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李·尹 차별금지법 나중에? 대통령도 나중에"
장은현
eh@kpinews.kr | 2021-11-09 16:39:46
李 "일방통행 입법 바람직하지 않아" 제정 속도조절론
윤석열 "개인에게 차별금지법 강제하려면 합의 필요"
與 난감…박주민 법 제정 촉구 도보행진과 온도 차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해 "치별금지법을 다음에 제정하시려거든, 대통령도 다음에 하시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심상정은 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는 요즘 '이재명은 합니다'가 아니라 '이재명은 나중에 합니다'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대선 슬로건을 바꿔 말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한 이 후보의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전날 "일방통행식 입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차별금지법은 현실에서 잘못 작동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적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 "당면한 현안이거나 긴급한 사안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심 후보는 "차별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일어나는 일이고 차별금지법 논의는 노무현 정부때부터 시작해 14년이 됐다"며 "이 후보는 법 제정을 나중에 할 거면 대통령도 나중에 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고 꼬집었다.
심 후보는 인터뷰 이후 추가 자료를 내고 윤 후보도 공격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뤄졌다"며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 소수자들이 차별에 숨막혀 하고 안타깝게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별을 금지하자는 원칙을 만드는 것이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전혀 긴급한 사안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 중 "이들(민간영역)에게까지 차별금지법을 강제하려면 조금 더 사회적 합의를 거쳐 보편적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7월 인터뷰에선 "차별금지법을 세게 시행하는 바람에 회사 경영진이나 동료 직원들이 선택의 자유가 대폭 제한되는데, 그러면 차별은 없어지지만 일자리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차별금지법 제정 속도조절 의사에 난처해졌다. 박주민 의원 등은 '평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한 후 최근 제정 촉구를 위한 도보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회가 14년째 멈춰있는 차별금지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도보행진에 참여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 후보 선대위에서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참모회의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발언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배치된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성별·인종·종교·장애·성 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막는 것이 골자다. 21대 국회에선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과 민주당 이상민·권인숙·박주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평등법 총 4개가 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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