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방'했으나…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대장동 의혹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0-20 16:51:25
이재명, 철벽 방어…의혹 말끔히 해소안돼 정치공방 지속 전망
18, 20일 치러진 경기도 국정감사는 '대장동 국감'이자 '이재명 청문회'였다. 대장동 개발사업이 '성공적 공익환수'인지, '최악의 민간특혜'인지를 두고 공방이 치열했다.
그러나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야당의 재탕삼탕 의혹제기는 파괴적이지 않았다. 그에 비해 여당 대선후보 이재명 지사의 방어는 튼실했다.
이 지사의 정면돌파는 나름의 효과를 거뒀다는 게 중평이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국감을 통해 의혹을 많이 털어냈고 홀가분하게 본선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 지사는 이르면 금주내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초과이익환수 조항은 왜 빠진 건지, 김만배가 지칭했다는 '천화동인 1호'의 '그 분'은 누구인지, 궁극적으로 대장동 사업의 본질이 공익환수인지, 민간특혜인지 논란은 말끔히,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대장동 의혹을 두고 여야 정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검찰 수사 진행에 따라 대선판이 크게 흔들릴 여지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초과이익환수 삭제 논란
초과이익환수 삭제 논란은 배임과 연결되는 쟁점이다. 이 조항을 넣지 않아 화천대유가 천문학적 부당이익을 챙긴 것이고, 이는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야당측 논리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틀간의 경기도 국감에서 줄기차게 문제제기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20일 국토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초과이익 환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는데 누가 건의한 것이냐"며 "유동규인가, 정진상(전 경기도 정책실장)인가, 다른 공무원인가"라고 물었다.
이 지사는 "응모 공모 후에 협약 과정에서 일선 직원이 했다는 건데, 당시에 간부들 선에서 채택하지 않았다는 게 팩트"라며 "재벌 회장에게 계열사 대리가 제안한 게 있었다는 걸 보고하는 경우가 있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 의원은 "민간의 개발이익에 대해 몰랐다고 한다면 무능한 것이다. 대통령 후보로 적합하겠냐"며 "초과이익 환수를 차단함으로써 1조 가까운 돈을 화천대유에 몰아줬다. 그게 배임"이라고 이 지사를 몰아세웠다.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의원도 "국민들이 어떻게 8천만원 투자한 사람이 1000억 원, 1천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냐는 데 분통 터져 한다. 택지 사업 수익 중 5500억 원, 70% 확보는 맞는 말씀 같은데, 대장동 사업 전체 이익 중에선 75~90%가 민간으로 넘어갔다"며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빠진 점을 지적했다.
이에 맞서 이 지사는 "확정이익을 받는 게 시 방침이었고 도시공사를 따라야 하는데 예상보다 집값이 오를 경우에 나누자고 하면 상대는 당연히 집값이 떨어질 때 고정이익을 낮추자고 하면 들어줘야 하지 않겠냐"며 "협상하는데 갑자기 실무의견을 받지 않았다는 게 어떻게 배임이 될 수 있느냐"고 받아쳤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민주당은 이 지사 엄호에 나섰다. 문진석 의원은 "'협약이 돼 있는데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는 게 문제가 있냐 없냐'고 금융권에 물었더니 자기들이 배임에 걸린다고 하더라"며 이 지사 편을 들었다. 이 지사는 "우선협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공모에 없던 내용을 추가하면, 그걸 받아주면 은행이 배임이 된다"고 말했다.
"(실무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게 어떻게 논리적으로 배임이 될 수 있나", "진실은 조항 삭제가 아니라 추가의견 미채택"이라는 게 이 지사 입장이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2015년 당시 이 것(초과이익환수)이 문제된 바 없고, 이번에 언론보도로 드러난 새로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과이익 환수조항은 처음부터 없었으니 '삭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초과이익 추가환수 의견' 미채택 이유로는 △민간의 비용 부풀리기 회계조작과 로비 방지를 위해 '성남시 몫 사전확정' 방침이 정해졌고 △ '성남시 몫 사전확정' 방침에 따라 공모가 진행되었으며 △ 3개 응모 업체중 선정된 하나은행컨소시엄과 세부협상을 하던 중 '부동산경기 호전시 예정이익 초과분을 추가환수하자'는 실무의견이 있었는데 공사 결재과정에서 채택 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수용불가능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추가부담 요구는 공모내용과 어긋난 점 △'경기악화시 손실공유'는 피하면서 '경기호전시 추가이익공유' 주장은 관철 불가하다는 점 △경기악화시 손실감수는 '확정이익 확보' 방침에 어긋난다는 점 △초과이익공유 불응시 계약 거부하면 소송 비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장동 설계자는 누구
심상정 의원은 이날 질의에 앞서 한 시민이 전해달라고 했다며 '돈 받은 자는 범인, 설계한 자는 죄인'이라는 피켓을 들어 보였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도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이 지사임을 거듭 주장하며 "범인은 설계자이고, 이 사건의 범인은 이재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고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고 받아쳤다. 또 "부정부패의 범인은 돈 받은 사람이다. 물건 가진 사람이 도둑"이라며 "도둑질한 사람이 국민의힘"이라고 역공했다.
