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 1위 올리브영 위상 지킬까…'몸값 고평가' 논란도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1-11-12 16:54:28
공격적 확장…롭스·랄라블라는 구조조정 중
상장 후 수익성 낮은 매장엔 축소 단행 관측
헬스 앤 뷰티(H&B) 업계 1위인 CJ올리브영이 코로나19에도 신규 출점과 온라인 서비스 강화로 독주 체제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나오면서 올 한해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이 예상된다. 최근 올리브영은 주관사 선정에 돌입했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4조 원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2조~3조 원대로 써낸 증권사들은 주관사 후보군에서 배제됐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지주사인 CJ의 시가총액이 2조8000억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고평가'됐다고 지적한다. 앞서 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 기업가치 1조8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올리브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점포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8603억 원으로 전년보다 5.1% 줄었다. 다만 온라인 매출이 성장하면서 영업이익은 10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고평가 논란은 올해 매출이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매출은 9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1% 늘어난 348억 원을 기록했다.
올리브영 상장은 CJ그룹 3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절차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딸 이경후 CJ ENM 부사장의 올리브영 지분은 각각 11.09%, 4.27%다.
지난 3월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 오너 일가는 올리브영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 글랜우드에 매각해 1400억 원가량을 확보했다. 이를 두고 IPO 전에 올리브영 가치를 미리 살펴보는 동시에, CJ 주식을 사들이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간 올리브영의 성장세는 매서웠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점포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작년 말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1259개로 전년(1246개) 보다 13개를 늘었다. 반면 롯데쇼핑의 롭스와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실적 부진으로 몸집을 줄였다.
지난해 말 기준 롭스는 101개, 랄라블라는 124개였다. 2019년 말에 비해 각각 28개, 26개가 폐점했다. 신세계는 2016년 영국 브랜드 '부츠'를 들여왔다가 지난해 철수했다. 롭스와 랄라블라는 올해에만 매장 30여 개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롭스는 단독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인 '롭스 플러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올리브영의 주요 성장 요인으로는 발빠르게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한 점이 꼽힌다. 뷰티제품의 온라인 매출 성장이 코로나19로 가속화되자 영향력을 발휘했다. 올리브영은 2018년 업계 최초로 '오늘드림'이라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마련했다. 이는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을 최대 3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다.
올 상반기에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강화했다. 온라인 구매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오늘드림 픽업'과 온라인 구매 상품을 원하는 매장에서 반품하는 '스마트 반품' 등이다. 지난 달엔 온라인 플랫폼 내 리뷰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온라인 강세는 실적에서 나타났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9년 10.6%에서 지난해 17.9%으로 증가했다. 이어 올 2분기 23.4%로 증가했다.
매장 수 1위 올리브영, '몸값' 불려 상장 후 구조조정할까
업계에선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확대해 업계 1위를 차지했고, 상장을 위해 몸값을 불린 후엔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원브랜드가 인기를 잃으면서 H&B인 올리브영은 수년간 공격적인 출점으로 현재 독점체제를 거의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의 매장을 열었지만 매장별 매출은 천지차이일 것"이라며 "관광객 유입이 어려워지면서 과거 잘 나가던 매장들이 타격을 받은데다 온라인 강세까지 겹치면서 수익이 안 나는 매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올 상반기 기준 1256개다. 지난해 말에 비해 일부 매장이 문을 닫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올리브영 관계자는 "매장 수는 (지난해 이후) 한 자릿수 증감하며 1250~1260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좋은 상권이 발견되면 신규 출점하고, 오래된 매장은 리뉴얼·이전하는 등 지역별 상권 상황에 맞춰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권별 매장 최적화하고 온라인 사업을 기반으로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서비스를 확대,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CJ는 '2023년 중기비전'을 공개하며 "올리브영의 글로벌 K-뷰티 전문 플랫폼 지위를 굳히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리브영의 점유율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뷰티 카테고리를 확대했다. 무신사의 뷰티 부문 매출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이상 늘었다.
오프라인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H&B의 주 고객층이 10~30대라는 점을 겨냥한 오프라인 서비스도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는 인공지능(AI) 스마트 미러가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점차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시코르의 매장 수는 30여 개로, 고급 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상장 흥행 여부는 올해 실적에 따라 결정될 수 있어 온·오프라인 전략의 귀추가 주목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중심으로 기업 체질 개선에 성공한 만큼 지속적인 실적개선세가 예상된다"며 "실제 IPO가 진행되면 1조8000억 원보다 높은 가치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아 CJ의 지분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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