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인권운동 상징' 투투 대주교 선종

김당

dangk@kpinews.kr | 2021-12-27 09:57:44

향년 90세…1984년 反아파르트헤이트 투쟁으로 노벨평화상 수상
"'행함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란 성경적 통찰…보편적 인권옹호자"
바이든∙오바마∙보리스 존슨∙달라이 라마…세계 지도자 추모 물결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권 운동의 상징인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명예 대주교가 26일 케이프타운에서 향년 90세로 사망했다.

▲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트위터 애도 성명 [트위터 캡처]

남아공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투투 대주교의 선종 소식을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성명에서 "남아공 출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투투 대주교는 종교계는 물론 비종교적 분야까지 포괄하는 보편적인 인권 옹호자였다"고 평가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트위터에 "데스몬드 투투 명예 대주교의 서거는 우리에게 해방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물려준 뛰어난 남아공 세대에 대한 우리나라의 고별의 또 다른 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투는 비할 데 없는 투철한 애국자였고,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성경적 통찰에 의미를 부여한 원칙과 실용주의적 지도자였다"면서 "우리는 투투 대주교의 영혼이 평화롭게 쉬고 그의 영혼이 우리 민족의 미래를 지켜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1931년 태어난 그는 1975년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주임 사제가 된 데 이어 최초의 흑인 대주교에 올라 남아공의 성공회교회 수장이 됐다.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 백인정권의 인종(흑백)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투쟁에 앞장선 공로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 2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V&A 워터프론트에서 한 여성이 데스먼드 투투 성공회 대주교 동상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종차별 운동 지도자이며 성 소수자 권리 운동가였던 투투 대주교가 향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밝혔다. [AP 뉴시스]

이후 1990년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되고 넬슨 만델라가 최초의 남아공 흑인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진실과화해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용서 없이 미래 없다'는 구호를 앞세워 인종 간 화해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둔 채 부정부패, 소수자혐오 등 남은 악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투투 대주교는 1997년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뒤 투병 생활을 했으며, 2010년에 은퇴했다. 은퇴한 이후 좀처럼 공개 발언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가족과 여생을 보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투투 대주교는 부인 레아 여사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때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투투 대주교의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26일(현지시간) "성탄 다음날인 오늘 우리는 신과 국민의 참된 종인 투투 대주교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비통해한다"며 애도 성명을 냈다.

바이든은 이어 "그의 용기와 도덕적 투명성은 남아공의 억압적인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바꾸려는 우리의 약속을 고취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그의 유산은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울려 퍼질 것"이라고 애도했다.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애도 성명 [트위터 캡처]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2009년 투투에게 대통령자유훈장을 수여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고인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멘토이자 친구, '도덕의 나침판'이었다"면서 "보편적 정신의 투투 대주교는 조국의 해방과 정의를 위한 투쟁에 기반을 두었지만 모든 곳의 불의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추모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하고 새로운 남아공을 건설하는 데 큰 역할을 한 투투 대주교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투쟁에 앞장선 그의 정신적 리더십과 활력 넘치는 유머를 우리는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UPI통신에 따르면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는 투투의 딸인 음포 투투(Mpho Tutu) 목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그를 "존경받는 영적 형제이자 좋은 친구"라고 추모했다.

로이터 통신은 "거침없었던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에서 흑인과 백인 모두에서 '국가의 양심', '화해의 정신'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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