 당선인이 김 총리를 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 안팎에선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인수위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1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너무 좋은 방안"이라며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뛰더라"라고 밝혔다.

원 위원장은 "왜냐하면 다들 걱정하는 게 지금 민주당이 국회에서 총리 인준 안 해 줄거다. 그거 가지고 지금 코로나부터 해결해야 될 일이 산적해 있는 데 정쟁으로 시작한다라는 게 사실 우리 윤석열 당선인 입장에서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 유임은) 허를 찌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안 대표가 수락할까라는 질문엔 "아이고. 그 자리 하나에 연연할 정도면 국가지도자 안 되죠"라고 답했다. 안 대표는 뭐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엔 "거기도 (총리로) 좋은 카드"라면서도 "공동정부 약속을 지키는 방법은 딱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정신 위에서 방법은 이제 만들어내야죠"라고 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 나와 "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부 초기 출범부터 총리 인준으로 여야 간 씨름하고, 격돌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을 총괄적으로 수행해왔던 김 총리가 과도기에 바통을 이어받아 당분간 수행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측은 부인했다. 윤 당선인 대변인인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부겸 총리 유임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총리는 덕망 있고 존경하는 분이다. 그러나 총리 유임 관련해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 후보군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새 총리는 저희가 새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사실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도 "100% 오보"라며 "청문회 무섭다'는 식은 윤 당선인의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부겸 카드'가 완전히 배제된 건 아니라는 관측이 적잖다. 정국 상황에 따라 '협치'라는 명분으로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하지만 안 대표가 아직은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안 대표를 차기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럴 의지도 강하다"고 전했다. 또 "안철수 총리 카드는 통합의 명분을 갖는데다 민주당이 안 대표를 연대 대상으로 생각했던 만큼 인준에 반대하기 어렵다"는 게 장 교수 설명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안 대표가 차기 총리를 맡지 않으면 갈 자리가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방안은 오세훈 현 시장의 존재로 정리하기가 어렵다"며 "국민의힘, 국민의당 합당 후 당권에 도전하는 길이 남았는데, 이준석 대표와 갈등이 불 보듯 뻔해 부담스러운 선택일 것"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첫 총리 인선을 놓고 국민의힘과 안 대표 측 간 힘겨루기가 벌써 시작된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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