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엔 사장도, 부사장도, 상무도 없다"…임원직 하나로 통합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1-12-23 14:02:36

인재육성 시스템 개선…성과·업무 범위 따라 빨리 승진
이재현 회장 "역량·의지 있다면 누구나 리더될 수 있어"

CJ가 임원직급을 하나로 통합한다.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및 글로벌 경쟁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 CJ그룹 CI. [CJ 제공]

CJ는 내년부터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다고 23일 밝혔다. 임원직제 개편안을 지주 및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승인해 이번 임원인사에 적용한다. 시행 시기는 내년 1월부터다.

CJ는 임원 직급 단일화를 인재육성 시스템 개선의 선도조치로 시행하고, 이후 일반직원들의 직급체계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추진한다.

그동안 직급에 맞춰 일률적으로 지원되던 차량·사무공간·비서·기사 등도 앞으로는 보직과 역할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직급별로 차종이 정해져 있던 업무용 차량도 일정 비용 한도 내에서 업무 성격과 개인 선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바뀐다.

이번 조치로 CJ는 내년부터 임원의 대외호칭으로 대표이사·부문장·실장·담당 등 직책을 사용할 방침이다. 내부에서는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님' 문화가 이미 시행 중이라 변화가 없다.

단일 직급인 '경영리더(임원)'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 보직에 오르게 된다. 체류 연한에 관계없이 부문장이나 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CJ 측은 "임원직급 단일화라는 파격을 시도하는 이유는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및 글로벌 경쟁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2021년 말 기준 CJ그룹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자) 구성원 비중은 75%로 4년 전인 2017년(65%)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90년대생 비중은 22.1%에서 37.3%로 약 15%포인트 급증했다.

CJ 관계자는 "그룹의 인적 구성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나 조직문화도 구성원 특성에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J는 지난 11월 초 C.P.W.S.(문화, 플랫폼, 건강, 지속가능성) 4대 미래 성장엔진 중심 혁신성장 전략을 제시할 때도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최고인재와 혁신적 조직문화"라며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나이, 연차, 직급에 관계 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세대들이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벤처·스타트업으로 출발하지 않은 기존 대기업 그룹 중엔 임원 직급을 2~3 단계까지 축소한 사례가 있지만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CJ가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는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님' 호칭을 도입해 수평적 소통문화를 도모했고, 2010년엔 입사 후 10년 만에 임원이 될 수 있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도입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7단계였던 직원 직급을 전문성, 리더십 등 구성원의 역량 및 역할에 따라 3단계로 축소하고 승진에 필요한 최소 근무연한을 철폐했다. CJ CGV와 CJ푸드빌도 젊은 인재의 빠른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7단계에서 4단계로 직급 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CJ ENM, CJ대한통운도 내년부터 단순화된 새로운 직급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