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냐 완주냐…선택의 기로에 선 '한자릿수' 안철수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2-05 11:03:49

리서치뷰·UPI뉴스 공동조사 安 8%…4주째 쭉 내림세
KSOI 6.9% 한길리서치 8.2%…3곳 조사 모두 10% 밑
尹 '단일화 보고서' 검토…'安과 공동정부' 내부논의
배종찬 "시간상 단일화 불가…정치생명 위해 완주"
장성철 "安, 정권교체 명분에 양보하며 단일화할 것"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지지율이 자꾸 떨어져서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두자릿수 지지율이 제법 나왔다. 그러나 설 연휴 직후엔 모두 한자릿수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운데)와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박사가 5일 서울 노원구 중랑천에서 서울대 러닝크루 달리샤 회원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뉴시스]

차기 정치를 위한 대선 완주냐.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냐. 안 후보 고민이 클 듯 하다. 5일로 선거가 32일 남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최근 '단일화 보고서'를 전달받고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UPI뉴스와 리서치뷰가 공동으로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전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다자 대결 시 윤 후보는 4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8%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8%에 그쳤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안 후보는 1%포인트(p) 빠졌다. 4주 전 조사(지난달 1주차)때는 13%를 찍었다. 그러나 이후 줄곧 내림세(12%→10%→9%→8%)다. 10%대가 무너져 한자릿수가 고착되는 흐름이다. 

▲ 자료=리서치뷰 제공.

같은 날 공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헤럴드경제 조사(2, 3일 실시)에 따르면 안 후보 지지율이 6.9%에 불과했다. 직전 조사(지난달 28, 29일)에선 10.6%였는데, 3.7%p 하락했다.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조사(2일 실시)에선 8.2%였다. 3곳 조사 오차범위는 모두 95%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는 지난달 9일 KSOI 조사에서 15.1%를 기록했다. '마의 15%' 벽을 넘었다며 기세등등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17%까지 찍었다.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를 운운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안 후보 지지도가 18% 이상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가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말이 '저주'가 된 듯 안 후보는 딱 '18%' 앞에서 멈췄다. 그리곤 내리막길을 걷다가 주저앉았다. 

안 후보는 설 연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딸까지 합세한 '가족 선거운동' 효과도 신통치 않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안 후보 하락세는 '안보 이슈'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을 놓고 진영대결이 격화하면서 제3지대 후보가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2012년 서해 NLL(북방한계선) 이슈가 불거졌을 때도 안 후보 지지율이 10%p 이상 떨어져 당시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결국 '단일 후보'를 양보했다는 게 배 소장 분석이다. 2017년 사드 성주 배치 논란도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배 소장은 "윤 후보가 내분 위기를 넘겨 안 후보 상승세가 한번 꺾였는데, 북한 도발로 두번 꺾인 셈"이라며 "당분간 지지율이 다시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후보 반등을 위해선 윤 후보가 돌발악재로 거꾸러져야한다. 북한이 무력시위도 중단해야한다.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안 후보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단일화엔 여전히 손사래치고 있다. 핵심 측근 권은희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단일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단일화 여론이 번지는 분위기다. 윤 후보도 적극적 자세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설 연휴에 윤 후보에게 단일화 관련 보고서가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운데)가 5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를 마친 뒤 위패봉안실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 관계자는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권력분점 형태로 윤 후보가 집권 시 안 후보와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내부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정권교체와 압도적 승리를 통한 국정운영의 탄력성 확보를 위해서도 모든 진영은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윤 후보는) 당연히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도 '안철수 때리기'를 자제하며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단일화 최대 걸림돌은 안 후보와 악연인 이 대표의 비토"라며 "그런데 설 이후 이 대표가 안 후보를 욕하는 일이 사라졌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3일 "당장 단일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공개 촉구했다. 윤 의원은 40%대 문 대통령 지지율과 180석 여당 조직력을 들어 여론조사만 믿고 섣부른 자신감을 보일때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당내에선 '샤이 진보' 표를 감안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UPI뉴스·리서치뷰 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은 54%로 나타났다. 윤 후보(46%)와 안 후보(8%) 지지율을 합친 수치다. 이 후보(38%)보다 16%p나 많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안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양보하는 형태의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배 소장은 "단일화는 조건이 까다롭고 시간적으로 촉박해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오는 13, 14일은 후보 등록일이다. 등록 후 단일화는 파괴력이 크지 않다. 등록까진 열흘도 안 남았다. 

배 소장은 "단일화하면 경쟁력이 높아져야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이 대표 때문에 안 후보 지지층이 윤 후보에게로 많이 옮겨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 후보가 정치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완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대선 석달 뒤면 지방선거다. 중도 포기하면 '또철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진다. 정치생명에 치명적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