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소비 역설…프리미엄 '쑥쑥' vs 초록병은 인상도 고민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2-03-04 16:24:32
일품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 시장 성장세
음식점 1000원 인상 부정적 여론에 자영업자들은 고심
학계 "관계 형성 위한 주류 소비에서 '맛'에 관심 늘어난 영향"
일반 소주의 음식점 판매가 1000원 인상을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프리미엄 소주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는 역설이 빚어져 주목된다.
MZ세대의 프리미엄 소주 선호세와 코로나19 이후 혼술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맛'을 중시하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4일 원스피리츠는 아티스트 박재범 소주로 기대를 모았던 '원소주'가 지난달 25일 출시된 이후 일주일만에 한정 수량 2만 병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사재기를 막고자 1인당 12병으로 구매 수량에 제한을 뒀지만 첫 날에만 약 1만 병이 판매됐고, 이달 1일부터는 1인 구매 가능 수량을 최대 4병으로 조정했음에도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 1병 가격은 1만4900원 이다.
하이트진로의 프리미엄 소주 '일품소주'도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2020년)보다 78% 급증했다. 일품소주의 소비자 판매가는 대형마트 기준 1만1000원대다. 일반소주(360ml) 가격이 마트 1380~1460원, 편의점 1950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배 비싸다.
프리미엄 소주는 일반 소주에 비해 가격은 비싼 반면 도수가 높고, 맛과 풍미가 강해 매니아층이 형성돼 있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구매자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 소주의 맛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주류업계는 프리미엄 소주 시장이 2019년 3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7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화요, 일품진로, 안동소주, 이강주, 문배주, 고소리술 등 정통 전통주들이 프리미엄 소주로 분류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소주는 주로 고연령대가 고급주점이나 바 등에서 소비했는데 최근 1~2년새 MZ세대들이 고도주·프리미엄주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일반 소주는 최근 출고가 조정으로 판매가가 연쇄적으로 오르면서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진로,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무학 좋은데이, 보해양조 잎새주 등이 최근 가격을 인상했다. 편의점, 마트 등 유통채널들은 해당 소주 소비자 판매가를 100원 안팎으로 올렸다.
문제는 음식점들이다. 소주가 서민의 기호식품이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소줏값 인상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일부 음식점들이 기존 4000원 선이었던 소주 가격 5000~6000원으로 조정하자 소비자 반응도 냉랭해졌기 때문이다. 출고가 인상은 몇 백원에 불과한데 판매가를 1000원 이상 올리는 건 과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모여든 음식점·주점 사장들은 "매출 빼고 다 오르고 있지만 지켜보다가 올려야겠다", "장사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술값이 너무 비싸면 손님 떨어질까 걱정된다", "소주는 병당 130원 올랐지만 당분간 4000원에 팔고 누적된 적자는 하반기에 인상해 메울까 고려 중" 등의 의견을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엔 술이 관계 형성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혼술 문화가 강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소주 맛에 집중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욕구가 있는데, 주류 시장은 오랜동안 소수의 고정 브랜드가 강세였다"면서 "색다른 디자인이나 내용물을 차별화한 제품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비싸더라도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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