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ES 성공' 주역 배홍상 빈패스트 CTO…삼성전자 떠나 베트남 택한 이유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1-10 16:43:18
성공 주역 삼성전자 상무 출신 배홍상 CTO "세계적 회사로 성장할 것"
경쟁사와 비교 거부한 배 CTO "자동차 관련 기술 이미 세계적인 수준"
가히 '빈(Vin) 신드롬'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페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2'의 최고 수혜자는 베트남 빈그룹의 자동차 자회사인 '빈패스트'가 될 전망이다. 빈패스트 행사 중 개시한 북미 사전 예약은 48시간 만에 지난해 빈패스트의 국내(베트남) 판매(약 3만 대)와 맞먹었다.
CES가 '모터쇼'라는 별칭이 있다고 해도 대부분 콘셉트카를 내놓기 때문에 실제 세일즈로 연결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러한 성공적인 데뷔전의 주역에는 한국인이 있었다. 삼성전자 임원(상무)을 지낸 배홍상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해 버클리를 거쳐 스탠퍼드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자율주행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유망 전기차 스타트업인 피스커와 패러데이 퓨처에도 몸담았다.
배 CTO는 5일 열린 빈패스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빈패스트의 첨단 기술에 대해 소개하며 관중을 압도했다. UPI뉴스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현장에서 풀지 못한 궁금증에 대해 물었다.
먼저 변방의 자동차 회사를 택한 이유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무모하게 보일수도 있는 빈패스트의 도전의식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였다. 배 CTO는 기존 대기업이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고, 또 이런 문제가 새로운 시도에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에 염증을 느꼈단다.
빈패스트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다. '제2의 테슬라' 등으로 불리기보다는 빈패스트만의 색깔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빈패스트가 자율주행, 스타트 서비스 등 자동차 기술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자체 공장 설립 및 운영을 통한 양산 경험 등은 애플과 소니 등 전기차에 발을 들이려는 테크기업에 우위를 갖는 요소다.
이런 빈패스트만의 매력에 끌려 그는 3년간 머물던 삼성전자를 박차고 지난해 여름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음은 배홍상 CTO와의 일문일답
- 빈패스트의 자율주행 출시 언제로 보고 있나.
"올해 하반기에 출시되는 VF8, VF9에는 ADAS (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 Level 2가 제공된다. 2023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온다. Level 3인 'Traffic Jam Pilot(교통 체증으로 인한 저속 주행 시 인간이 운전대에서 완전 손을 놓는 수준)'과 Level 4인 'Automated Valet Parking(자동 발레 주차)' 등이다."
- CES2022에서 빈패스트의 인기가 대단했다. 내부 평가는….
"CES 데뷔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북미 시장 진출 계획 발표와 차량 공개 이후 진행된 사전 주문 예약이 단 1일 만에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 회사 전체가 아주 고무된 상황이다."
- 빈패스트는 위치는 어디인가. 타 기업과의 기술격차가 존재하는가.
"빈패스트의 전기자동차의 핵심 기술은 이미,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비슷하다. 올해 북미 양산 차량에는 자율주행, 스마트 서비스 등 경쟁력 있는 기능들이 탑재될 계획이다."
- 빈패스트가 글로벌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다양한 경험의 전문가 영입을 통한 빠른 의사 결정을 추구한다. 또 모든 분야을 다 직접 개발하지 않고, 회사의 전략에 상응하는 핵심분야를 내재화한다. 이를 위해 빈그룹 내부의 자회사 (영상처리·음성 인식·보안 등)와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실사를 통한 외부 신생업체들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첨단 기술을 빠르게 빈패스트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 내년 미국 나스닥 상장 앞두고 있다고. 미국을 공략하는 이유는.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 회사는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하려면 반드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성공을 거두어야만 한다. 아직은 베트남 내부시장이 크다고 할수 없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도 미국 및 해외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
- 베트남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어떤 상황인가.
"빈패스트에서 직접 베트남의 주요 고속도로에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베트남이 남북으로 긴 형태의 나라여서 주요 도시인 북쪽의 하노이와 남쪽의 호찌민시티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또 빈그룹내 자회사인 빈몰 쇼핑센터, 빈홈즈 등에도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 최근 빈그룹이 한국서 인재를 수혈해 가는데.
"빈패스트에서는 현재 전세계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업계, IT 업계 출신등의 인재들이다. 기존 회사에서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내부적인 문제로 새로운 시도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빈패스트에는 이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어 보려는, 도전의식이 강한 직원들이 모여있다."
- 한국도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빈패스트는 한국 진출 계획이 없다고.
"빈패스트는 2017년 설립후, 2019년 부터 기술 라이센싱을 통한 내연기관 승용차 생산을 시작했다. 이번 2022 CES를 통해 외국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올해 하반기에 미국과 캐나다 북미시장을 필두로, 유럽(독일·프랑스·네덜란드) 시장 진출을 계획중이며, 그 후에 다른 나라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 기존 테크 기업들이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빈패스트는 어떻게 대비하는가.
"빈패스트의 전략은 세 가지다. 최상의 품질(Quality Product), 고객 만족 서비스(Customer Care), 그리고 포용적 가격 정책(Inclusive Pricing)이다. 이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자동차 업계 최초로 '배터리 리스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최대 30% 정도다. 이런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터리 비용은 매달 일정 금액을 내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배터리 성능이 70% 이하로 내려가면, 무상 교체를 실시한다. 그 외 배터리 관련 모든 정비·관리를 무료로 제공한다."
-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쓰고 있다. 배터리 내재화 계획도 있는가.
"이미 배터리 모듈, 팩은 자체 설계, 양산 준비 중이다. 배터리 셀의 내재화가 필요한지는 배터리 관련 공급을 받고 있는 빈그룹회사 VinES를 통해 논의 중이다."
- 어떤 종류의 배터리에 빈패스트는 관심이 많은가.
"물리적 형태 및 화학적 성질이 다른 NMC(Lithium-Manganese-Cobalt-oxide), LFP(Lithium Ferrophosphate), SSB(Solid State Battery) 등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에 관심이 있고, 차량의 설계 목표에 맞게 선택한다.
- 베트남 회사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베트남은 국내 생산 자동차에 대해 등록세 50%를 감면해준다. 또 공업적 기반이 부족한 베트남에서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여 경제도 살리고, 첨단 기술을 국내에서 직접 개발해 본다는 자부심이 직원들 가운데 많이 있다. 베트남내 최대 기업인 빈그룹과 그 산하 빈패스트에 입사하고자 하는 우수 인력들이 많은 상황이다. 자동차 관련 경험을 축적해 나가면 조만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리라 본다."
KPI뉴스 / 라스베이거스=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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