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국감' 끝낸 이재명, 野에 판정승? '득과실' 따져보니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0-21 14:18:49

이재명, 野 공세에도 철벽방어…與 "국민의힘 한 방 맞아"
李 '완승' 의견 많지만 '득실' 엄밀히 따져야한다는 시각도
국감 무대로 與 대선후보 입지 다져…'친문' 결집도 긍정적
'태도·독설' 지적은 감점요인…과한 해명에 발목잡힐 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두차례 국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야당 공세에 철벽방어로 맞섰다. 판정승을 거뒀다는 게 중평이다. 정치권에서 이 후보 손을 들어주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된 건 아니다. 핵심 쟁점에 대한 해명이 명쾌하거나 충분하지는 않은 대목도 적잖았다. 이 후보가 이기긴 했지만 다소 찜찜한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결정적 한 방'은 날리지 못했다. 지난 18일, 20일 국회 행정안전위, 국토교통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이 후보에게 해명할 자리만 마련해준 꼴이었다.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 의혹 제기 등을 통해 이 후보의 '배임 혐의' 입증에 주력했으나 김용판 의원의 '조폭연루설'로 역풍만 맞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의 법무부, 대법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유동규 구속' 등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야당의 부풀리기식 의혹 공세에는 정면 대응함으로써 실보다 득이 컸다고 자평했다. 송영길 대표는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국감을 두고 "한 방이 없던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한 방 맞은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변명으로 일관하며 국감을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자료는 제출도 안하고서, 시종일관 자신의 면피용 피켓을 들고 본질은 빗나간 변명으로 국민의 화만 돋웠다"고 혹평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에게도 '득'만 있는 건 아니다. 겉으로 보면 완승 분위기지만 속을 따져보면 잃은 것도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이 후보가 여당 대선후보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건 중평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집중포화를 퍼붓는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특유의 사이다 발언과 해명을 적절히 섞어가며 대응해 준비된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여당 대선후보로서 국민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준비부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야당 의원들이 송곳같은 질문으로 이 후보를 당혹스럽게 하지 못하고 본인들 주장만 펼친 측면이 있다"며 "이 후보가 여당의 비호아래 대장동 관련 해명에 충분한 시간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이번 국감은 이재명 해명 무대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여권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란 관측도 이 후보에게는 고무적이다. 이 후보가 혼자 맞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반감이 여전한 친문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이라면 국감 태도다. 이 후보는 이틀간의 국감 내내 비교적 절제된 태도로 야당 의원들의 공격에 대응하면서도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질의할 때 연달아 "흐흐흐' 웃음을 터뜨리는 등 불량한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이 '조폭연루설' 제기할 때였는데, "오만하다"는 비판을 자초한 반응이었다. 이 후보 측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교수는 "이 후보가 의원들을 상대로 어이없다는 듯이 비웃거나 면책특권을 없애야 한다는 등의 독한 발언들은 대선후보로서 불성실하게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태도는 이 후보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이나 보수층 유권자들에게는 오히려 반감을 살 가능성이 높다"며 "본선에서 야당 후보를 상대로도 이런 모습들을 보인다면 중도층 포섭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너무 세세하게 설명한 것들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평론가는 "대장동 개발 설계자인 이 후보가 어떤 측근보다 설명에 자신이 있기에 이번 국감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 해소를 위해 너무 많은 말들을 쏟아내며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검경이 대장동 조사에 한창인데 만약 이 후보가 해명한 사실들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증거가 될 수 있는 얘기들을 본인 스스로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전국민이 방송을 통해 이 후보의 해명을 직접 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후보의 '초과이익 환수 삭제' 논란이나 '천화동인 1호'의 '그분'은 누구인지, 유동규 전 본부장을 비롯한 '대장동 4인방'과의 관계, 공공환수를 얼마나 했는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해명은 부족해 여전히 논란거리다. 대장동 여파가 앞으로도 대선 정국을 집어삼킬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평론가는 "향후 민심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앞으로 여론조사 추이 등을 통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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