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에 카카오 김범수 재산 3조 증발…정몽규는 28% 하락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2-07 09:32:00
주식갑부 1위는 이재용, 3위는 서정진
최근의 주가 폭락은 주식갑부들의 재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무분별한 물적분할과 임원들의 '먹튀 매각', 탈세 의혹까지 불거진 카카오와 부실공사로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작년 말 국내 주식부자 TOP 3에 포함됐던 삼성의 이재용, 카카오 김범수, 셀트리온 서정진 세 사람 모두 최근 한 달 새 조(兆) 단위로 주식 재산을 크게 잃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7일 발표한 '2021년 12월 말 대비 2022년 1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에 따르면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작년 말 기준 64조3161억 원 수준에서 올해 1월 말에는 55조4382억 원으로 평가됐다. 최근 1개월 새 해당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은 무려 8조8779억 원(13.8%↓) 가량 증발했다. 이는 올해 1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8조8151억 원)의 시가총액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재산 손실의 쓴 맛을 제일 크게 본 사람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 그의 작년 말 기준 주식가치는 12조130억 원이었으나 올해 1월 말에는 9조742억 원으로 감소했다. 불과 1개월 새 2조9388억 원(24.4%↓)이나 되는 주식재산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과 오너인 김범수 의장의 탈세 의혹이 맞물리면서 카카오그룹주 전반이 타격을 입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지난해 12월 10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받은 주식을 매각해 878억 원을 현금화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회사 상장 약 한 달 만에 일어난 일이다.
주식평가액 하락률로 보면 최근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난 HDC현대산업개발 그룹 총수인 정몽규 회장이 불명예 1위를 했다. 정몽규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말 대비 올해 1월 말 기준 28.3%나 빠졌다. 정 회장의 주식가치는 작년 말 2861억 원이었는데 올해 1월 말에는 2051억 원으로 최근 한 달 새 810억 원 넘게 급감했다. HDC 주가는 붕괴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12일 19.03%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9거래일 연속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도 최근 1개월 새 2조1928억 원(작년 말 10조216억 원→올해 1월 말 7조8288억 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사라졌다. 국내 주식부자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1개월 새 주식가치가 1조896억 원(14조1996억 원→13조1100억 원) 넘게 하락했다.
이밖에 최태원 SK 회장이 4218억 원(3조2578억 원→2조836억 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4198억 원(2조3201억 원→1조 9002억 원)도 주식가치가 4000억 원 이상 하락했다.1000억~3000억 원대로 주식평가액이 낮아진 그룹 총수도 6명이나 나왔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3213억 원(2조5911억 원→2조2698억 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2419억 원(3조762억 원→2조8342억 원), 조현준 효성 회장 2215억 원(1조1523억 원→9308억 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 1885억 원(3조6168억 원→3조4283억 원), 구광모 LG 회장 1731억 원(2조303억 원→1조8571억 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1229억 원(1조1283억 원→1조53억 원) 순이었다.
종목면에서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보유한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주가하락이 가장 심했다. 이 종목은 작년 말 기준 1만3550원이던 것이 올 1월 말에는 9150원으로 떨어졌다.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32.5% 추락한 것.
HDC 주가도 32%(1만450원→708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효성첨단소재(-29%), 갤럭시아에스엠(-28%), 카카오게임즈(-27.8%), 카카오(-24.4%) 등도 주가하락률이 20%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반적인 주가 하락과 달리 주식 재산이 1000억 원 이상 증가한 그룹 총수도 있었다. 정몽진 KCC 회장이다. 정 회장은 작년 말 5480억 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올해 1월 말에는 6628억 원으로 늘었다. 최근 1개월 사이에 주식가치가 1148억 원(21%↑)이나 증가했다. KCC 주식종목의 1주당 주가(종가)가 31만5000원(작년 연말)에서 38만1000원(올해 1월 말)으로 급등해 정 회장의 주식재산도 크게 불었다.
김준기 DB 창업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김 창업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791억 원(작년 말)에서 4051억 원(올해 1월 말)으로 최근 1개월 새 260억 원(6.9%)이나 상향됐다. 여기에는 DB손해보험 주가가 5만4000원에서 6만200원으로 크게 뛴 것이 주효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 중 상당수는 일반 소액주주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소위 개미들의 주식 수익률에도 직결된다"며 "올해 1월 사이에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해당 종목을 보유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초 얼어붙은 주식 시장이 대선 이후 다시 불 붙게 될 지 촉각이 모아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 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고, 올해 1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서 자사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 현황과 우선주까지도 모두 조사에 포함시켰다. 비상장사는 총수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작년 연말(12월 30일)과 올해 1월 말(28일) 종가(終價)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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