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한명숙 사면·복권 대선 판도 흔드나

장은현

eh@kpinews.kr | 2021-12-24 15:29:43

野, 朴 출소 후 '보수 분열' 예의주시…당내 혼란 경계
김종인 "갈라치기 되겠나…대선에 크게 영향 안미쳐"
전문가 "尹에게 부정적 영향" vs "큰 영향 없을 듯"
"친박 '자가발전' 시작할 것…후보 교체론 가능성"
"극우층에게도 '정권교체' 목표…큰 분란 없을 것"

7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국면에 큰 변수가 생겼다.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복권이 이뤄지면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검찰 재직시 국정농단 사건 등을 수사해 박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장본인이다. 청와대가 보수 진영의 '적전분열'을 노리고 박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잡탕밥 선대위'로 내분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 후보가 본인 말실수와 '배우자 리스크', 내홍에다 박근혜 변수까지 사중 위기에 처한 셈이다.

▲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발표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시장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우리 박 전 대통령 사면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는 입장 외에 특별한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면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친박 핵심이었던 김재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늘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고 있던 바윗돌이 치워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사면을 통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야권에서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당내 혼란을 경계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대선 승기를 노린 '정치적 사면'을 단행했다는 의견이 다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지율 오름세인 반면 윤 후보는 각종 문제로 위기에 처한 이때가 대세를 뒤집을 타이밍이라는 게 여권 핵심부의 판단이라는 시각이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탄핵의 늪'에 빠뜨려 더욱 코너로 몰 수 있게 여권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당장 박 전 대통령은 사면받고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빠진데 대해 단합을 주문하는 친박계와 달리 친이계는 강력 반발했다. 조해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정권은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선거 전에 아마 사면할 가능성이 있고 또 한 분은 사면하고 한 분은 안 하고 해서 야권 진영을 갈라치기하는 전술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 분만 사면한 민주당의 정치적 의도는 야권 분열을 노린 정치적 술수"라고 성토했다. 여권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분리 사면'으로 뿌리깊은 친박·친이계 반목을 되살려 보수세력을 갈라치기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것 갖고 갈라치기가 되겠어요"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일정한 영향이 미칠 거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크게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일각에선 한 전 총리 복권을 위해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끼어넣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까지 이 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약속한 상황에서 '진보 대통합'을 위한 포석이 더해진 것이다. 한 전 총리는 친노·친문 진영에서 상징성이 큰 인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전문가들의 관측은 엇갈린다. 윤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사면 자체가 후보들에게 특별한 득실을 주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적진(敵陣) 분열을 겨냥해 특사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친박계 전체는 아닐지라도 일부에서 '후보 교체론' 등 목소리를 내면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윤 후보 선대위에 주로 친이계가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친박계가 이 틈을 타고 '자가발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대선 후보로서 윤 후보의 부적절성 등을 내세워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듯 하다"고 분석했다. "정권교체에 실패한 다음을 고려해서라도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면서다.

이 평론가는 그러면서 "홍준표 의원이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반응했는데, 아마 친박계 지지를 얻고 대체 후보 여론이 확산하는 것을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으로 윤 후보가 직격탄을 맞을 것 같다'는 글에 "하기사 정치수사로 징역 45년을 구형한 사람이니"라는 답글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이 후보 개개인의 유불리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당사자이지만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사죄가 없다면 사면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양당 후보에게 특별히 부정적이거나 이득을 주진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보수 분열 여부에 대해선 "일부 극우 보수층을 중심으로 (윤 후보 비토) 움직임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힘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그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에 큰 분란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확률이 높다"고 부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출소 후 대선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적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건강을 회복한 후 국민께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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