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서 지고 당심서 압승한 尹…준비 부족·실언 극복이 과제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1-05 17:30:08

정권교체 여론 과반…文 정권에 맞서 적임자로 낙점
'반문구심' 자리매김, 보수공략…'집토끼' 전략 주효
당심 압도적 우위가 동력…당원 몰표, 투표율 57.7%
의혹 돌파와 정책 구체화 과제…원팀 선대위 구성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6월 29일 정치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130일 만에 일으킨 파란이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대선 후보로 뽑히기까지 경선 레이스 과정은 순탄치는 않았다. '1인1망언'이라는 비아냥이 따라붙을 만큼 잦은 실언과 정책·비전 준비 부족, 보수 일색 행보까지 크고 작은 걸림돌이 있었다. 그러나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공정' '정의' 가치를 지키려했던 검찰총장 시절부터 다졌던 '반문 구심'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입당후 당내 세력을 결집하고 60대 이상 영남권 전통 지지층을 끌어안는데 공들였다. '집토끼'를 확실히 잡아 경선에서 50%를 차지하는 당심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당심 우선'은 주효했다. 2040세대를 중심으로 분 '홍풍(홍준표 열풍)'도 윤 후보의 압도적 당심을 꺾지 못했다.


'반문 구심' 자리매김과 '집토끼 전략'은 승리요인

​"지난 몇 년간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윤석열이 가장 잘할 수 있다." 문재인 정권 심판과 정권교체에 목마른 보수층·탈진보층이 검찰총장이던 그를 제1야당 대선후보 자리까지 밀어올렸다. 그는 정치선언을 하기 전부터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였다. 그간 여야 전체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윤 후보가 '당심'에서 당내 경쟁 후보들에게 한 번도 뒤진 적이 없다.

반문 노선과 정권 교체를 원하는 전통 보수 지지층 공략이 결정적 승리요인으로 꼽힌다. 영남 편중성이 강한 국민의힘 당심을 확보한 후 본선에서 중도확장을 노린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이라는 무리수를 던지기도 했지만 당심 우위를 끝까지 지켜냈다. 경선 결과 책임당원 투표에서 과반을 상회하는 표를 얻은 데다가 여론조사에선 60·70에서는 40%p 이상의 격차를 벌렸다.

윤 후보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에게 10%p 밀렸지만, 당원투표에서는 무려 23%p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윤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21만34표(57.77%)를 얻었다. 그러나 홍 후보는 12만6519표(34.80%)에 그쳤다. 윤 후보가 홍 후보를 8만3515표나 앞섰다. 

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세가 승리의 동력인 것이다. 당원 투표율이 63.89%로 현행 선거인단 방식이 도입된 2011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결국 당심(당원 표심)에서 승부가 결정 난 셈이다.

반면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37.94%에 그쳐 홍 후보(48.21%)에 적잖게 뒤졌다. 투표수로 환산하면 윤 후보 13만7929표, 홍 후보 17만5267표로 3만7338표 차이가 났다.

홍준표 후보가 도덕성을 약점으로 파고들었지만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과반에 이르는 정권교체론이 인물 경쟁보다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도 윤 후보에게 호재였다. 수사망이 이 후보 측근들로 좁혀질수록 여권의 무능과 부패 프레임은 단단해졌다.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부터 '4선 의원' 못지 않은 인지도가 있었던 점도 승인으로 꼽힌다. 검찰 수장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허례허식을 따지지 않고 '공무원스럽지 않은' 언행을 보이는 것은 대중에게 비교적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는 어느 지역에 가도 손을 흔들어주고 화답해주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 강점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평했다.

'준비 부족'과 각종 의혹은 본선 과제

본선에선 윤 후보 검찰 재직 당시 벌어진 '고발사주 의혹', '대검의 장모 관련 문건 작성', '윤우진 사건',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이 다시 검증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사 또는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인 만큼 여당의 공세가 집중될 것이 유력하다. 여당은 윤 후보가 '대장동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후보에 도덕적인 우위를 갖기 어렵다고 자신한다.

자질 검증도 끝나지 않았다. 준비 부족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일단 언제 어떻게 실언이 터져나올 지 모르는 게 문제다. 경선 막바지에 터진 '전두환 옹호'와 '개 사과 사진' 논란이 아직 봉합되지 않는 상황이다. 경선에 도움이 된다면 지역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는 데다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봐 사과 방문을 미루는, 역량의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윤나땡(윤석열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이 후보에 비해 정치 경험이 적은 윤 후보의 실수를 끌어내기 쉽다며 벼르고 있다.

'중도 확장성'도 불투명하다. 대선주자로서 갖춰야 할 능력과 자질, 비전과 철학 등 차기 지도자로서 자질이 부족한데 '반문 메시지'와 보수층의 지지만으로 올라왔다는 시각에서다. 윤 후보가 외치는 '공정과 상식의 회복'은 시대 정신이지만 정책으로 도달해야 할 지향점이지 정책이 아니다. 우세한 정권교체론에 안주해 '반문재인, 반 집권당' 일변도로 경선의 프레임을 가져갔다가는 중도층·무당층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윤 후보는 공정과 상식, 탈이념과 실용 등을 강조한 정책행보를 예고했다. 그러나 보수 일색의 행보에서나 전·현직 정치인들이 대거 몰려든 캠프 구성에서 참신성을 지닌 인물조차 찾아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캠프 재구성',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선거대책위원장 영입' 등도 거론된다. 

'원팀' 구성도 과제로 꼽힌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홍 후보와 유승민, 원희룡 후보가 한 목소리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밝힌 것을 볼 때 여당에 비해서는 비교적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쟁 주자들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더라도 그들 지지층도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느냐 여부는 또 다른 변수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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