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대위 쇄신론' 분출…'구원투수' 이해찬, 양정철 등판하나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1-18 14:01:19

'매머드 선대위'에도 이재명 지지율 고전…위기감 고조
당내 쇄신 요구 커져…이탄희 "선대위 직책 내려놓겠다"
단순한 선대위 개편 아닌 대대적 쇄신에 들어갈 수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선대위 쇄신론'이 뜨겁다. '매머드급 선대위'에도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대위에서 쇄신을 요구해 온 초선 의원 일부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는 등 쇄신 요구가 거세지는 기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운데)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탄희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저부터 먼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 지금 이 시각으로 선대위 너목들(너의목소리를들으러가는위원회)위원장직을 반납한다"고 썼다. "당 선대위 쇄신 등 여러 요청을 드리고 꼬박 3일이 지났는데 현실화·공식화된 것이 없다"고 배경을 밝혔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선대위 쇄신론을 두고 "심각한 양상이다. 민주당이 맞닥뜨린 첫 번째 큰 고비"라며 "양당 모두 의원들이 여의도에 있는 것 같은데 누가 먼저 현장으로 뛰어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5일 민주당 초선 의원 10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성이 떨어진다"며 쇄신을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외부인재 영입과 전면 배치, 실질적 권한 부여 등을 요구한 것이다. 

자성론, 쇄신론이 터져나오자 '구원투수'로 이해찬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2선에 머물고 있는 이 전 대표 등판설이 나오는 배경으로 '컨트롤 타워 부재'가 꼽힌다. 세부적인 직책은 많이 만들었다지만 권한과 책임 범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총선과 대선 등을 지휘해 본 경험이 많은 이 전 대표가 나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합류할 가능성도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비대위원장에 맞설 유일한 여권 내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이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대선과 관련해 자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의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인 만큼 당의 쇄신 방향에 관한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이 전 대표에게 씌워진 완고한 '꼰대' 이미지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20·30세대 공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반론이 당 내부에서 나온다.

여권의 '책사'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합류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내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은 전날 간담회에 양 전 원장을 초청했다. 양 전 원장이 4·15총선 직후 1년 7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행보를 재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양 전 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부재하고, 책임과 권한이 모호하고 비효율적인 체제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 측근과 선대위 핵심 멤버가 악역을 자처하고, 심지어 몇 명은 정치를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않으면 승리가 어렵다"고 조언했다.

다만 양 전 원장 측은 현재까지 선대위에 직접 참가할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왼쪽)가 2019년 12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1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당 지도부도 선대위 쇄신에 나서기는 했다. 지난 15일 초선 의원 일동이 제안했던 혁신위원회 설치를 검토중이다.

개혁 성향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쇄신안에 대해 "송영길 대표가 저희(초선 의원 모임)가 요구했던 특위를 만들겠다고 했다"며 "그러려면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한데 다음 주 최고위가 열리기 때문에 시간 간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주 안에 혁신위 구성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당에서도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혁신위를 선대위 산하에 둘 지, 당 산하에 둘 지는 내부 의견을 조율중이다.

일각에선 이미 이 전 대표와 양 전 원장이 대선 승리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 경선 이전부터 이 후보에게 자신의 연구재단인 '광장' 조직을 일부 내어주고, 자신의 최측근인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을 이재명 캠프에 합류시키는 등 수면 아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 전 원장도 최근 이재명 후보와 직접 만남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이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꽤 클 정도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역할론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선대위 개편이 아닌 대대적 쇄신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평론가는 "선대위 몇명 교체한다고 이 후보가 반등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대대적인 쇄신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당명을 교체하거나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등 큰 이벤트를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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