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기차 공약'…전기사업법·충전특례 손보기 '관건'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3-14 09:58:42
한전 발전 단가 고려하는 전기차 충전 할인 특례제도 갖춰야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가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각종 전기차 공약도 인수위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적한 과제도 있다.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주유소'와 '전기차 충전 요금동결' 등 주요 공약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점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기획위원장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각각 임명됐다. 특히 원희룡 전 지사는 전기차 도입 초기부터 차를 직접 구매해 운용하는 '전기차 전도사'인 만큼 전기차 공약을 정책에 효과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제주도지사 시절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개최 지원과 테슬라 미국 본사 임원 미팅 등에 참석한 독특한 이력도 있다.
주유소서 만든 전력, 전기차 충전기에는 못 쓰는 이유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전인 지난 1월10일 주유소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전기차 인프라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주유소와 LPG 충전소 내 건축물에 연료전지 설치 포함 △LPG 충전소 내 주유·충전시설과 전기차 충전 설비간 이격 거리 규정 개선 등이 골자다.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르면 현재 주유소 부지 내 설치 가능한 시설물은 태양광, 전기·수소 충전시설 등으로 연료전지와 ESS(에너지저장장치)는 설치에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이런 충전 설비 시설 규제가 개선되더라도, 현재 전기사업법 개정 내용을 추가하지 않으면 정작 사업주나 소비자에게 떨어지는 실익은 없을 수도 있다. 현재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자가 전기판매업을 겸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에너지 사업자가 주유소에서 전력을 만든다 해도 이를 즉시 전기차 충전기에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SK에너지는 최근 서울에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구축해 태양광(20.6kW)와 연료전지(300kW) 발전 설비를 갖춰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에 따른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LPG 충전소 다원화를 강조한 만큼 윤석열 차기 정부가 이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행법에 따라 SK에너지가 생산한 전기는 한국전력에 판매할 수밖에 없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할수 없어 차기 정부가 전기사업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최영석 한라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 공학부 교수는 "기존 주유소 업체들이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연료전지와 ESS 설치 허용 등 다양한 발전원을 확보하고, 나아가 전기판매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린 충전요금 동결?…인상 아닌 '원상복구'
윤 당선인은 또 앞으로 5년 동안 전기차 충전요금을 동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공약위키' 웹사이트에는 '(문재인)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삭감과 충전요금 인상 너무 급격히 진행, 전기차 보급에 차질 생길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관련 공약 영상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전기차 충전요금을 계속 인상한대요"라고 언급하자 원희룡 전 지사는 "안되겠다, 우리는 5년간 동결로 간다"고 말했다.
정부가 충전요금을 인상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전기차 충전용 요금에 대한 할인폭을 축소해가면 원래 요금으로 '원상복구'했다고 보는게 더 적절하다.
2017년에 한전이 도입한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은 충전기에 부과되는 '전기요금'에 대한 할인이었다.
한전의 전기요금은 충전기 1대당 부과되는 '기본요금'과 충전 사용량에 따른 '사용요금'으로 나뉜다. 기본요금은 100% 면제, 50% 할인, 25% 등으로 할인폭이 축소돼 왔다. 사용요금 할인률 50%, 30%, 10% 등으로 변했다.
이렇듯 현재 전기차 충전 요금 체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윤 당선인이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5년간 동결할지에 서는 구체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현재 적용 중인 특례할인을 연장하는 것이 유력하나 새로운 요금체계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특례할인 변동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전기차 충전 기본요금의 25%, 사용요금의 10%를 할인해주는 혜택이 사라져 기존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례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갈 경우 한전의 발전 단가가 매년 상승하면서 세금으로 전기차 할인분을 보조하는 데 따른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한전과 충전 사업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