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시장에 대형유통사 등판…롯데 이어 신세계도 투자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2-01-11 16:00:22
롯데쇼핑, 중고나라 지분 공동 투자…뚜렷한 활용방안 공개 X
2020년 중고거래 시장 20조 원…10여 년간 5배 이상 성장
롯데에 이어 신세계그룹도 중고거래 플랫폼에 투자했다. 명품·골프용품 등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세에 대형 유통기업들이 자사 유통채널과 어떻게 연계할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취향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계약상의 문제로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이번 투자는 중고거래 시장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과 번개장터가 중고거래가 활성화된 명품, 스니커즈, 골프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며 "선제적으로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향후 신세계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번개장터는 2011년 론칭 이후 2019년 거래액 1조 원, 2020년 1조3000억 원, 2021년 1조7000억 원을 돌파하며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한 업체다. 스니커즈·명품을 비롯한 브랜드 패션 상품과 디지털기기, 골프, 바이크 등 취미용품도 거래되고 있다.
번개장터는 최근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부스트',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 중고 골프용품 거래 플랫폼 '에스브릿지', 세컨핸드 의류 셀렉트샵 '마켓인유', 착한텔레콤 중고폰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0년 4월 56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이어 총 820억 원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번개장터는 백화점에 오프라인 컨셉스토어를 오픈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더현대 서울에 스니커즈와 명품을 테마로 한 브그즈트랩(BGZT Lab by 번개장터)을 연 데 이어, 2호점으로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브그즈트 컬렉션(BGZT Collection by 번개장터)을 오픈했다.
조형주 시그나이트파트너스 팀장은 "번개장터는 고객 중 MZ세대의 비율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고 취향에 기반한 중고 상품 거래, 빠르고 안전한 결제 및 배송 등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해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중고거래 플랫폼 투자에 있어 한 발 빨랐다. 지난해 3월 롯데쇼핑은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함께 중고나라 지분 95%를 공동 인수했다. 롯데쇼핑의 투자 규모는 300억 원이었다. 이에 롯데쇼핑이 중고거래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중고나라 투자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에게 폐기물 감축 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당시 롯데쇼핑 측은 "중고나라와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해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롯데쇼핑의 중고나라 활용 방안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고나라에 재무적 투자자로 지분 인수에 참여했을 뿐, 이를 활용한 방안이나 관련 계획은 논의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대형 유통기업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투자하는 이유엔 그만큼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 수준에서 2020년 20조 원으로, 10여 년 만에 5배 넘게 급성장했다.
명품의 중고거래가 늘면서 발란·트렌비·머스트잇·캐치패션 등 명품 플랫폼들도 중고거래 상품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중고거래 플랫폼도 명품 감정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고나라는 이날 명품 감정 무료 시범 서비스 제공하기로 했다.
온라인 명품 거래가 활성화되자, 전통 명품 판매채널인 백화점을 운영 중인 대형 유통기업들은 입지 축소를 막기 위해 대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각 사의 온라인 플랫폼은 디지털 보증서와 병행수입 진품 증명 프로그램 등을 도입했다. 여기에 중고거래 플랫폼과의 협업을 강화해 자사 유통채널과 연계해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신세계 등 대형 유통사들은 이미 자사 온라인몰에서 중고거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중고거래 플랫폼 내 명품 거래도 늘어난 만큼 관련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먼저 투자하고, 향후 시너지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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