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와 GH, '권한대행의 대행' 초유의 사태
유진상
yjs@kpinews.kr | 2022-02-25 07:43:59
기관장 추진 역점사업 올스톱...직원들 한숨만
경기도내 지방자치단체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기관장 '권한대행'의 '대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해당 지자체와 기관의 '권한대행의 대행' 체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직무와 연관돼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유의 사태 속 이들 기관은 기관장의 업무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그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하던 사업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게 돼 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초유의 실장 '시장 권한대행', 국장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 빚어진 남양주
경기도 남양주시는 '부시장 권한대행'이 전격 '시장 권한대행'을 맡아 시장직을 수행하고, 부시장 권한대행을 시 국장급 간부가 이어받는 '황당한' 상황이 빚어졌다.
남양주시 '부시장 권한대행'의 시장 권한대행은 부시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조광한 시장이 지난 15일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 구속돼 이뤄졌다. 조 시장은 2020년 4·15 총선에서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1년6월과 자격정지 1년이 선고되면서 전격 구속됐다.
보통의 경우 시장이 없으면 부시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는 게 관례지만, 남양주시는 이재명 후보와 조광한 시장 간 '기본소득 지급방법'을 놓고 시작된 갈등이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지면서 '권한대행의 대행'까지 이르게 됐다.
2020년 5월 이 후보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던 재난기본소득 지급방법과 관련해 남양주시가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당시 이 지사는 남양주시에 특별조정교부금 70억 원을 주지 않았고, 이에 조 시장은 같은 해 7월 이 지사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사이에 권한을 두고 다툼이 생기면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해석해 권한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발끈한 이 지사는 남양주시에 대한 감사를 지시, 지난해 5월까지 1년여간 특정감사와 종합감사 등 9차례의 감사가 진행됐다. 이 때문에 보복감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도는 이들 감사를 통해 지난해 지난해 9월 17일 남양주시 감사관 등 4명에게 중징계를, 박모 부시장 등 12명에게 경징계를 각각 내릴 것을 남양주시에 요구했다.
도는 이어 지난해 말 박 부시장이 관례에 따라 명예퇴직을 신청해 퇴임했으나 "징계 대상 공직자는 명예퇴임이나 공로연수를 갈 수 없다"며 퇴임을 인정하지 않아 후임자 발령을 내지 않았다.
부시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남양주시 행정기획실장이 부시장 권한대행에 올랐으나, 박 부시장 퇴임 1개월 보름 만에 조 시장이 전격 구속되면서 시장 권한대행을 수행하게 됐고, 자신이 맡던 부시장 권한대행은 복지국장에 이관하는 웃지못할 행정체계가 탄생했다.
이 때문에 조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던 청소년 전용 복합문화 공간 '펀그라운드' 사업, 에코 폴리스 사업 등 시 현안들의 발이 묶였다. 이에 남양주 시의회 등이 나서 "오는 6월의 지방선거까지 행정공백이 불가피하다"며 경기도에 부시장 인사를 요구하는 등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사장·부사장 정치행보로 '대행의 대행' 체제 맞은 GH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시주택공사(GH)도 마찬가지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빚어졌다.
GH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는 이헌욱 GH 전 사장이 임기 3개월 여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대선 후보로 나선 이 전 지사를 돕겠다며 돌연 사퇴해 시작됐다.
이후 안태준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았으나 안 부사장마저 지난 14일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사퇴해 전형수 경영기획본부장이 사장의 권한대행을 맡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됐다.
두 사람 모두 이 후보가 지사 시절 GH 사장과 부사장으로 임명한 도 산하기관내 대표적 '이재명계' 인사들이다.
이헌욱 전 사장은 20대 총선 당시 분당갑 지역에, 또 2018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성남시장에 출마한 이력을 갖고 있다.
GH는 이 전 사장 사퇴후 지난해 말 신임 사장 선출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얼마 남지 않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도지사가 사장을 새로 임명하게 돼 경기도에서 반려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선을 앞두고 기관장과 부기관장이 잇따라 사퇴한 데다, 현재 GH의 직무대행인 전형수 경영기획본부장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이 후보 분당 자택 옆집 총괄책임자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추진하던 역점사업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당장 이 후보의 지사시절 핵심 과제로 추진했던 '기본주택'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3기 신도시 경기지역 사업 진행이 멈춰섰다.
직원들도 사장과 부사장의 잇단 공석에 이어 임시 지휘체계인 전형수 권한대행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자 일손을 잡지 못하고 주변만 살피는 상황이다.
경기도 산하기관도 초유의 사태...9곳 수장 공석
'대행의 대행'이라는 비상체계는 아니지만 GH와 함께 경기도 5대 산하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관광공사도 지난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영입이 무산된 뒤, 후임 사장 후보까지 '함량미달'로 검증되면서 자진 사퇴해 1년 1개월째 기관장 없이 운영 중이다.
여기에 경기복지재단 진석범 전 대표도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 출마 의지를 밝히고 사임하면서, GH와 경기관광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경기교통공사, 경기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경기복지재단,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경기아트센터 등 경기도 산하기관도 9곳이나 수장이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KPI뉴스 / 유진상 기자 yj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