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은 왜 이탈리아 케이크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팔까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2-01-03 13:37:44

영업비용 절감…MZ세대·프로슈머 수요 파악 땐 정식 출시 고려
ESG경영 차원…락앤락·네파 등 와디즈서 제품 판매수익금 기부
롯데쇼핑·와디즈, MOU 체결…백화점·마트선 유망 스타트업 발굴

식품회사부터 패션 및 유통 업체까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출시하는 컬래버레이션(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 신제품을 선보이는 새로운 판매 채널로 이용하는가 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태도 증가하는 추세다.

▲ 웅진식품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이탈리아 유명 디저트 '프레디 오마마 케이크' 프로젝트를 3일 시작했다. [웅진식품 제공]

웅진식품은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프레디 오마마 케이크'를 국내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웅진식품은 해외 현지 상품을 직수입해 국내에 소개해왔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하기 전,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나 프로슈머들로 구성된 와디즈 유저들에게 제품력과 맛을 인정받기 위함"이라며 "회원수 400만여 명을 보유한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렌디한 해외 상품 소싱 능력과 좋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소개하고자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덧붙였다.

크라우드 펀딩은 후원·기부·대출·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100% 펀딩 달성에 성공하면 결제되는 방식이다. 제품가격 외에 추가 후원도 가능하다. 사전 판매를 통해 리스크 부담을 줄이고 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간 개인이나 스타트업 등이 다수 참여했다면, 최근 대기업의 참여도 느는 추세다.

와디즈 관계자는 "기존엔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창업자, 중소기업이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왔다"며 "근래 들어서는 중견·대기업에서도 새로운 제품 소개나 새로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또 사내벤처의 프로젝트성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은 펀딩이 끝나기 전 언제든 결제를 취소할 수 있고, 리워드가 맘에 들지 않으면 펀딩금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기업이 수요나 소비 취향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셈이다. 제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슈머'의 영향력이 커진 점 역시 기업들의 크라우드 펀딩이 증가한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일반 판매보다 유통비·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한정 고객들에게만 판매하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 금액으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면서 "해외 판매 제품을 수입하거나 신제품을 론칭해보고 인기가 좋을 경우 정식 출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탄소ZERO(제로)협의체 관계자들이 다회용 박스를 들고 있는 빅이슈 판매원(가운데)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락앤락 제공]

'ESG 경영' 화두되자…크라우드 펀딩 활용해 판매수익금 기부도

기업들의 ESG 경영에도 크라우드 펀딩이 활용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지난해 7월 와디즈에서 등산화 '사나래 고어텍스'를 출시했다. 당시 본 펀딩 시작 후 이틀 만에 펀딩 참여자는 630명, 펀딩 금액은 1억 원을 돌파했다. 총 펀딩 모금액은 1억5000여만 원을 기록했다.

현재 네파는 와디즈에서 멀티형 배낭 '수피아'를 선보이고 있다. 판매수익금 일부는 산림청과 함께 구상나무 등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수피아 1개 판매 시 1만 원이 기부되는 형태다. 이날 기준 1798%를 달성했다. 직접 수피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와디즈' 전시존은 오는 9일까지 운영한다.

네파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은 가치소비 트렌드와 부합하는 동시에 사전 판매기간을 통해 공급과 수요를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MZ세대를 겨냥해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펀딩 형태로 선보였는데 기대 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외 아이더, 블랙야크 등도 지난해 와디즈를 통해 신제품을 소개한 바 있다.

이날 락앤락·CJ대한통운·투썸플레이스 3사는 탄소제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와디즈에서 업사이클링 굿즈에 대한 본 펀딩을 시작했다. 자투리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한 다회용 박스와 폐페트(PET)를 활용한 패딩 머플러 등이다. 펀딩 수익금 전액은 주거 취약자들이 자립을 지원하는 '빅이슈 코리아'의 판매원과 상록보육원에 기부한다는 방침이다.

다회용 박스는 락앤락 식품보관용기를 만들고 남은 플라스틱 조각(PP·폴리프로필렌)에서 재탄생했다. 패딩 머플러는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와 자투리 천으로 완성했다. 투썸플레이스 매장에서 수거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충전재(솜)를 만들고, CJ대한통운의 친환경 순환물류 시스템을 통해 컵을 역회수해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대형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은 아예 와디즈에 1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진행하고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검증된 기업이나 브랜드를 직접 투자하고 추후 판로 개척과 백화점·롯데마트 등 자사 유통채널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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