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박스권 지지율 제고 시동…내달 2일 선대위 출범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0-27 10:50:12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도 만나 선대위에 합류시켜
여론조사서 윤석열, 홍준표에 밀려 반전 카드 절실
전문가 "대장동 국민 정서 고려, 외연 확장 주력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경선 후유증을 해소하며 지지율 박스권을 돌파할 추가 동력을 얻고 있다. 그동안 '무효표 논란'으로 앙금이 남아있던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면담하며 내부 결속을 다진 것이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선대위 합류를 이끌어내는 등 화학적 결합을 위한 용광로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대 안팎으로 정체된 듯한 지지율 제고 기대도 키우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지난 26일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나 그동안 '친문' 진영과의 거리를 의식한 듯 더 낮은 자세로 공감대를 찾는 데 주력했다.
그는 특히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했던 것은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친문 진영을 끌어안아 여권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는 같은날 경쟁 주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는 만찬을 함께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와 함께 선대위 고문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는 또 27일 추 전 장관과 만났다. 두 사람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하며 선대위 합류 등을 논의했다. 추 전 장관은 이 후보가 제안한 명예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고 이 후보 직속 사회대전환 위원장도 겸임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제가 다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추 전 장관께서 많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추 전 장관은 "이 후보는 특유의 유연성과 위트, 마음의 넉넉함으로 어려운 말을 쉽게 잘한다"며 "용광로 선대위를 다시금 상기하면서 그(선대위) 규모를 더 크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후보가 경선 경쟁자들을 잇따라 만나 '원팀' 결합의 물꼬를 트자 민주당은 내달 2일 이 후보 선대위를 띄우기로 했다. 대선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1월 2일 선대위 출범식을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내달 5일 이전에 선거모드로 당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출범식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본부장급 인선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당 소속 의원수만 169명에 달하는 데다가 전직 의원과 외부 인사까지 고려하면 '매머드급' 조직이 꾸려지는 만큼 주요 보직을 우선 발표하고 차차 몸집을 불려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시급한 과제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 지지율의 핵심 걸림돌로는 대장동 특혜 의혹이 꼽힌다. 이 후보 측근들이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이익을 공유했다는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아 이 후보가 중도층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전 카드가 절실한 처지다.
이 후보는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혹 해소에 나섰지만 아직까진 유권자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윤, 홍 후보에게 밀리는 결과도 나온다.
여론조사공정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2, 23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이 후보는 홍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35.3%에 그쳤다. 홍 후보는 50.9%를 얻었다. 격차는 15.9%포인트(p)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39.1%에 그쳐 윤 후보(45.9%)에게 밀렸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이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는 커녕 야당 유력 후보들에게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후보가 박스권 지지율을 돌파하기 위해선 경선 때와는 다른 본선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홍 소장은 UPI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의 가장 큰 악재는 대장동 의혹인데 이 후보가 자꾸 법논리에 맞춰 대응하려다보니 스스로 대장동 프레임에 갇힌 측면이 있다"며 "그렇다보니 정치적 논쟁에 휩싸여 야당과의 반박, 재반박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가 법논리에 함몰되기보다는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대응한 뒤, 겸허한 태도로 검경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대장동 이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가 외연 확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소장은 "원래 이 후보의 강점으로 꼽히던 것이 외연 확장성인데 경선 과정의 각종 네거티브전과 대장동 의혹으로 인해 전혀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2030 세대의 지지율만 깎아먹었다"고 진단했다.
홍 소장은 "청년층과 여성, 중도층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선 이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맞춤형 정책을 내놔야한다"며 "젊은세대가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에 분노하고 있기 때문에 현 정부와 차별화되는 이재명표 부동산정책을 내놓는 것이 지지율 반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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