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 '재택방치' 당하고 있는 재택치료자들

조성아

jsa@kpinews.kr | 2021-12-07 10:03:16

"지옥 같았다" 코로나19 확진자들 재택치료 어려움 토로
가족 간 전파 무방비상태, "일률적 재택치료 문제 있다" 지적도

"이걸 '치료'라고 부를 수 있나요? 아무런 조치도 못하고 집에서 상태가 악화돼 돌아가실 뻔 했습니다."

▲지난 달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상황실에서 관계자가 재택치료 대상자들에게 보급되는 '건강관리세트' 키트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A 씨는 "현재의 코로나19 재택치료는 치료라고 말할 수 없다. 집에 갇힌 채 사실상 재택방치 당하는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A 씨의 부친은 혈압약을 먹고 있지만, 그 외의 특별한 질병은 없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상을 기다리던 중 급격히 상태가 악화됐고, 여러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가까스로 중환자실에 입원할 수 있었다. 

30대 후반 확진자 B 씨는 "와이프와 3살 딸과 같이 일주일째 재택치료 중인데, 입원하고 싶은데 병상이 없다고 해 집에서 격리 중이다. 열도 나고 기침도 나는데 집밖에 나갈 수도 없고 약도 아직 받지 못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모든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재택치료를 도입했다. 재택치료 기간은 최소 10일이며, 재택치료자들에게는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측정기, 손소독제 등이 포함된 건강관리세트를 지급한다. 확진자들은 하루 1번 재택치료 전담팀과 통화를 통해 건강진단을 받고, 증상이 심해지면 비대면 진료를 통해 통원치료나 입원절차를 판단받게 된다.

재택치료 대상자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5일 기준 재택치료 대상자는 1만4944명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 재택치료 확진자들이 과연 제대로 치료 받고 있을까. 일부 코로나 19 확진자들 사이에선 '재택치료'라는 말 대신 '재택방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재택치료를 마친 30대 남성 C 씨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C 씨는 "나로 인해 부모님과 여동생 모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엇보다 부모님 증상이 악화될까 가장 큰 걱정이었다"며 "격리용품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만약을 위해 계속 병상을 알아보러 전화를 돌렸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 역시 재택치료가 '치료'보다는 '전파'를 막는 것에 주 목적이 있다고 인정한다. 또한 재택치료자들의 상황이 모두 다름에도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재택치료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른 사람 전파를 막기 위해 가족 간의 전파를 공인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의사 역시 "사실 말이 재택치료지 '치료'라는 표현을 쓰기엔 무리가 있다. 상태가 나빠지면 입원시키겠다는 건데, 현재의 병상 상태로는 상태가 악화돼도 바로 입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노력으로 가족 간 전파를 막는 것이 위험도가 매우 높은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은 재택치료 중 상태가 악화되면 즉시 보건소나 병원에 알려 병상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병상 신청을 해도 바로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재택치료자들이 응급상황이 됐을 때 '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1인 가족'을 중심으로 재택치료를 권장하고 있으나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다. 아이가 있거나 고령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 가족 중 확진자가 나오면 위험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재택치료 기간 중 한 집에 있는 가족이 추가 확진되는 경우엔 재택 치료 기간이 연장되기 때문에 직장 등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받게 된다. 

재택치료 경험자들은 "가능한 가족 간 추가감염이 안되도록 알아서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KPI뉴스 / 조성아·김해욱 기자 jsa@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