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매머드 쫓아오는 악몽…선대위 복귀 고려안해"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2-29 16:51:39
"복귀 포함 얘기 아냐…당무 요청에 응한다는 것"
"선대위, 나 말고 선거 집중…李대책위 되면 안 돼"
'李 리스크' 상존…내분 이어져 지지율 반전 난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9일 "선대위 복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 이상 선대위가 '이준석 대책위'처럼 돌아가는 건 스스로도 보기 안 좋고 국민 보기에도 안 좋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다.
이 대표는 "제가 선 그은 상황에서 선대위가 '이준석 대책위'처럼 굴러가는 것이 당을 책임지는 대표 입장에서 민망하고 국민과 당원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책보다 선거 대책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악몽'까지 들어 선대위 합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가) 어떤 개편 과정을 겪고 있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자다가 악몽을 많이 꾸는 것이 털 깎인 매머드 하나가 쫓아오는 꿈"이라고 소개했다.
선대위 합류 압박을 '매머드가 쫓아오는 것'에 비유하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후보 측에서 요청이 있으면 그건(복귀) 당연히 생각한다"고 말해 '컴백 가능성'이 제기됐다. "선대위 복귀는 없다"는 강경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가 사퇴 압력에 직면하는 등 사면초가에 빠진 만큼 윤 후보 측이 명분만 준다면 복귀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 후보가 이날 '퇴로'를 스스로 막은 셈이다.
그는 '후보 요청을 따르겠다'는 언급에 대해 "선대위 복귀까지 포함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무나 후보·주요 당직자 요청에 제가 응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상이 '정리됐다'고 밝힌 데 대해선 "어제 소통 내용을 바탕으로 말한 것 같다"며 "(김 원내대표가)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다 보니 자극할 언행은 서로 자제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 입장에서는 제가 하는 발언이나 언론에 응하는 것들은 국민의 궁금증에 대신해 답변하는 것으로 딱히 악의를 갖고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는 선대위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윤 후보의 청년 관련 일정에 동행할지에 대해선 "당 대표 역할의 축소인가 확대인가"라며 "저는 청년 당 대표가 아닌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윤 후보는 '당대표 선대위 이탈'이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내분이 이어지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다. 그가 전날 "이 대표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치켜세운 건 내분 수습을 위한 달래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거듭 경고장을 던지며 윤 후보와 보조를 맞췄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선대위 합류를 거부하면서 악재 정리가 힘들게 됐다. '이준석 리스크'가 상존하는 셈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독자행보를 이어가면 당내 반감도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초선 의원들이 '사퇴 카드'를 들다 말았는데 본격적으로 여론몰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초 초선 그룹과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무제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다. 이럴 경우 정면충돌이 불가피한데, 김기현 원내대표 만류로 불발됐다.
그러나 이 대표가 선대위 복귀 불가 의사를 확인한 만큼 초선들의 반격과 집단행동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분이 장기화하면서 윤 후보가 지지율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윤 후보가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골든크로스'를 당해 끌려갈 공산이 크다. 여권이 바라는 시나리오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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