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고도 욕먹는 윤석열…김종인, 추가 사과 시사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2-20 10:06:55

전두환옹호 발언 때처럼 김건희 의혹도 사과 후 역풍
권경애 "오만한 사과, 안 하는게 낫다…마지막 조언"
진중권 "의혹 사과해야…판단 못하면 대통령 불가능"
김종인 "尹사과 불충분하다면 겸허히 순응할 자세"

사과를 해놓고 되레 욕을 얻어먹는 경우가 있다. 마지 못해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비쳐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그랬다.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은 두 달 전 일이다.

최근 비슷한 사례가 또 생겼다. 이번엔 부인 김건희 씨 의혹이 말썽이다.

▲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 모습. [뉴시스]

윤 후보는 김 씨의 허위 경력 의혹보도가 나온 지 사흘만인 지난 17일 공식 사과했다.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분들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씨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평가는 싸늘하다. 특히 대표적인 탈문 진보 인사들이 윤 후보를 질타해 예사롭지 않다. 윤 후보 대선 전략 핵심은 '반문 빅텐트'를 통한 지지세력 결집이다.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못해 하는 오만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윤 후보 사과의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한 것이다.

권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도 알 수 없는 사과는 그저 권력을 향한 표 구걸의 계산적 행위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조국도 처음에는 이유불문하고 겸허히 사과했었다"고도 했다.

▲ 권경애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그는 "적어도 이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뽑을 수 없어 겨우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마음을 붙이려던 사람들이 윤 후보에게도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 정권교체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변호사는 "윤 후보에게 대한 마지막 조언"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쓴소리를 했다. "이 정도 판단을 못 한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으며 설사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문제"라고 일갈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일단 경력위조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고 허위나 과장 보도에 대해서는 차후에 건조하게 해명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잘못을 했다는 게 아니라 그 사실이 드러났을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중요한 것은 문제가 된 경력들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져 실체적으로는 허위라는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의 공격 중에서 과도한 부분만 부각시켜 허위경력이 부분적으론 진실이라고 우기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이 유일한 자산인데 그걸 버리겠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정을 말하는 이라면 자신에게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또 권 변호사 글을 공유하며 "진정성 없는 사과,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사과는 국민을 더 화나게 할 뿐. 계속 산으로 가는 듯"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후보의 '추가 사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심이 흉흉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0일 "나중에 그 사과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해 국민들이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면 저희 당은 겸허하게 거기에 대해 순응할 자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은 동시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윤 후보는 본인이 주장하는 공정과 상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방어막도 쳤다. "저는 이런 점이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준석 대표도 "최근 상황이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지점이 있다면 선대위는 최대한 낮은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 해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보조를 맞췄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정과 상식에 맞춰서 처리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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