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조언자' 천공스승, 김건희 향해 "영부인 되고서 밖에 나와!"
탐사보도부
tamsa@kpinews.kr | 2022-03-03 11:03:50
"윤 총장은 '별의 순간'에 와 있다. 국민 위해 일해야"
"사모님(김건희), 영적으로 굉장히 발달된 사람" 평가
이준석 향해 "어떤 장(長)을 맡을 나이 아니다" 일침
'무속 논란'은 이번 대선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논란이다. 건진법사, 무정스님, 천공스승이 꼬리를 물고 등장했다.
건진법사와 무정스님은 대선정국이 본격화한 이후 대외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언론 취재를 피해 거처를 전국 각지로 옮겨 다니고 있다는 전언이다. 무정스님은 현재 제주도에서 두문불출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천공스승은 다르다. 지난해 초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사퇴 문제를 조언했다는 이가 천공스승이다. 그는 유튜브 등을 통해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꾸준히 정치 훈수를 두고 있다.
천공스승은 "17년 동안 산에서 수행하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를 토대로 2014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정법(正法) 강의'를 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뿐 아니라 건강, 연애, 철학 등 다양한 소재를 갖고 '즉문즉답'식으로 강의한다. 천공스승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은 1만2000여 개, 조회수도 2억3600만 회를 상회한다.
그의 강의 가운데 윤석열 후보를 소재로 한 영상은 3일 현재 18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누구인가 △윤 전 총장의 '별의 순간'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윤 전 총장에게 '과거사에 대한 사과' 요구 논란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 등이다. 소재가 다른 영상에서 윤 후보를 언급한 적도 있다.
尹 검찰총장 사퇴 후 천공 "좌파·우파 고견 들어라"
주요 발언을 보면 "윤 총장은 '별의 순간'에 와 있다. 윤 총장은 조직원이 돼선 안 돼. 국민을 위해 일해야지. 윤 총장이 하실 것은 사회 어른들을 찾아뵈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마. 원로들, 어른들, 나라 위해서 노력하신 분들 한 분 한 분 만나면서 고견을 듣고, 그 사람 심정도 받아들이고.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고견을 들으러 돌아다녀야 돼. 그거만 해. 그거만 하면 조직은 윤 전 총장 앞으로 올 것이니깐." (지난해 4월5일 유튜브 영상 강의)
공교롭게 윤 전 총장은 이 강의 직후 치러진 4.7 재보선 이후 3개월 동안 각계 전문가를 두루 만났다. 4월11일 노동전문가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필두로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5월8일),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5월17일),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6월1일) 등을 만나 견해를 들었다.
"내가 검찰총장 퇴임 날짜를 정해주진 않았지만, 그 분(윤 후보)이 내 의견을 물어본 적은 있다. 윤 총장이 국민을 위해 희생하려는 걸 봤다." (지난해 10월11일)
아울러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두둔하기도 했다. "(언론이) '적폐 수사하느냐'고 말을 물었더니 (윤 후보가) 대답하는 걸 봤는데, 부드럽게 말할 줄을 몰라서 그냥 말하다가 휘말려 버렸다. 이런 건 말조심해야 한다"며 "만약 정권을 잡았으면 잘못된 것은 처리하는 게 맞다. (현 정권이) 다른 사람 감옥에 넣는 건 좋아하고, 우리가 넣는 건 싫어하는 그런 심보가 어디 있나"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권을 5년 잡아서 누렸다면, 한 시대가 끝났으면 어디 가서 쉬게 하는 게 좋지 않나. 굴복할 건 굴복하고, '우리가 잘못했으니 정권을 내어줘야 하는구나' 하면서 따라가야 한다. 반항하면 더 힘들어진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기업을 한다는 사람들이 누명을 썼든 어떻게 됐든 판결을 해주면 들어가서 이럴 때 쉬어야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난 2월25일)
