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등판 안할 듯…의혹 해소보다 리스크 관리?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2-22 10:01:11

리얼미터 윤석열 40.1% 이재명 37%…격차 3.1%p
가족논란 후보 변경의사 25%…사과 불충분은 과반
김종인·이수정 "金 나와 사과해야"…적극 대응 입장
尹 "등판계획 처음부터 없었다…정치극도로 싫어해"
與 송영길 "尹에 반말하는 실세…최순실 이상 실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5자 가상 대결에서 각각 37.0%, 40.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다.

▲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UPI뉴스 자료사진]

2주 전 조사보다 윤 후보 지지율은 5.2%p 떨어졌다. 이 후보 하락폭은 0.1%p에 불과했다. 두 사람 격차는 8.2%p에서 3.1%p로 좁혀졌다. 격차가 5.1%p 줄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 조사는 YTN 의뢰로 지난 20, 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두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나란히 불거진 이후 진행된 것이다. 결과로 볼 때 윤 후보가 타격을 크게 입었다.

가족 논란으로 지지 후보를 변경했거나(8.9%) 변경할 수 있다(16.1%)는 응답은 25%를 차지했다. 국민 4명 중 1명꼴이다. 이, 윤 후보가 접전중이어서 가족 리스트가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가족 논란에 대한 후보 대응이 중요하다. 여론의 반응은 지지율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아들의 불법도박·성매매 의혹을,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의혹을 받고 있다. 둘 다 공개적으로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두 후보 사과에 대해 응답자 과반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53.6%, 윤 후보는 59.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윤 후보에게 김씨 의혹 해소와 '충분한 사과'가 불가피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김씨가 직접 국민 앞에 나서 의혹을 해명하면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공법을 통한 정면돌파가 장기적으론 효과적이라는 관측이다.

▲ 지난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 [뉴시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빨리 먼저 맞는게 낫다"며 "대선이 두달, 한달 남았을 때 문제가 터지면 판세에 미칠 영향은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김씨가 한달 정도 두들겨 맞으면 국민 피로감이 쌓여 더 이상 주목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번쯤은 후보 배우자가 나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후보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강요할 수는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수정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KBS라디오에 나가 김씨의 직접 사과를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일단 서울대 특수대학원 EMBA(최고경영자과정) 경력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이게 대학의 잘못일 수도 있다"며 김씨를 감쌌다. 이어 "차후에 이력서조차도 왜 정확하게 안 적었느냐 하는 부분은 윤 후보가 알 일이 없는 문제"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사과는 (김씨) 본인이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 생각은 어떨까. 윤 후보는 이날 공개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씨 공개활동에 대해 "(아내의 선거 중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밝혔다. 또 "제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고 전했다.

'선거운동 기간에 아예 동행하지 않는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윤 후보는 "필요하면 나올 수 있지만, 봉사 활동을 한다면 그에 대한 소감이 아니라 (자신의) 사건을 물을 게 뻔한데 본인이 그걸 하고 싶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 발언을 종합하면 김씨가 앞으로 공개활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회견 등을 통한 의혹 해소와 사과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선대위 여론과 윤 후보 입장이 괴리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윤 후보가 의혹 해소보다는 김씨 등판을 피해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선대위는 김씨 논란에 적극 대처해야한다는 기류다. 이를 위해선 김씨 의혹에 대한 정확한 정보 확인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윤 후보나 비서실은 정보 공유나 소통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으나 김씨 문제를 전담할 선대위 내 조직이나 인선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김씨 관리를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항간에 실세는 김건희씨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같이 식사한 분한테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 김씨가 사석에서도 윤 후보한테 반말한다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집권하면 실권을 최순실씨 이상으로 흔들 거라고 우리가 다 염려하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송 대표는 "연예인도 그러는데 대통령 부인 될 분이 커튼 뒤에 숨어서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김씨가 등판을 미루면 여권 조롱과 비아냥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가족 리스크에 대한 불안과 우려도 가시지 않게 된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잠복한 격이다.

윤 후보는 '김건희 실세설'을 일축했다.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김씨와 상의하느냐'는 질문에 "잘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대화할 시간도 없고 나도 정치인을 잘 모르는데 아내도 정치권에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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