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서 본 '중국몽'…CES 2022 이끌었던 한국은 '위축'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3-04 11:36:45
CES, 한국이 빛냈지만…MWC서는 열세
MWC 기조연설 절반이 중국 기업 인사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모바일 전시회 'MWC22 바르셀로나'가 3일(현지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도 어김없이 중국 기업들의 잔치였다. 몇 년 전부터 중국은 유럽 무대에서 보란 듯이 세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여파다.
한국이 미국 CES에서 반사이익을 봤다면 유럽 무대에서는 중국의 기에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로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샤오미에 대항한 고독한 사투를 벌이게 된 것도 한몫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이번 MWC 2022에 참가, 화려한 전시와 기술로 AI(인공지능) 패권 경쟁을 벌였지만 중국 기업들의 위세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은 기조연설부터 전시관의 규모까지 전시회를 압도했다.
'전시관 경쟁' CES 1등은 삼성, MWC는 화웨이
이번 MWC22는 전세계적으로 155개국 1500여 개 기업이 참여했고,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이통3사 포함해 111개 기업이 참가했다. 중국은 50개 기업이 자리했지만 화웨이, 오포, 지티이(ZTE), 샤오미 등이 대형 전시관을 꾸리며 해외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MWC 2022서 화웨이는 가장 큰 전시관을 갖췄다. 그 크기가 무려 7500㎡(2270평)이다. 삼성전자 전시관도 1744㎡(약 528평)으로 한국 업체 중 가장 컸지만 화웨이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화웨이와 오포, ZTE는 앞다투어 증강현실(AR) 관련 기기도 선보였다. 화웨이는 안전모에 AR 안경이 부착된 '로키드 X-크래프트'를, 오포는 초경량 AR 안경 '에어 글래스'(Air Glass)를 선보였다. AR 기기 출시는 삼성전자나 애플보다 앞선 것으로, 메타버스 플랫폼기기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포 자회사인 리얼미는 9분이면 4500mAh 스마트폰 배터리를 100% 충전할 수 있는 '240W 수퍼 번개 충전'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충전 기술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들 중국 기업들은 CES2022에 상당수 자리하지 않았다. 폴더블폰을 들고온 'TCL'과 회전형 모니터를 전시한 '하이센스' 등 중국 대기업이 구색을 갖췄지만 삼성의 '카피캣'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그리 흥행하지는 못했다.
MWC 기조연설에서도 드러난 '중국몽'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22'서 한국 참가 기업 규모(500개)는 두 번째로 미국(1300개)의 뒤를 이었다. 행사 기간 CES 전시장에 한국인이 너무 많아 "코엑스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MWC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세계 패권을 잡으려는 '중국몽'은 기조연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MWC22 행사 첫날 주요 통신사 6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신기술 패권'(New Tech Order)을 주제로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3명이 차이나텔레콤·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 대표였다.
올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MWC22 2일 차인 1일(현지시간) 모바일 부문의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는 장관급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행사로, 국내외 언론의 큰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CES2022 현대차 행사와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을 때 수천명의 취재진이 운집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미국판 MWC'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인 IT 축제가 글로벌 정치 구도로 굳어지는 것을 의식한 조치다. GSMA는 올해 북미 지역 행사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거라고 공식 발표했다. MWC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본 행사 외에 중국 상하이, 아프리카, LA에서 지역별 MWC 행사를 진행해 왔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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