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잇단 설화 지적에 "어떻게 받아들일지 먼저 생각하겠다"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0-29 16:18:36
경선레이스 행보·정책 등 각종 우려에 대한 입장 밝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잇단 실언에 대한 지적에 "제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보다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먼저 생각하는 것을 더 훈련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권경애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설립한 '선후포럼' 유튜브에 대담자로 출연했다. 진 전 교수와 권 변호사, 금 전 의원은 대표적 '탈문(脫文)' 인사로 꼽힌다. 진보 진영에 몸담았다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에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날 대담은 세 사람과 윤 후보가 경선 레이스 과정에서 보여준 행보와 정책 등을 놓고 질의응답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윤 후보는 실언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은 자기의 언행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가까운 사람들과 비공개된 상황에서 얘기하는 것과 공적인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의 발언들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정치 신인이다 보니 배우고 적응하는 데 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자평했다.
진 전 교수는 "2030의 기대나 지지세가 윤 후보에게 몰리지 않는 것이 뼈아프지 않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이야말로 국가 아젠다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면서도 "제 소통 방식이 너무 진지하고 신중한 게 발랄한 청년세대가 볼 때 '올드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나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청년시대에 밝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라며 "진정성 있게 최선의 노력을 하다 보면 청년세대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진 전 교수는 윤 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이 경선 통과를 위해 보수층에 영합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공약이 대선 직전에 확정됐더라도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거두는 게 맞다"며 "늘 개선의견에 대해 귀가 열려있고 본선단계로 넘어가면 당 차원에서 다듬을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내놓은 '양성평등' 공약 중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가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무고죄는 원칙적으로 무고를 한 범죄의 양형과 비례해 가게 돼있다"며 "현실적으로도 악의적이지 않은 이상 무고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그 공약을 마지막 검토할 때 '원칙은 그렇지만 공약도 선거운동의 일환인데, 국민·여성들에게 주는 시그널이 그런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논란은 내부에서도 있었다"고 소개한 뒤 "피해자들이 신고하는 데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확실히 보완하겠다"고 공언했다.
권 변호사는 윤 후보가 검사 경력만 있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이 되더라도 '검사의 시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윤 후보는 "청와대 업무가 헌법법률에 부합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점검할 수 있는 법률가는 청와대에 많아야 한다"면서도 "청와대에서 과거 검찰이나 권력기관을 컨트롤했던 민정수석실 기능을 없앨 것"이라고 답했다. 법률 전문성을 자기검열의 도구로 활용하되 공권력에 대한 통제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행사는 상징적으로 인사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인품과 실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뽑아쓰겠다"고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아직까지 국민들은 국민의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부분도 있다"며 보수정당의 과제에 대해 물었다. 윤 후보는 "진영이나 이념에 갇히지 않고 실용주의, 실사구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래야 다양한 중도와 합리적 진보도 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정당 자체가 내부적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힘과 권력이 분산되면서 하의상달이 되어야 인재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금 전 의원, 진 전 교수, 권 변호사는 윤 후보에게 쓴소리 겸 조언을 했다.
금 전 의원은 "국민들은 오랫동안 대통령다운 대통령에 갈증이 있다"며 "그간 국가지도자들이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잘한 일에만 칭찬받길 바라고, 못한 일은 책임을 회피하며 지지층만 바라봤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은 정파의 지도자가 아닌 국민 전체의 리더를 원한다"며 "대통령다운 것이 어떤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권 변호사는 "일련의 실언들을 봐도 그렇고 그간 평생 살면서 어려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가까이 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런 분들을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서 부딪치고 가까이 하길 바란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수행원들을 데리고 시장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 불편하다"며 '정치신인'다운 탈권위적이고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또 "유권자들은 실수 자체보다는 실수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를 평가한다"며 "정치적인 판단보다는 윤리적인 것을 우위에 두고 진정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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