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완성차 3사 '전고체배터리' 양산 자신감…한국, 아직 '걸음마'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1-24 15:54:01
전기硏 "토요타 시제품 만들 때, 한국은 배터리셀 제작 단계도 못 가"
SK·LG "일본보다 1~2년 빠르게 양산"…현대차·삼성전자 협업설도
전기차에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바로 '화재 위험성'이다. 자동차 배터리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는 가연성의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고 있어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질 경우 화재 및 폭발 위험성이 높다.
이때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를 두고 일본 완성차 업계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중심의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에 순위를 내준 상황을 만회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가 바로 전고체배터리다.
전고체배터리는 액체 형태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배터리를 말한다. 전해질이 고체 형태이다 보니 구조적으로 단단해 안정적이다. 배터리 팽창 우려도 없어 폭발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화재 가능성은 이론상으론 '0%'다.
전고체배터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찾아오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KERI) 박사는 "새로운 소재(전고체)를 기존 설비에서도 만들 수 있을 지도 아직 검증이 안 됐다"며 "만일 새 설비를 갖춰야 한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개발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만큼은 다르다. 일본은 작년을 기점으로 시제품을 내놓고, 구체적인 기술 개발 현황을 밝히는 등 전고체배터리 양산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혼다는 지난 21일 폐막한 일본 '오토모티브 월드'에서 2030년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이뤄내겠다고 선언하면서 일본 완성차 3사 모두 전고체배터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놨다. 오쓰 게이지 혼다 기술연구소장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술적인 한계가 보인다"면서 "혼다는 전고체배터리 배터리셀을 파우치형으로 선정하는 등 양산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
토요타자동차는 전고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평가된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전고체배터리가 탑재된 시제차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전고체배터리 기술이 양산단계에 임박했다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2008년 토요타는 차세대 배터리 연구소를 출범해 전고체배터리를 최대 과제로 제시했다. 토요타는 2030년까지 전고체 등 배터리 개발에 1조5000억 엔(한화 약 1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닛산은 2024년 요코하마 공장 내 전고체배터리 시제품 생산설비를 마련하고, 2028년 내에 전고체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닛산은 '낮은 생산단가'를 무기로 내세웠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1kWh당 생산단가는 100달러 수준이다. 낫산은 2028년 전고체배터리 생산가격을 1kWh당 65달러 정도로 맞춰 기존보다 가격과 기술력 모두 우위에 있는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및 완성차 업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윤철 박사는 "현대자동차, 삼성SDI 등 한국업체들은 (전고체 소재를) 배터리셀 형태로 갖추지도 못했다"며 "토요타가 시제차를 만들수 있다는 건, 그만큼 한국에 이 분야에서는 뒤처진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이 예상한 2030년보다 전고체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의 경우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밝혔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배터리를,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를 각각 상용화할 거란 청사진을 내놨다.
SK온은 최근 전고체배터리 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는 이승우 조지아공대 교수와 협업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시작했다.
한때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전고체배터리 합작공장이나 연구소를 만들 거란 소문이 있었지만 양사는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현대차는 지난해 4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전고체배터리를 시범양산한 뒤 2030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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