윤 후보와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지난 1월5일 "30대라는 것은 사회를 배우고 공부를 해야 할 나이지, 어떤 장(長)을 맡아가지고 통수를 맡을 나이는 아니다. 윤 후보가 숙이고 갔으면 풀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모님, 발로 뛰고 악수한다고 국민한테 도움 안 돼"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 정치 행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윤 후보 사모님은) 같이 뛰고, 나서는 걸 좋아할 게 아니고 내조가 필요하다. 스크린 내조가 필요하다. 신문도 보고, 잡지도 보고, 유튜브도 봐가면서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가를 보면서 스크랩을 해가지고 (윤 후보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줘야 한다. 이것만 딱 하세요. 내조만 하면 돼. 나가 가지고 발로 뛰고 악수한다고 국민한테 도움되는 거 아니야. 그렇게 하면서 내조하고 (밖에) 나오지 마.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하자면 한 번씩 해줘. '나는 안에서 내조를 내가 하는 대로 열심히 하겠다'하고 넘어가. 밖에 나오면 안 돼. 대통령 되고 나서 영부인으로서 나와. 윤석열만큼 희망적인 사람이 없어. 윤석열이 대통령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실력발휘를 하세요." (지난해 11월15일)
김 씨가 이 같은 천공스승 조언을 따른 것일까. 김 씨는 지난해 12월26일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 이후 얼굴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천공은 지난 1월31일 "윤 후보 사모님은 영적으로 굉장히 발달돼 있는 사람이다. 문화 예술과 영적인 철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반값아파트 공약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월12일 동영상 강의에서 "반값아파트를 거저 줄 거 같으냐. 턱도 없는 소리다. 처음 몇 군데는 할 수 있다. 국가가 하라하면 해야지. (하지만) 조금 있으면 못 한다"며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 국가가 너무 개입하면 시장이 엉망진창이 되고 이 사회는 독재로 변하는 거다. 지금 시장경제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70%다. 모든 개입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천공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정법시대미래연구재단은 △출판 △교육프로그램 개발 △통신판매 △부동산 매매 및 임대 △투자유치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
천공, '차원계' '천상계' '귀신' 용어 써…도인(道人) 풍모
천공이 운영하는 또 다른 법인체 (주)정법시대 인터넷 홈페이지엔 그의 영상과 저서가 소개돼 있다. 안드로이드와 iOS 앱, 다국어 자막 강의까지 제작해 정법 이념을 설파하고 있다. 천공은 '차원계', '천상계', '귀신' 등 용어를 쓰며 도인(道人)에 가까운 풍모도 보인다.
천공이 정치 조언하는 것에 대해 정법시대 관계자는 "(천공스승은) 언론 인터뷰를 안 하신다"고만 말했다.
천공스승은 정법, 진정선생 등으로도 불린다. 1952년생으로 알려진 그가 언론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해 3월, 인터넷매체 '최보식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다. 당시 천공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열흘에 한 번쯤 만난다. 대선에 나온다"고 단언하면서 '윤석열 멘토'임을 은근 과시했다.
이후 그에 대한 관심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다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것은 지난해 10월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다. 유승민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향해 "천공스승 아느냐. 모 언론인이 인터뷰했는데 본인 스스로 윤석열 멘토고, 지도자 수업을 한다고 했다"고 추궁했다. 이에 윤 후보는 "부인(김건희 씨)을 통해 알게 됐다. 부인하고 같이 몇 번 만났다"면서도 "멘토라는 말은 과장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토론회 직후 윤 후보는 유 후보에게 "사람에 따라서 그분(천공스승)을 보는 거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무슨 미신이나 점보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천공스승)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번 보시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고 천공을 두둔했다.
천공은 지난해 10월7일 YTN 인터뷰에서 "(윤 후보에게 검찰총장 사퇴 문제와 관련해) 정리할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런 코칭을 해줬다. 그래서 너무 오래 싸우면 모든 검찰들이 어려워질 거니까 그런 것들을 조금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줬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엔 만나지 않았다"며 "멘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김지영·김이현 기자 tam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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