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선대위 개편 상당한 기대"…내분 수습될까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1-05 15:32:03

李 "내 주장과 맞닿아…尹 2030 시행착오 인정 중요"
"권영세, 선대위서 훌륭한 역할기대…연습문제 드려"
李, 權과 친분 과시…'연습문제' 잘 풀리면 협력할듯
"사퇴 안한다" 버티기…내분 촉발 '李 리스크' 여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선대위 해산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속절 없는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승부수다. 그러나 효과는 미지수다. '이준석 리스크' 때문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게 제탓"이라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선 내분 수습이 급선무다. '마이웨이'로 싸움닭이 된 이준석 대표 문제를 정리하는 게 관건이다.

윤 후보는 회견에서 "지금까지 2030 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행보를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또 2030 표심을 강조하며 젊은 세대가 앞에 서는 선대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가 대선을 위해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를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개편 방향은 큰 틀에서 보면 제가 주장한 것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권영세 선대본부장과 평소 친분관계가 있고 2012년 선거 과정에서 같이 일해 상당한 신뢰 관계가 있다"며 "새로운 선대기구 체제에서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최근의 문제는 결국엔 저희가 어떤 기대치를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실질적 사안을 맞닥뜨려서 연습문제를 풀어봤을때 제대로 공부 했냐 안 했냐 드러난다"며 "저는 명시적으로 권 의원에게 연습문제를 드렸고 그걸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신뢰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결합도를 갖게 될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후보가 2030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접근하는 방식에 시행착오와 오류가 있었단 점을 시인한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말한 연습문제도 비슷한 맥락이지만 더 속도감 있고 기대보다 더 파격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나간다면 우리 후보가 다시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내건 조건(연습문제)을 권 본부장이 충족하면 내분을 촉발하는 '이준석 리스크'는 잠복할 가능성이 높다. 내분 수습의 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불안 요소가 사라진 건 아니다. 남은 선거 기간 이 대표가 또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해당 행위에 대한 자제요청이 있다'는 지적에 "의견 차가 있는 데 그걸 전체의견이라고 대표해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해당 행위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사퇴론' 추이도 주목된다. 당내에서 내분 사태와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책임이 이 대표에게도 크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다. 사퇴론이 확산되는 배경이다. 원내 지도부 일괄 사의 표명,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 백의종군 선언, 선대위 해산이 이어진 건 이 대표 사퇴를 압박하는 성격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 사퇴론은 내홍의 불씨를 제거하겠다는 의도다. 앞으로 대선은 63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퇴 불가 의지는 완강하다. 그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당 대표 소환 가능성에 대해선 "'이준석대책위원회'도 아니고 그걸 왜 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만약 비대위로 간다고 하면, 그 비대위원장 지명권은 이준석에게 있다"고 했다.

현재로선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사퇴를 강제한 방법은 마땅치 않다. 윤 후보 측이 사퇴 여론몰이에 나서면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2030세대, 특히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이 대거 떨어져나갈 수 있다. 이 대표와 당 소속 3선 이상 의원들의 연석회의가 이날 열리려다 연기된 건 역풍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이 만나서 또 다른 단락을 만드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 안팎의 거센 비판 여론에도 독자행보를 고수하는데 대해 일각에선 의구심도 제기된다. 윤 후보가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해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윤 후보는 물론 이 대표 정치 생명도 위험에 처할 공산이 크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 대표가 버티는데는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후보 지지율이 10%대로 주저 앉으면 후보교체론이 득세할 수 있다"며 "이 대표가 이런 경우까지 상정해 윤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소연 대전시당 시정감시단장이 홍준표 의원이 후보교체론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통화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건은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최대 라이벌이었던 홍 의원은 이 대표를 적극 엄호하고 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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