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도권 다툼 가열…선대위 인선, 윤석열 본선 첫 시험대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1-11 13:12:51

尹 경선캠프 확대개편…이준석·김종인 '전면 물갈이'
주류 결정·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등 이해관계 작용
尹, 이양수·김병민 대변인 임명…김병준과 만나기도
李 "살생부, 의도적 위기감"…'절충안'으로 타결 전망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선거대책위 구성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 경선 캠프 대거 물갈이를 요구하며 '살생부'를 제시하자 캠프 인사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양상이다. 선대위 인선이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면서 윤 후보의 첫 본선 과제로 떠올랐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관람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 "누가 누굴 추천했다, 누가 누굴 비토했다고 하는데 저는 비토한 사람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실무적으로 몇 가지 묻길래 2, 3명 제안한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자꾸 갈등을 증폭시키려고 살생부부터 시작해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그런 것이야말로 의도적인 위기감 고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자리'를 지키려는 윤 후보 캠프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선대위 구성이 난항을 겪는 건 윤 후보와 이, 김 전 위원장의 이견 때문이다. 윤 후보는 경선에서 동고동락하며 코드를 맞춰온 캠프 측근들을 가능한 한 바꾸지 않은 채 확대개편하길 원한다. 그가 신경전 와중에도 캠프 인사를 선대위에 하나둘씩 기용하는 이유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의 이양수 의원과 김병민 전 비대위원을 각각 수석대변인,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이 신임 수석대변인은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재선 의원이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가장 먼저 공개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김 대변인은 윤 후보의 경선캠프인 국민캠프에 이어 앞으로 꾸려질 선대위에서도 대변인직을 맡게 됐다.

이번 선대위 인선은 지난 8일 후보 비서실장에 권성동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두번째다.

반면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는 '매머드 캠프'를 꾸렸던 경선과 달리 본선에서 실무진 중심의 선대위가 효율적이라고 본다. 선대위가 크면 알력 다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젊은 유권자에게 거부감으로 작용한다는게 이 대표 판단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에게 권한이 집중된 '원톱 체제'를 선호한다.

실질적 이해관계가 걸린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선대위 인선은 대선 이후 당내 주류를 결정하는 밑그림이라는게 중평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과도 밀접하다고 한다. 윤 후보 당선에 기여한 경선 캠프 인사들은 '보상 차원'에서 선대위 합류를 요구할 수 있는 처지다. 그러나 이들이 많을수록 입지가 줄어드는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로서는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두 사람이 '파리떼', '하이에나' 운운하며 '캠프 인사 2선 후퇴'를 줄곧 압박하는 이유다.

김종인 '원톱' 체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게 상당한 권한을 줘야 대선승리가 순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이 과거 전권을 부여받았던 상황에서는 굉장히 좋은 성과들을 냈고 일부 권한만 부여받은 상황에선 결과가 그만큼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윤 후보도 경선에서 고비 때마다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많이 구했기 때문에 능력치에 대한 의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시절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함께하는 '공동 총괄선대위원장설'이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김병준 전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과 상의됐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그렇게 만약 나온다면 그건 좀 의외"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다보니 선대위 주요 직책을 둘러싼 3인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아 윤 후보 입당을 성사시킨 권영세 의원과 '경제통' 추경호 의원 중용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의원의 기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윤희숙, 금태섭 전 의원의 선대위 합류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영입하는 데는 윤 후보 측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구성안을 보고 총괄선대위원장 제의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후보가 선대위 구성을 주도했던 전례와 달리 이번엔 3인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선대위 인선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 당선에 기여했던 캠프 '공신'들이 나가라 한다고 고분고분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여당이 선대위 진용을 속속 꾸리고 있는 만큼 야당도 조만간 '절충안'을 찾아 선대위를 띄울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윤 후보가 합의를 이끌며 화합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선대위 구성은 앞으로 정권을 어떻게 구성하겠다, 어떤 사람들하고 일하고 있다는 걸 미리 보여주는 만큼 자신의 정치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 혁신이나 중도확장성을 위한 아젠다 세팅, 이 대표는 젊은층·중도층이 좋아하는 선거 캠페인 전략 측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 전 교수는 평가했다. 

그는 "(윤 후보가) 이런 노하우를 살릴 수 있게끔 융합하고 화합하는 선대위를 만드는 것, 그걸 만들어내면 또 한 번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실패하게 되면 경선에서 겪었던 곤란한 일들이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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