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최태원 회장·SK㈜에 과징금 총 16억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1-12-22 12:00:24
자연인에 대한 직접적인 부당이익 제공을 제재한 첫 사례
최태원 취득 주식가치, 2017년 인수 때보다 1967억 상승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SK그룹이 특수관계인 최태원 회장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한 행위와 관련,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6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제공 주체인 기업집단 SK 소속 SK㈜와 제공 객체인 최 회장은 각각 8억 원을 부과받았다.
그간 공정위가 제재한 사익편취 행위와 달리, 자연인인 동일인에 대한 직접적인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를 제재한 첫 번째 사례다.
22일 공정위는 SK가 LG실트론(현 SK실트론)의 주식 70.6%를 직·간접적으로 취득한 후 잔여주식 29.4%를 자신이 취득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예상됨에도, 이를 SK 대표이사이자 동일인인 최 회장이 취득할 수 있도록 합리적 사유 없이 포기해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2017년 1월 SK는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어 SK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고 유력한 2대 주주가 출현하는 상황을 막고자 2017년 4월 SK와 최 회장이 각각 19.6%, 29.4%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SK는 19.6%의 주식을 보유한 KTB와 우선 접촉해 몇 차례 협상을 거쳐 KTB가 보유한 19.6%를 취득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2017년 4월 6일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KTB가 공동매각을 거절하자 2017년 4월 11일 실트론 주식 29.4%의 단독매각 입찰을 공고했다.
공정위는 최 회장이 SK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SK가 사업기회를 포기하게 하고, 이를 자신이 취득하는데 관여했다고 봤다. 최 회장은 SK 이사들이 참석한 월간회의에서 해당 매각 입찰정보를 들은 후 2017년 4월 14일 처음으로 비서실에 입찰참여에 대해 검토할 것을 지시, 법무실은 이를 검토해 보고했다는 점 때문이다.
공정위는 "사업기회의 정당한 귀속자인 SK가 사실상 배제됐고, 최 회장에게 귀속된 이익의 규모가 상당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익의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최 회장이 취득한 주식 가치는 2017년 대비 지난해 말 기준 약 1967억 원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SK는 지난 15일 전원회의 당시 SK㈜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SK실트론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공정위 측에 제출했다.
SK 관계자는 "잔여 지분 매각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은 해외 기업까지 참여한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힌 참고인 진술과 관련 증빙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법리판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에 SK는 "의결서를 받는대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혀 행정소송 등 향후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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