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쯤이야" 거침 없이 투자하는 홈게이밍족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2-02-18 15:40:51

홈게이밍족들, 전용 장비 구입해 '나만의 PC방' 설치
고액 투자도 거침 없이 선뜻
게이밍 장비 시장도 지속 성장세

직장인 김 모 씨(32)는 최근 신작 게임을 집에서 즐기고자 조립형 데스크탑을 새로 장만했다. 집에서 게임하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래픽 카드부터 CPU, 메인보드, 쿨러 등 김 씨가 모든 부품을 직접 구매해 조립했다. 게이밍 의자, 게이밍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도 사서 집에 자신만의 PC방을 만들었다. 약 4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김 씨는 "인터넷에서 부품 등을 최대한 싸게 구입하려 노력했는데도 이 정도 가격이 들어갔다"며 "친구들은 더 높은 사양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돈을 더 많이 지출했다"고 말했다.

▲ 17일 LG전자가 고성능, 디자인, 편의성을 갖춘 울트라기어 게이밍 노트북을 출시했다.[LG전자 제공]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홈게이밍족들도 늘었다. 예전에는 PC방으로 갔지만 안전을 위해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3% 증가한 18조8855억 원이었다. 반면 PC방이나 아케이드 게임장같은 게임 유통업소들의 매출은 2020년 1조 79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PC방을 찾기보다 '나만의 PC방'을 만드는 게이밍족들이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장비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게이밍 PC,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등 갖춰야 할 장비들이 많다. 가격도 비싸다. 게이밍 마우스는 평균 5~10만 원의 가격대지만 평균 이상 반응 속도나 여러 기능을 탑재한 고성능 제품은 20만 원을 호가한다. 게이밍 키보드도 15만~20만 원이고 고사양 제품은 30만 원이 넘는다. 박진감 있는 게임 사운드를 즐기려면 10만~20만 원인 게이밍 헤드셋도 사야 한다.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주변기기에 이어 가구도 필요하다. 장시간 게임을 해도 피로감을 줄이려면 좋은 의자도 구입해야 한다. 모두가 고가지만 나만의 PC방을 만드는 홈게이밍족은 거침 없이 투자한다.

국내 컴퓨터 조립 업체의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게이밍 데스크탑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그래픽 카드 등 일부 부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가 평균 조립 단가가 상승해도 PC 제작 문의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보드나 마우스도 예전에 비해 고사양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느는 추세"라고 했다.

▲ 지난 2021년 8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Neo G9.[삼성전자 제공]

업계에 따르면 게이밍 PC 출하량은 2021년 4130만 대에 달한다. 오는 2025년에는 52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세계적으로 게이밍 PC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면서 "LG도 고성능 PC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울트라 기어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기기 중에서는 게이밍 모니터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내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은 지난 2018년 약 13만 대에서 2020년 약 36만 대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모니터 출하량이 약 300만 대에서 330만 대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게이밍 모니터가 증가분의 77%를 점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모니터 시장은 전년보다 9% 가량 출하량이 늘 전망인데 이 중 게이밍모니터의 성장률이 43% 이상일 것으로 예측됐다. 

게이밍 PC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게이밍 마우스·키보드·헤드셋 등 주변 기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머진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용 마우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35억 달러였는데 연평균 13.2% 성장해 2028년에는 9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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