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웹툰·영화까지"…게임사 굿즈사업 무한확장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2-02-23 16:32:26

게임 IP에 대한 인지도 높이고 수익도 챙길 수 있어 인기
딱지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영화 제작까지 사업 확대
새로운 게임 세계관 만드는 업체까지 등장

게임사들이 자사가 보유 중인 판권(IP,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캐릭터 상품 등을 제작하는 굿즈(goods,기획상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수익을 다각화하고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IP 인지도까지 높여 게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굿즈 판매로 이미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넥슨을 비롯, 넷마블·크래프톤·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굿즈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딱지에서 시작한 굿즈사업은 인형과 만화책에 이어 웹툰·애니메이션, 심지어 뮤지컬 공연과 단편 영화 제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 지난 2016년 서울 중구 롯데피트인 케이라이브(K-live)에서 열린 메이플스토리 홀로그램 뮤지컬 시사회. [뉴시스]

넥슨 "굿즈 업력만 22년째"…크라우드 펀딩서도 성과 확인

굿즈 사업의 맏형은 넥슨이다. 2000년대 초부터 IP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한 넥슨은 IP사업 전반과 출판 및 애니메이션 등을 전담하는 라이선스사업팀까지 만들어 사업에 공을 들였다.

넥슨의 초창기 굿즈는 딱지나 만화책이었다. 이후 메이플스토리 내 몬스터인 슬라임, 주황버섯 등을 활용한 쿠션, 머그컵, 마우스패드 등으로 굿즈도 다양화됐다.

성과도 컸다. '메이플스토리' 만화책은 2004년 1권 발매를 시작으로 2019년 100권으로 마무리되기까지 18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이에 힘입어 2016년에는 메이플스토리 홀로그램 뮤지컬까지 열렸다.

넥슨은 IP와 굿즈를 통한 이용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15년에 첫 주최한 '네코제'에서는 넥슨의 굿즈, 팬아트 등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은 물론 넥슨 OST 관련 콘서트까지 열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굿즈로 2차 창작물들을 교류도 하고 판매도 했다.

▲ 지난 21일 '메이플스토리'의 핑크빈 캐릭터가 있는 보섯 모양의 무드등에 81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펀딩됐다. [와디즈 캡처]

넥슨의 노력은 이달 21일에 있었던 '메이플스토리' IP 관련 크라우드펀딩에서도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넥슨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인 '와디즈'와 협업해 메이플스토리 IP 제품에 대한 펀딩을 진행했다. 게임 내 캐릭터인 핑크빈, 예티, 돌의정령, 주황버섯, 슬라임 등을 활용한 무선 충전기, 가습기, 스피커 등 다양한 제품이 이 곳에서 공개됐다.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핑크빈 캐릭터가 있는 보섯 모양 무드등 제품은 하루 사이에 6900만 원 가까이 펀딩 금액이 몰릴 만큼 인기였다. 제조사가 해당 제품의 생산을 위해 제시한 목표 금액은 고작 50만 원이었다.

넷마블, 굿즈 판매 이어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

넷마블도 2013년부터 자사의 IP인 '모두의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으로 오프라인 보드게임, 피규어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했다. 2017년엔 게임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내놓기도 했다. 2018년에 첫 캐릭터 매장인 '넷마블스토어'를 오픈하며 오프라인 IP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달 21일에는 넷마블 스토어에 자사 모바일 게임 '제2의 나라' 캐릭터인 '후냐'를 활용한 상품들을 출시하며 올해에도 IP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알렸다.

▲ 지난해 11월 크래프톤이 'PUBG: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 기반의 웹툰을 네이버웹툰을 통해 선보였다. [뉴시스]

크래프톤, 독자적인 세계관 담은 웹툰·단편영화 제작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를 공식 출시한 2017년12월 이후 매년 공식 굿즈를 출시 중이다. 2018년에는 '보급상자' 패키지를 출시해 에코백, 스냅백, 티셔츠 등을 판매했고 2019년에는 국내 스트릿 패션 브랜드인 '커버낫'(COVERNAT)과 콜라보도 진행했다.

2020년엔 게이머 라이프스타일 전문 브랜드 '슈퍼플레이'의 오프라인 매장에 배틀그라운드 관련 굿즈 판매를 시작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슈퍼플레이와 손잡고 지난달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신규 굿즈 1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버킷햇, 마우스패드, 키링, 휴대폰 케이스, 에어팟케이스, 티셔츠 등 액세서리부터 의류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됐다.

다른 게임사들과 달리 크래프톤은 게임 IP를 활용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게임 배틀그라운드 관련 캐릭터와 영상, 스토리 등을 모두 일컫는 '펍지 유니버스'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굿즈 출시로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자체 IP의 확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IP 자체를 콘텐츠화 하는 '펍지 유니버스'로 영화, 웹툰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을 토대로 '100', '침묵의 밤', '리트리츠'와 같은 웹툰도 출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방관자들'이라는 단편영화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캐릭터 굿즈로 반전메시지 담아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리니지' IP를 이용해 의류 브랜드 '꼼파뇨'와의 콜라보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엔씨는 굿즈와 더불어 자사 IP를 활용해 대표 캐릭터를 내세우는 캐릭터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엔씨는 '도구리'(DOGURI)라는 분홍색 너구리 캐릭터를 출시했다. 도구리는 '리니지2M; 속 너구리 몬스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로 티셔츠 앞뒤 면에 반전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작년에 시작한 도구리 관련 굿즈가 완판되는 등 인스타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는 중"이라며 "도구리 캐릭터를 통해 자사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지난해 1월 엔씨소프트가 신규 캐릭터 브랜드 '도구리'(DOGURI)를 출시했다. [뉴시스]

게임업체들은 회사가 보유한 IP의 인기가 높아지게 되면 굿즈 판매뿐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IP 활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 관계자는 "게임사가 자사 IP를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면 수익 증가, 브랜드 가치 제고는 물론 회사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게임업체들의 IP 사업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게임사들의 매출 구조의 안정성, 회사의 지속 성장 가능성, 이익 증대 등을 위해 경쟁력 있는 IP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