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정부' 꾸리겠다는 尹·安…핵심은 인사권

장은현

eh@kpinews.kr | 2022-03-03 15:54:46

尹·安 단일화 기자회견서 국민통합정부안 발표
安 "국정 파트너로서 함께 국정 운영해 나가겠다"
총리 입각 가능성…이태규 "安 원하는 부분 우선"
전문가 "윤핵관 변수…尹 득표율에 安 영향력 좌우"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야권 단일화와 함께 '국민통합정부'를 꾸리기로 합의했다. 대선에서 승리하면 정권 인수위원회에 이어 공동정부 구성까지 두 사람이 협의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핵심은 인사권이다. 안 후보가 통합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인사권을 얼마나 행사할 지가 관건이다. 안 후보는 지난달 27일 윤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거절했다가 나흘만인 이날 새벽 전격 수용했다. 무엇이 심경의 변화를 이끌었을까. 여기에는 파격적인 권력 분점을 보장하는 윤 후보 약속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각권을 포함한 내치 총괄 인사가 골자일 수 있다.

▲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일화 기자회견 전 선언문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선 1997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의 'DJP 연합'과 유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윤, 안 후보 공동 선언문에 인사권 관련 구체적 합의 사항이 담기지 않았다.

벌써부터 '이면합의설'이 회자되는 이유다. 명문화된 내용이 없는 만큼 추후 두 당간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없지 않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라는 민의에 부응해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며 그 내용을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승자독식, 증오와 배제, 분열의 정치를 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키워드로는 미래, 개혁, 실용, 방역, 통합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정 파트너로서 함께 국정을 운영해 나가겠다"면서다.

안 후보는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의원으로서 여러 입법 활동을 했지만 그걸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고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며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제 실행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각 가능성을 드러낸 것이다.

1997년 DJP 연합이 성사됐을 때 합의사항은 3가지였다. △대선 후보 김대중 총재, 초대 국무총리 김종필 총재 △1999년 12월 말 이전 내각제 개헌 △경제부처 임명권 국무총리 귀속, 수도권 광역단체장 1명 자민련 공천이었다.

안 후보가 회견에서 인수위 구성 등을 놓고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DJP 합의사항과 비슷한 수준으로 직위 보장이 있지 않겠냐는 해석이 많다.

두 사람이 단일화를 통해 집권하면 새 정부 조각을 공동으로 한다는 수준의 논의는 이미 물밑에서 이뤄진 바 있다. 국민의힘 측은 국민의당 측에 전반적인 정부 구성에 안 후보의 공동 인사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가 나오고 공동정부가 만들어지면 두 분이 공동정부의 대주주가 아닌가. 한 분은 대통령이 되고 다른 한 분은 어떤 역할을 하고 영역을 책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가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이어 "그 역할이 총리가 될지 다른 영역이 될지는 아마 두 분이 편하게 논의하지 않을까 싶다"며 "윤 후보가 권하는 부분도 있겠고 안 후보가 '내가 해보겠다'는 부분도 있겠으나 후자가 우선"이라고 힘을 실었다.

그는 특히 "두 분이 합의한 정신과 취지는 안 후보가 하는 것을 다 (윤 후보가)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 후보 간 '당권 경쟁설'에 대해선 "그 과정에서 안 후보 거취가 어떻게 결정될지, 당에 있을 것인지 행정부에서 역할을 할 것인지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야권 인사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수위 구성이라는 게 두 당이 딱 절반으로 나눠 참여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각 당의 크기 등을 고려했을때 안 후보가 당권을 말할 건 아닌 것 같고 그런 내용을 지금 말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수위, 행정부 구성 등과 관련해선 그때 여론을 고려해 상황을 본 뒤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 정치전문가는 통화에서 "두 당이 단일화 협상을 계속 해오다가 안 후보가 지난달 27일 결렬 선언을 했다는 건 무언가 하나 흡족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는 의미"라며 "안 후보 직위 보장을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 정도를 아마 요구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확답을 못 받아 한번 협상을 틀었다가 어느 정도 믿을만한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이날 선언을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윤 후보가 당선되면 '윤핵관'들과 다툼이 있을 수 있어 통합정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다만 윤 후보가 당선이 됐다고 해도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한다면 여소야대 정국에 더해 국정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안 후보에게 힘을 빌려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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