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개발을 의도적으로 포기시키고 민간사업자 이익 보전을 목적으로 (대장동 사업을) 최초로 설계한 사람은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국민의힘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민간개발업자에 특혜 폭탄을 안긴 건 대장동 공공개발을 필사 저지한 국민의힘"이라 했다.
이재명과 '대장동 4인방'
'대장동 4인방'은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를 일컫는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유 전 본부장과 이 지사의 관계를 물었다. 이 지사는 아는 사이였던 것은 맞지만 "날 배신했다"고 단언했다. 남 변호사에 대해서는 악수를 한 번 했지만,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와의 사적인 관계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8일 행안위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 양기대 의원이 '김만배-유동규 녹취록을 낸 정영학을 아느냐' '남욱 변호사를 아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천화동인 1호'의 '그분'은 누구
18일 행안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을 소유한 '그분'은 돈을 자기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그분이 쓰고 싶은 곳에 쓰고자 할 때 그분의 의사대로 지배력을 행사하면 그게 곧 그분의 돈"이라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심지어 "가면 뒤 그분의 실체"라며 이 지사를 추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속되는 추궁에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맞섰다. 그는 "부정부패 주범은 돈 받은 사람"이라며 "제가 뭘 해 먹었다는 취지인데 분명한 사실은 국민의힘, 과거 새누리당이 당의 당론으로 공공개발을 막았다"고 역공을 펼쳤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도, 대장동 4인방중 한명인 남욱 변호사도 "그 분이 이재명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공공환수 얼마나 했나
대장동 개발 사업은 "특정 소수가 독식하던 것을 5500억 원, 70%를 공공환수 해낸 모범 사례"로,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는 게 이 지사의 주장이다. 반면 야당은 개발이익 90% 가량을 소수 민간 사업자에게 몰아준 최대 특혜사업으로 규정한다.
심상정 의원은 "아무리 대한민국이 투기공화국이라 하더라도 지방정부 사업에서 이런 상상할 수 없는 특혜가 어떻게 개인에게 돌아갈 수 있나, 성남시는 도대체 어떻게 설계하고, 무엇을 관리 했나, 국민들은 이 것을 묻는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번 대장동 개발 사업이 공공이 지원한 민간 최대 특혜사업'이라고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 사업 자체가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하는 1조8000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이 지사가 말하는) 5500억 원을 다 인정해도 25%, 1800억 원만 이야기할 때는 10%"라며 "택지사업에서 5500억 확보한 건 맞는 말씀 같은데, 대장동 사업 전체 이익 중 75%, 90%가 민간으로 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해 큰 도둑에 다 내주고 이거라도 어디냐,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심 의원은 말했다. 심 의원은 "민간특혜 이익에 동원된 국민 손실이 1조 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2015년은 미분양이 폭증할 때다. 최경환 당시 부총리가 돈 빌려서 집 사라고 권장하고 그럴 때다"라며 "앞으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예측해 분양사업도 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당시 상황을 이해 못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아울러 "5500억 원을 작은 확정이익이라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대한민국 지방 행정사에서 민관합동개발을 통해 공공으로 천억 원 단위로 환수한 사례가 없다. 20년이 넘도록 전국에서 도시개발사업으로 개발부담금 환수한 것이 1700억 원 밖에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또 "8000만 원 투자해서 1000억 원을 벌었다고 자꾸 얘기하시는데, 자본금과 투자금은 완전히 다른 거다. 투자수익률과 자본수익률을 구분하지 못하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 답변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심상정 의원에 화살을 날렸다. 문 의원은 "20일 경실련 발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한민국 최고 시민단체가 어떤 자료를 가지고 그런 발표를 했는지,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경실련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장동 사업 개발이익의 90%가 민간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어 "심상정 의원님을 존경하는데, 그런 말도 안되는 수치를 갖고 국감에서 말씀을 하시니 심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LH도 택지를 민간에 분양하고 나면 분양이익은 가져올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비 대납
이 지사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김도읍 의원은 효성 조현준 회장이 30여명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리면서 400억원을 지불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와 유사한 규모 변호인단을 의뢰한 이 지사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변호사비를 농협하고 삼성증권 계좌로 다 송금했고 그 금액은 2억5000만 원 좀 넘는다. 대부분 연수원 동기이거나 법대 친구들이기에 효성과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저는 그 돈 낸 것도 너무 큰 부담이다. 근데 400억 변호사비를 줬다는 얘기랑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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