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 '항문침', '삿대질'…윤석열·유승민 난타전

조채원

ccw@kpinews.kr | 2021-10-07 14:58:35

尹·劉 측, 천공스승·항문침전문가 친분 두고 진실공방
토론 후 '삿대질' 의혹까지…경선 '진흙탕 싸움' 우려

국민의힘 윤석열·유승민 대선 경선후보가 연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5차 TV토론에서 불거진 윤 후보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이 '항문침 전문가(이병환)'와 '천공스승' 친분설로 이어지면서다. '미신' 이슈를 둘러싼 두 후보의 난타전에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유승민 대선 경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유 후보 캠프는 7일 논평을 통해 윤 후보와 천공스승, 이병환 씨와의 관계를 추궁했다. 유 후보 측 권성주 대변인은 먼저 윤 후보 캠프가 안보특보로 임명한 해군 출신 김성훈 씨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김 씨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의 천안함 재조사 당시 최원일 함장에게 "고마하고 조용히 행하라"는 막말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권 대변인은 김 씨 특보 인사를 들어 "국가 존립과 국민 생명이 걸린 안보문제마저도 무속인의 지령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윤 후보 권유대로 '정법 시대'를 보니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김정은 삼부자가 희생 속에 통일을 이루어 내고 영웅 중의 영웅 집안이 탄생해 노벨상을 받게 된다'는 맨정신엔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권 대변인이 언급한 '무속인'은 유 후보가 지난 5일 TV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아느냐고 물어본 '천공스승'을 말한다. 천공스승(진정스승)은 윤 후보 멘토를 자처하는 논란의 인물이다. '정법'은 천공스승이 진행하는 강의다.

천공스승은 지난 3월 최보식 전 조선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고비 때마다 내게 물으면 답해주고 있다"며 "윤 총장이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니까 좀 도와준다. 지금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천공스승은 박영수 특검이 최순실 관련 수사를 할 때 윤 후보에게 부인인 김건희 씨를 통해 가르침을 줬다고 한다. 그는 "윤 총장과 전화를 하고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천공스승과의 친분을 묻는 유 후보 질문에 "알기는 하고 본 적도 있지만 멘토라는 이야기는 과장"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 측은 '이병환을 모른다'는 윤 후보에 대해선 "거짓말"이라고 공세했다. 유 후보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지난 6월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 영상을 보면 이 씨는 단상에 오르는 윤 후보의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고 심지어 경호까지 하는 장면들이 있다"며 "무엇을 감추려고 이 씨를 모른다고 거짓말했냐"고 몰아세웠다.

윤 후보 캠프는 "유 후보 측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윤 후보 측은 '토론회 후 유 후보에게 삿대질을 했다'는 유 후보측 주장과 이 씨와의 친분 여부를 집중 반박했다. 윤 후보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 후보가 유 후보에게 악수를 하며 '아까 얘기 나온 정법은 그 분 유튜브 동영상을 한 번 보시면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고 했고 유 후보는 좀 당황한 듯 악수하던 손을 뿌리치고 황급히 퇴장한 것이 토론회 직후 있었던 상황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유 후보 측은 전날 6차 토론을 마친 윤 후보가 유 후보에게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있다"며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유 후보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었다고도 했다.

또 윤 후보 측 김인규 부대변인은 "이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에 대해 개인적으로 인사한 적도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와 이 씨 둘만이 찍은 사진이 나왔는데 유 후보 측 논리대로라면 유 후보와 이 씨는 친분이 있는 사이여야 옳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유 후보 측 이수희 대변인은 "누가봐도 정치인이 사진 촬영에 응해줘 찍힌 것으로 보이는 17년전 사진 한 장과 1시간이 넘는 동영상에서 이 씨가 보여준 모습을 소위 물타기식으로 같다고 여길 수 있냐"고 받아쳤다. 이 대변인이 6월 9일 당시 이 씨가 윤 후보를 수행하는 듯한 모습의 영상을 공개하며 두 캠프 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천공스승과 이 씨가 어떤 사람인지, 그들과의 친분관계가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한 채 양측 주장만 엇갈리는 상황이다. '당사자' 이 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저는 침구사 자격을 국내외에서 받고 항문 침구개발 특허권자, 뇌신경을 살리는 항문침을 연구하는 봉사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유 후보 측이 전국민이 다 보는 TV토론에서 마치 주술사나 사이비 치료사인 것처럼 망신을 줬다"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그러나 진실이 무엇이든 두 후보 모두 크게 얻을 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캠프 위치를 정할 때나 묘자리 이장 등 대선주자가 미신적 요소에 따라 움직인다는 얘기가 나온 게 처음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손바닥 왕자의 경우 그 모습이 직접 TV에 나왔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비판 받을 요소가 있다"며 "한 두번은 그럴 수 있다지만 이런 식의 '미신 논란'이 계속 끌어간다면 유권자에게나 국민의힘 경선엔 그저 피로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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