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국민의힘…선대위 '전권', 尹이냐 김종인이냐

장은현

eh@kpinews.kr | 2022-01-04 12:47:39

윤석열, 선대위 개편 문제로 일정 중단하고 숙고
내부는 '힘겨루기'…"일원화" vs "오로지 尹 결정"
金 "기본 방향은 정해져 있어…尹 결심 빠르면 좋다"
"尹, 金 배제하기로 결심 굳혔다" 결별보도도 나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선대위 전면 개편으로 비상이 걸려서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을 빼고 선대위 지도부는 공중 분해됐다.

윤 후보가 숙의의 시간을 가지는 사이 내부에선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이 비쳤다. '전권'을 누가 쥐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견이 문제다. 당초 김 위원장의 '일원화' 계획으로 선대위가 개편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윤 후보가 직접 모든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전히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과 관련한 내홍의 불씨가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이날 외부에서 선대위 개편 폭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생각 중에 있어 아직은 결론을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후보의 결심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아마 이날 중 거의 다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선대위 개편 방향은 '총괄상황본부' 중심의 일원화다. 후보와 관련한 모든 사안을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가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선대위에 합류하기 전부터 요구해 온 부분이기도 하다. '총괄상황본부 중심의 개편이 되겠냐'는 질문에 "기본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직 개편을 이뤄야 한다"며 "중심을 잡고 전략을 총지휘하는 체계여야 혼란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구상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김용남 상임공보특보는 TBS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보기엔 김 위원장께서 킹메이커로서의 능력 내지는 존재감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엉뚱한 발언이 나갈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예로 '후보는 연기만' 발언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에게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후보를 '허수아비' 취급한다는 당 안팎의 비난이 쏟아졌다.

김 특보는 "김 위원장께서 연세도 많으시고 정치 경력도 길고 그동안 대선에서도 여러 번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자부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자신의 능력과 역할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선대위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것을 '쿠테타'로 보는 시각에 동의했다. 진행자가 '전날 일은 김종인 위원장의 쿠테타 아니냐'고 묻자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런 측면이 있다"라고 답한 것이다.

권성동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선개위 개편 방향은 오로지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며 김 위원장을 견제했다.

일각에선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배제하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데일리안은 김 위원장이 갑작스러운 인적 쇄신을 공론화한 데 대해 윤 후보가 크게 분노했다고 전했다. 선대위 지도부 사퇴와 관련해 총괄선대위원장까지 사퇴하라는 뜻을 전했지만 김 위원장이 말을 바꿔 이 지점에서도 윤 후보가 격분했다는 전언이다.

선대위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다 망하자는 건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윤 후보가 현재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데엔 복합적인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정치권에선 처음 선대위를 구성할 때 윤 후보가 강조한 '대통합'과 김 위원장이 주장한 '슬림화' 의견이 결합되지 않은 것을 근본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99가 달라도 1만 같으면 같이 가야 한다"는 기조로 선거를 치르다보니 정돈되지 않은 수많은 메시지가 쏟아져 내분과 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통화에서 "윤 후보가 일원화 방향으로 가겠다고 결심이라도 해야 국면 전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 이준석 대표 의견 중심으로 선대위를 운영하면 승부를 해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기존 윤핵관들을 그대로 둔 채 대충 수습하면 무난히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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