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준석, 대단한 능력 가진 분"…李 "요청하면 복귀 생각"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2-28 13:48:26
홍준표 "尹, 직접 갈등 관리...李 못마땅해도 포용"
김종인 "李 정치생명도 대선에 달려"…잇단 경고
李 "尹측 연락 없어"…"한계점 넘는 변화 안보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8일 이준석 대표를 한껏 치켜세웠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참 대단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는 것이다.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다.
윤 후보는 "자기가 해야 할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선대위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그리곤 윤 후보와 계속 각을 세우면서 '당대표직에서도 물러나야한다'는 압박에 처했다. 관련 질문이 토론회에서 나오자 윤 후보가 일축한 것이다.
윤 후보는 사퇴 여론에 대해 "지금은 그렇게 밖에서 본다고 해도 해야 할 일은 정확하게 판단해 잘 할 것이라 믿는다"고 재차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30대라고 하더라도 선거를 통해 당 대표에 올랐고 벌써 10여 년 여의도 정치를 경험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이 대표에게도) 향후 본인의 정치적 입지나 성취와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누구든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되면 곤란하다"는 전날 선대위 발언도 해명했다. 이 발언이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특정인을 거명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를 격찬한 건 '달래기' 의도로 읽힌다. 이준석발 내분 확산이 '공멸'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자중지란이 길어지면 윤 후보로선 리더십 부재로 타격이 크다. 가뜩이나 고전 중인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못마땅하더라도 포용하라"고 조언했다. 또 "후보가 직접 나서 갈등 관리를 하시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홍 의원은 "더 악화시키면 선거가 어려워진다. 이 대표를 핍박하면 대선은 물 건너간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윤 후보를 도와 내분 수습에 적극 나섰다. 특히 이 대표를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잇달아 던져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이 대표의 정치 생명과도 연관돼 있다"며 "대선을 반드시 이겨야만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도 보장된다"고 못박았다. "내년 대선이 잘못되면 당에 부정적 낙인이 찍혀 지방선거나 총선도 희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지 말고 당의 최고 책임자로서 조금 더 참을성이 있었다면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더는 이것저것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전날 "경고한다. 선거에 도움 준다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를 질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그간 이 대표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 대표를 거듭 나무랐다. 이 대표가 독자행동을 고집하며 내분을 부채질하자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둘 사이가 멀어지는 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대표는 "굉장히 포괄적 얘기"라며 자신을 지칭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마이웨이'를 고수하며 불협화음을 키우면 역풍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과 정권교체 여론이 동반하락하는데 '적전분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로서도 부담이 가중되기 마련이다.
이 대표는 고민하는 눈치다. 그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대위 복귀 여부에 대해 "후보 측에서 요청이 있으면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연락해 복귀 명분을 준다면 컴백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비친다.
그는 다만 "아직까지 윤석열 대선후보나 윤 후보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은 (선거를) 기획하고 지휘하는 입장인데 그게 안 되니 지금은 기존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복귀하면 복귀해 활동해 또 후보보다 빛나냐고 뭐라고 그러고, 안 하면 또 안 한다고 그런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앞서 BBS 라디오 인터뷰에선 "지금 선대위 구조가 역할을 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대위 변화가 한계 지점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퇴 선언 후 선대위 모든 일정에 불참하고 있다.
당내 여론은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무조건 공격성의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당원들과 의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되짚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 초선의원 57명 중 20여 명은 전날 초선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사태'를 논의했다. 일부 참석자가 '당대표 사퇴'까지 주장할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인 김승수·정경희·최승재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만나 기류를 전달했다. 오는 29일 초선 의총을 다시 열어 이 대표와 직접 소통에 나서겠다고 했다. 양측은 29일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무제한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중재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당대표 사퇴론에 대해 "그런 게 도움이 안 된다는 건 당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변수는 이 대표가 오는 30일 개최하려는 당 윤리위원회다. 이 대표는 윤리위에서 '항명 논란'을 촉발한 조수진 최고위원과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 논란'을 빚은 김용남 선대위 공보특보 등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징계가 추진되면 반발은 불가피하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주 안에 갈등의 종식과 선대위 개편을 통해 심기일전하지 않으면 윤 후보도, 김종인 선대위도 어려워 보인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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