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운 점심값…기업들 "가격 인상 불가피", 왜?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2-02-14 13:38:25
이디야커피·엔제리너스, 본사가 인상분 감수…가격 동결
원두 등 원·부재료 가격 올라…업계 "수익성 고려한 선택"
"이젠 점심 먹은 후 아메리카노 한 잔이 부담스럽네요."
직장인 A(33세)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버거·베이커리·카페 등 프랜차이즈 업계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살림은 물론 점심값마저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햄버거나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곤 했다는 A 씨. 식후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이 낙이었는데 이젠 직접 커피를 타 마실까 고민이다.
가격을 올리는 기업들도 편치는 못하다. 하지만 국제 원두 가격과 식재료들의 원·부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버거 프랜차이즈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한 곳은 롯데리아다. 지난해 12월 1일 롯데리아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가 제품 가격을 평균 2.8% 올렸다.
올해 들어선 버거킹이 지난달 7일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2.9%, SPC그룹의 쉐이크쉑은 같은 달 25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3% 인상했다.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도 지난달 3일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1%, 30㎝는 8.3% 가격을 올렸다.
이달 3일부터는 맘스터치가 버거와 치킨 제품 가격을 각각 300원, 900원 인상한 데 이어 오는 17일부터 한국맥도날드가 '빅맥 세트'와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세트'만 현재 가격을 유지하고 다른 메뉴 30개의 가격을 100∼300원씩 인상한다. 불고기 버거 단품은 2200원에서 2300원, 아메리카노(스몰 사이즈) 1700원에서 1900원으로 조정된다.
빵과 도시락도 가격이 올랐다.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이달 9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주요 품목인 '정통우유식빵'(2800원→2900원), '슈크림빵'(1200원→1300원), '마이넘버원3' 케이크(2만7000원→2만8000원) 등이 100~1000원 올랐다. 한솥도시락도 지난달 전체 메뉴 81개 중 25개의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약 3%다. 뚜레쥬르는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카페 프랜차이즈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7년 6개월 만에 가격을 인상한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투썸플레이스·할리스커피·탐앤탐스 등이 지난달 가격을 인상했다. 현재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할리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4500원으로 동일해졌고, 탐앤탐스는 4400원이다. 가격 인상을 검토하던 커피빈도 이달 8일 티를 제외한 전체 음료 메뉴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가격은 4800원이 됐다.
아직까지 가격 인상을 발표하지 않은 곳은 이디야커피와 롯데GRS의 엔제리너스. 이들은 본사가 가맹점을 고려해 원두 가격 인상분 등을 감수하기로 결정하며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와 엔제리너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각각 3200원, 4300원이다.
메뉴 가격을 올린 카페 프랜차이즈들은 다방면의 개선책을 강구하고 내부적으로 손해를 흡수하며 메뉴 가격을 유지해 왔으나 원·부재료의 제반 비용이 계속 올라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커피빈코리아는 "주요 메뉴 가격을 4년간 동결했지만 인건비·임차료·물류 등의 제반비용과 원두가격이 상승해 이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솥도시락도 "국제적인 식품 원자재·부자재 단가와 인건비, 해상운송비, 달러화 환율 등이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했다.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 배달수수료 증가도 가격 인상 요인으로 지목됐다.
맘스터치는 "판매 가격 조정에 따른 추가 이익의 약 65%는 가맹점에 돌아간다"며 "나머지는 원부자재 및 물류비 등 급등한 제반 비용을 충당해 가맹점 수익성 개선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써브웨이도 가격 인상 이유로 식재료 원가 상승과 물류비 급등, 배달수수료 증가와 인건비 부담 등으로 가맹점 수익 개선을 들었다.
한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다른 회사가 가격을 올릴 때 이를 동결하면 소비자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지만, 본사든 가맹점이든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수익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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