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퀵커머스…GS리테일 vs 롯데쇼핑 '한판 승부'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1-12-06 12:04:06

롯데슈퍼, SPC와 손 잡고 퀵커머스 강화
GS리테일, 요기요 인수 이어 카카오 투자
배민·쿠팡이츠에 배달대행업체까지 가세
편의점도 배달 나서지만…중개수수료 부담 우려

퀵커머스 시장이 배달 앱부터 편의점, 배달대행업체, 대형유통업체까지 뛰어들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퀵커머스란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5분~1시간 만에 배송지로 상품을 배송해주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말한다.

▲ 롯데슈퍼에서 배송기사가 퀵커머스 상품을 전달받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0조 원대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구매는 물론 단시간 배송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6일 롯데쇼핑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는 "SPC와 첫 전략적 제휴를 맺고, 퀵커머스 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롯데슈퍼는 SPC그룹의 계열사인 '섹타나인'과 제휴 맺고 '해피오더' 앱 내 퀵커머스 서비스인 '해피버틀러'에서 상품 판매에 나섰다. 해피버틀러는 지난 2일 SPC가 론칭한 퀵커머스 서비스다.

롯데슈퍼의 신선·가공식품, 생활잡화부터 SPC의 케이크·아이스크림 등을 함께 주문할 수 있다. 주문제품은 이륜 배송으로 15분~1시간 내 배송된다. 이 서비스는 서초 프레시센터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범 운영하고, 향후 수도권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사 '롯데슈퍼 프레시' 앱에서도 이용 가능하도록 도입할 예정이다.

그간 롯데슈퍼는 SSM의 강점인 신선식품·즉석조리식품을 중심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해 왔다. 지난해 12월 퀵커머스 사업인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11시~21시에 롯데슈퍼 앱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 배송하는 식이다. 수도권 일부 매장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 100여 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롯데슈퍼 측은 "1시간 바로배송에 이어 전국 420여 개 매장을 퀵커머스 사업의 거점 형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유통기업 중 적극 맞불을 놓은 곳은 GS리테일이다. SSM을 운영하는 홈플러스·이마트에브리데이가 매장을 정리하거나 유지한 것과 달리 롯데쇼핑과 GS리테일은 매장 수를 늘렸다. 퀵커머스의 경우 물류거점지가 많을수록 단시간 배송이 가능해 유리하다.

GS리테일은 전국 330여 개의 수퍼마켓 'GS더프레시' 매장을 활용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적극적인 투자행보도 보였다. GS리테일은 지난 4월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509억 원에 인수,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이뤄 배달 플랫폼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300억 원에 인수했다.

한편 요기요의 퀵커머스 서비스였던 '요마트'는 지난 9월 종료됐다. 대신 근거리 배송의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GS수퍼마켓의 퀵커머스 서비스 '우동마트(우리동네마트)' 등에 연계할 전망이다.

여기에 GS리테일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3%를 650억 원에 인수하며 카카오모빌리티가 확보한 이동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GS리테일의 물류 및 유통 서비스,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우동 마트'는 주문 후 30분 이내 배송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며 "전국 도심에 자리 잡은 GS수퍼마켓의 위치적 이점을 살려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농축수산 및 신선상품의 구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해 초부터 1시간 즉시배송을 시작했고,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지난 8월 '스피드 e장보기'를 론칭해 3개 점포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 우딜-주문하기앱과 우친배달자의 모습. [GS리테일 제공]

배달앱·배달대행업체도 퀵커머스 행렬…편의점, 배달하지만 소상공인 부담 우려도

배달 플랫폼사들과 배달대행업체들은 직고용한 배달기사들을 통해 퀵커머스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배민)은 'B마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배민은 도심형 물류창고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에 30여 곳을 보유한 데 이어 이달에만 5곳을 새로 열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기존 지역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배달 반경을 줄이기 위해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지역을 늘리기보다 수요가 많은 곳에 서비스 개선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쿠팡도 지난 7월 자사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에 '쿠팡이츠마트'를 열었다. 직고용한 라이더가 MFC에 상주하며 15분 내 배송하는 서비스다. 직선거리 2km 이내에만 배달하도록 제한하면서 속도를 높였다. 서울 송파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최근 강동까지 넓혔다.

퀵커머스발 위기를 느낀 근거리 편의점들도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처음으로 요기요와 손잡고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BGF리테일의 CU는 현재 배달 플랫폼 7개와 제휴를 맺고 전국 7000여 운영점을 보유하고 있다. CU의 배달 가능 상품은 총 1700여 개다.

CU의 배달 이용 건수는 올해 월 평균 90% 성장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11월에는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자 배달 이용 건수도 전년 대비 197.7% 급증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도 지난해 3월 요기요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카카오톡주문하기', '배달특급(경기도공공배달앱)'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올해 6월엔 자체 개발한 주문 전용 배달앱 '우딜-주문하기'를 선보였다.

배달대행업체들도 직접 도심 물류거점지를 마련해 퀵커머스 시장에 발을 들이밀고 있다. 바로고는 지난 8월부터 강남 지역 일대에서 자체 배달 네트워크를 활용해 단건배달로 10분 내 배송하는 '텐고'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정식 출시는 미정이다. 메쉬코리아 역시 올 하반기 내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인 오아시스마켓과 손잡고 'V마트'를 강남지역에 선보이겠다고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퀵커머스가 강세를 보이면서 소상공인들의 근심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퀵커머스가 편의점·동네마트 등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편의점의 경우 배달 중개수수료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손현덕 한국편의점네트워크 회장은 "편의점의 근접출점으로 인해 매출 나눠먹기가 계속되고 있다. 가맹본부와 당당히 협상할 수 있는 가맹단체 협상권도 부여받지 못한다"며 "야간 등 매출이 낮은 시간에도 문을 닫을 수 없다. 비대면 생태계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상권은 죽어가고 있으며, 특히 퀵커머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월 쿠팡시장침탈저지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이성원 사무총장은 "향후 B마트·요마트·쿠팡이츠마트 등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해 적합업종 신청 예정"이라며 "국회는 온라인플랫폼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규제하는 법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퀵커머스가 이륜차로 진행하는 서비스인 만큼 배달대행 업체들의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배송기사(라이더)를 구하기 위한 '쩐의 전쟁'도 예상된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자체 배송기사 채용이 아니면 배달대행업체의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배송기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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