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변방' 출신 이재명, '악재'마다 정면돌파…與대선후보로 우뚝

김광호

khk@kpinews.kr | 2021-10-09 14:00:58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서 문재인·안희정에 이어 3위
경기지사 당선 이후 코로나 대응, 뛰어난 행정력 주목
작년 8월 차기 대권주자 조사 첫 1위…尹과 양강구도
與 대선 경선 도전…숱한 악재에도 과반으로 본선직행

"정치적 후광, 조직, 돈, 연고, 아무 것도 없는 나를 응원하는 것은 성남시와 경기도를 이끌면서 만들어 낸 작은 성과와 효능감 때문일 것이다. 실적으로 증명된 이재명이 대한민국을 위해 준비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1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던진 출사표다. 그로부터 100여일이 지난 10일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주가를 올려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여의도를 거치지 않고 대선후보로 직행한 특이한 이력의 정치인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순회 경선에서 과반 승리를 거둔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4년전 '변방장수'였다 유력주자로 부상해 두번째 대권 도전

이 후보의 대권 도전은 두 번째다. 성남시장으로 처음 출마한 2017년 대선에선 '변방 장수'를 자처했다. 4년이 흘러 이제는 중앙 정치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변방 기초단체장에서 유력한 여당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것이다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 민주당 제19대 대선후보 경선에서 21.2%를 얻어 문재인·안희정 후보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중앙정치인으로 존재감을 각인한 것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2018년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경필 전 지사를 제치고 민선7기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정치인 이재명이 차기 대권주자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계기다.

지사 취임후 청년통장, 경기도 계곡 노점상 철거, 닥터헬기 구매, 공공배달앱 개발, 지역화폐, 수술실 CCTV 설치 공론화 등 친서민 생활 밀착형 정책을 펼치며 뛰어난 행정력을 보여줬다.

특히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를 대상으로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1차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관철했다. 국민 머릿속에 '이재명의 기본소득'을 주입시켰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성남시와 경기도의 지방자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업무 역량을 인정받았다. 조직과 지역, 특정 정파의 지원을 토대로 대권에 도전한 다른 정치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 무죄 판결후 대권 날개…1년여간 與 대선주자 1위

그렇다고 정치 인생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각종 논란과 의혹에 휩싸이면서 수차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배우 김부선씨를 둘러싼 논란, 형님·형수와의 논란, 음주운전 이력 등 각종 사건은 발목을 잡았다.

특히 형 재선 씨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이 나와 구사일생했다.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에 줄곧 밀려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초반 신천지에 대한 강경 대응이 민심의 호응을 받았다. 대법원 무죄 판결은 지지율 오름세의 기폭제였다. 판결 한달만인 8월 이 후보는 이 전 대표를 누르고 지지율 첫 1위에 올랐다. 7개월 연속 선두를 지키던 이낙연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이재명 대세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30%대의 높은 지지율을 지키며 여권 주자 1강 체제를 공고히했다. 이 전 대표가 뒤로 처지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대 경쟁자로 부상했다. 최근까지 거의 1년여 간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의 양강구도가 이어졌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1일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대선주자 이재명으로서 본격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1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숱한 악재에도 경선 과반승으로 본선 직행…지지자들 '사이다' 이재명 기대 높아

이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이 전 대표를 비롯한 경쟁자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야권과 언론도 여당 유력주자 검증에 열을 올려 이 후보는 수많은 악재를 겪었다. '바지 발언'부터 '황교익 보은 인사',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 '떡볶이 먹방' 논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까지 돌발 악재가 잇따르며 당 안팎의 공세가 거셌다. '사이다 본능', '싸움닭 기질'도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여권 내부의 네거티브전에 대응을 자제하고 야권 공격은 정면돌파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 위기를 넘겼다. 숱한 의혹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지층의 '충성도'는 견고했다. 경선 초반부터 과반을 확보하며 승기를 잡았다.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세종·충북과 대구·경북, 강원 지역 순회경선은 물론 1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 압승했다.

첫 승부처로 꼽히던 '호남 대전'에서도 선전은 계속됐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광주·전남에서 첫 패배를 당했지만, 전북에서 또다시 과반에 성공하며 '호남 대전'을 승리했다. 이때부터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세론을 확인한 뒤 제주, 부산·울산·경남, 인천과 2차 슈퍼위크에서도 50%이상을 득표하며 이 전 대표와의 격차를 벌려나갔다.

결국 남은 경기와 서울, 3차 슈퍼위크까지 누적 득표율에서 과반을 확보해 결선투표 없이 본선직행을 확정했다. 마지막 3차 슈퍼위크에서 득표율이 28.30%에 머물러 누적 득표율에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유지했다. 당 안팎의 대장동 공세가 매서웠는데도 꿋꿋히 이겨낸 의미있는 결과였다.

특유의 '직진본능'으로 정면돌파의 승부수를 던진 게 주효했다. 많은 의혹에도 지지자들이 흔들리지 않았던 건 이 후보에게 바라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기존 정치 문법을 깨뜨린 '싸움닭'이자 '사이다' 정치인이 보여줬던 행보가 본선에서도 통할 지는 의문이다.

대권주자 이재명의 진정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한마디, 한걸음에 국민, 언론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소년공' 이재명의 대통령 도전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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