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이재명, 오전 11시 청와대서 회동…본선 행보 본격화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0-25 14:07:26

경기지사직 사퇴…"5천만 책임지는 나라의 일꾼될 것"
文대통령 만남 신속 진행…지지자 결속 효과 극대화
명·낙, 24일 만남…이낙연이 선대위 상임고문 맡기로
선대위 '화학적 결합'과 20대·女 등 취약층 공략 과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5일 경기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 대선 행보에 돌입했다. 26일엔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난다.

이 후보는 전날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나 외견 상 경선 갈등을 봉합했다. '원팀' 선대위 구성에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 앞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맞으며 반갑게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내일 오전 11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 후보와 면담할 것"이라며 "면담은 상춘재에서 차담 형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면담 장소에는 배석자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3명이 들어갈 예정이며 그 밖에는 배석자가 없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모두발언은 언론에 공개되고 비공개 회동에서의 대화 내용은 이 수석이 추후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중앙선관위에서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유권해석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비정치적인 범주 내에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와 관련되지 않고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사안으로 대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이다. 그런 만큼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138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5000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의 대표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사직을 내려놓은 이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미 선대위 구성에 앞서 경선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온 이 전 대표와 만나는 등 핵심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이 후보를 만나 "경선에서 승리한 이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드린다"며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과 지지자께서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말기를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직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대선 공약인 신복지 정책 계승을 약속했다. 

다만 상임고문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선유세를 전면 지원하는 상임선대위원장에 비해 상임고문은 한발짝 물러선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선 이해찬 당시 대표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현장 인근에선 "이재명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이낙연 지지자와 항의하는 이 후보 지지자가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을 폭행한 이 후보 지지자가 경찰에 입건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측 지지자들의 갈등 봉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건은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화학적 결합을 얼마나 이뤄내느냐다.

이 후보 측은 이 전 대표 측 인사와 지지자 모두를 끌어안아 결집을 이룰 수 있는 묘수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인사들을 주요 자리에 배치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갈등이 형식적으로는 수습 국면에 들어갔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며 "당장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이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이들은 대장동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앞으로 검경의 수사 결과나 여론조사 추이 등을 지켜본 뒤 이 후보를 지지할 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앞줄 왼쪽) 등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양측의 만남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되면서 이 후보와 문 대통령의 만남 일정도 오는 26일로 잡혔다. 문 대통령이 2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유럽 순방을 떠나는 만큼 그 이전에 만나는게 불가피하다. 당초 27일이 유력했는데, 26일로 하루 당겨졌다.

대장동 의혹이 일정 부분 해소된 데다 이 전 대표와의 갈등도 봉합된 만큼 만남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게 청와대의 분위기다.

특히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와 정권재창출을 위해 손잡는 모습을 보인 직후에, 또 '지사직'을 내려놓은 뒤 첫 행보로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가 지지자들의 결속력 강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그런 만큼 이 후보 측은 문 대통령과 만남을 통해 친문 지지자들의 지지를 기대한다. 이 후보 측과 문 대통령의 지지층 사이엔 2017년 대선 경선에서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후보측은 문 대통령 지지를 확인한다면 지지율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과의 면담까지 마치게 되면 '이재명 선대위'의 원팀 구성도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로 남은 정기국회 기간 여의도와 접촉면을 넓히며 입법, 예산 등에서 '이재명표 정책' 실현에 나설 계획이다. 그간 지사직 수행으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민생 현장 행보도 최대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지지율에서 약세를 보이는 20대·여성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엄 소장은 "이 후보가 콘트리트 지지층인 30·40대와 달리 20대, 특히 여성의 경우 지지율이 거의 최하위에 머물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20대와 여성, 중도층 포섭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후보는 이 부분을 유념해 본선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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