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카드'로 코로나 민심 파고드는 尹선대위…李도 맞장구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2-08 14:41:48

민생과 직결 코로나 대응, 대선 표심 좌우할 어젠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최대 현안…尹 선대위 선점
김종인 "피해 보상액 50조 원서 100조 원대로 늘려야"
이재명 "진심이면 환영"…지원 호응은 불가피한 선택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코로나 민심'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고 있다.

윤 후보가 대선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국가책임제다. 코로나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리더십을 각인하겠다는 의도다. 민생과 직결된 코로나 대응은 대선 표심을 좌우할 것으로 윤 후보는 보고 있다. '총력 모드' 이유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충북·충남도민회 공동주최 국가균형발전 완성 결의대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 상황은 악화일로다. 8일 신규 확진자가 첫 7000명대를 찍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방역상황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 그룹에선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런 만큼 코로나 방역과 함께 피해 계층, 업체에 대한 손실 지원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윤 후보로선 문재인 정부 책임론과 함께 정권교체 당위성을 부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코로나 피해 보상과 관련해 '100조 원 카드'를 꺼낸 건 어젠다를 선점하려는 발빠른 포석이다. 앞서 윤 후보는 50조 원 지원을 공약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선대위 키를 잡자 마자 '묻고 더블로'를 외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보도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50조 원 투입을 공약했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며 "집권하면 100조 원대 투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경제적으로 코마(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비상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각 부처 예산을 5~10%씩 구조조정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100조 원 정도 마련해 피해 보상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비상 국면이다. 현재를 살려야 미래가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선 화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대규모 지원이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일환으로 삼아 중도층, 부동층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선대위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에 의한 빈곤과의 전쟁이라는 기조가 바뀔 것은 없다"고 못박았다.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국가책임제 공약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의 인과관계 증명 책임을 정부가 갖고 보상금과 치료비를 선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원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는 백신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거의 모든 피해를 국민에게 떠넘겼다"며 비판 여론을 자극했다.

조원씨앤아이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눈길을 끈다. '만약 내일이 대선일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냐'고 물어본 결과 윤 후보는 42.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8.3%였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에서 우세를 보였다. 중하위층과 하위층에서 각각 44.6%와 43.5%를 얻었다. 이 후보는 33.7%, 27.9%에 그쳤다. 윤 후보가 10.9%p, 15.6%p로 앞선 것이다.

반면 상위층과 중상위층에서는 두 사람 모두 40%대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었다. 윤 후보의 코로나 행보와 정책이 중·하위층 우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번 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4~6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 김 위원장의 제안에 적극 호응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운데)가 8일 서울 금천구 SK브이원에서 중소·벤처기업 정책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가 경쟁자의 어젠다라고 외면하면 코로나 전선에서 수세를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 최대 민생 정책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이날 중소기업 공약 발표에서 김 위원장의 100조 원 언급에 "진심이라면 환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가 소상공인 지원에 대해 너무 전 세계에서 가장 인색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개인·국민에게 대신 하게 함으로써 희생을 치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은 어느 시점인가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새롭게 방역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를 국민, 현장에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추가지원을 반드시 해야 한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지금보다 훨씬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일 "정말 (지원이) 쥐꼬리다. 정부가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방역 강화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 우려가 커지자 '국가 책임'을 제기한 것이다. 표심을 위해선 이 후보도 현 정부 때리기에 뒤질 수 없는 처지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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