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택배노조·대리점연합 협상 결렬 '네탓공방'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2-02-25 20:10:30

지난 23일 진행된 협의, 사흘 만에 중단
'아사단식'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위독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과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가 25일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양측이 대화에 나선지 사흘 만이다. 택배노조는 '원청의 개입'을 주장했고 대리점연합회는 "단 하나의 양보도 없었다"며 노조 측에 책임을 돌렸다.

▲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을 규탄하고 택배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대화는 진전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의 쟁의행위 금지, CJ대한통운 대체배송 허용 문항 삽입 등이 이번 대화의 큰 쟁점이었다"라며 "대리점 연합회 교섭대표들이 이사회 결정을 가져왔다면서 노조는 '대체배송 문구는 바꿀 수 없다'는 등 어처구니 없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리점연합회 교섭대표인 김종철 회장이 참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건 불성실한 대화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 측은 "원청과의 직접 대화가 아닌 대리점연합회와의 대화를 수용한 것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한 충심 때문이었다"며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 요구안 중 대리점 연합회와 관계 있는 부속합의서 문제를 놓고 대화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부속합의서를 철회하라'는 기존 입장을 바꿔 '부속합의서 문제는 복귀 후 논의하자'고 제안했는데, 연합회 측은 쟁의행위 금지, 대체배송 등의 조건을 추가로 내걸었다고 전했다.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다면 쟁의행위를 중단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안하자 대리점연합회가 거절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택배노조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제시하는 이유를 묻자 대리점 연합회는 '원청의 압박이 크다'면서 원청의 구체적 지시임을 시인했다"며 "이번 대화는 원청의 직접 개입으로 인해 더 이상 진전이 불가능하게 됐고, 대화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리점연합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 23일 이후 진행된 협의가 중단된 책임은 대국민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요구조차 거부한 택배노조에 있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연합은 "지난 3일간의 대화에서 택배노조는 고용보장, 모든 이해당사자의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등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계속 추가해 왔다"며 "이제는 법률과 계약에 따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쟁점이 된 대체배송에 대해서도 "쟁의행위를 빙자한 태업으로 서비스 차질이 발생해 국민 불편과 소상공인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합법적인 대체배송을 방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합법적인 내용을 요구했는데도 조합원들의 소득이 줄어든다, (조합원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거부하면 무슨 대화를 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지난 23일 오후 첫 대화를 나누고 파업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상호 대화에 나서겠다고 합의했지만 다섯 차례에 걸친 대화에도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및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 결의대회'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28일을 시작으로 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사측이 분류인력 투입을 하지 않고 택배요금 인상분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이날 16일째에 돌입한 본사 점거에 대해선 "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택배노조원 700여 명은 청와대 인근에서 108배를 하고 있으며 아사 단식 중인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 50여 명은 본사에 남아 있다.

앞서 진 위원장은 파업이 장기화하자 지난 21일 물과 소금을 모두 끊는 아사단식에 들어갔다. 진 위원장은 현재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파업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택배노조는 "25일 오전 진경호 위원장이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그대로 주저앉는 일이 발생했고 추가로 심장의 통증과 복부의 경련을 호소했다"며 "진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와 유미향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의 회장 등 소비자단체 2곳의 대표들이 농성장으로 긴급 이동 중이다"며 "재차 병원후송을 요청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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