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단일화 전제 '공동정부론'…제2 'DJP연합' 뜰까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1-10 13:57:27

김대중·김종필, '연립정부' 카드로 1997년 대선승리
尹·安 단일화 전제 '대통령·총리 공동정부론' 회자
尹 "앞서가는 얘기"…安측 권은희 "성립 불가능"
물밑접촉…權 만난 홍준표 "2017년 대선 또 안돼"
공동정부·지방선거 공천 '지분협상'…걸림돌 산재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까. 성공할까. 전문가들 관측은 분분하다.

단일화 조건은 까다롭다. 협상 결과는 예측 불허다.

▲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해 7월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같이 하고 있다. [뉴시스]

2002년 '노무현·정몽준', 2012년 '문재인·안철수' 조합은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막판에 틀어졌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은 전화위복으로 승리했다.

'김대중(DJ)·김종필(JP)' 조합은 유일한 단일화 성공 모범사례다. 'DJP 연합'은 공동정부가 단일화 전제였다. DJ가 단일 후보가 되기 위해 집권 시 초대 국무총리를 JP에게 약속한 것이다. 경제부처 임명권, 지방선거 수도권 광역단체장 일부 공천권도 보장했다.

1992년 대선에서 804만을 득표한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대선에서 228만 표를 더해 승리했다. 이회창 후보와의 표차는 39만표에 불과했다.

윤, 안 후보의 단일화가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공동정부론'이 회자되는 이유다. 제2의 'DJP 연합'이 나오느냐에 정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론에 대해 "앞서가는 얘기"라고 거리를 뒀다. 단일화에 대해서도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안 후보측도 '윤석열 대통령·안철수 국무총리'의 공동정부론을 일축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10일 YTN 라디오에서 "제도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고 안철수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단일화에 대해서도 "안 후보가 앞으로도 윤 후보를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 부인과 일축에도 '야권 후보 단일화'는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윤 후보는 20%대, 안 후보는 10%대다. 이 후보가 '어부지리'하는 야권 분할 구도다. 야권 후보들에겐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50% 넘는 정권교체 여론은 가장 큰 단일화 압력이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후보 당사자들은 당분간 주도권을 갖기 위해 단일화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이나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외부의 단일화 압력은 한층 강해질 것"이라며 "반 강제적인 단일화 협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진다는 여론조사가 계속 나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밑에선 단일화를 재촉하는 양측 접촉이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안 후보 핵심 측근인 권 원내대표가 지난 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홍 의원은 권 원내대표에게 "안 후보에게 꼭 전해달라. 2017년 대선 상황을 다시 만들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2017년 19대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졌다.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41.08%를 얻어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03%, 안 후보 21.41%,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6.76%였다. 2~4위 야권 후보 득표율 합은 52.2%였다.

홍 의원이 지난 대선을 반면교사로 삼아 안 후보 측에 적극적인 단일화 협상을 조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단일화를 위해선 넘어야할 벽이 많다.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지분 협상'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원내 의석수가 106석에 달하는 제1야당이다. 국민의당은 3석에 불과한 군소 정당이다. 국민의당은 동등한 지분을, 국민의힘은 당세에 비례한 배분을 주장하며 충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분 협상'은 3·9 대선 석달후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적용될 공산이 크다. DJP 연합에서도 지방선거 합의 사항이 포함됐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혈투가 벌어진다는 얘기다. 양당에서 이를 총괄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있을 지 의문이다.

단일화 방식은 화약고다. 여론조사가 진행되면 단일화 문항 합의 도출이 중대 고비다. 후보 경쟁력, 적합도 등 뭘 묻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 단일화에 대해 회의적 전망을 쏟아냈다. 우 의원은 "안 후보 지지율이 15%에서 더 올라가면 큰 변수"라면서도 "15%에서 고착되는 경우 4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 단일화를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이상한 국면이 된다"며 "변곡점"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와 이 후보가 1, 2위 싸움을 하다가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며 2, 3위 싸움으로 변질되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그는 "후보 단일화는 누가 후보가 될지 모른다는 전제하에 게임이 이뤄지는데 만약 (윤 후보가) 20% 후반에서 30% 초반대, (안 후보가) 10% 중반대면 누가 봐도 윤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일 것"이라며 단일화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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