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수사 칼끝 어디로…유동규 구속에 여야 긴장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0-04 11:06:08

이재명 "안타까움 공감하지만 사과할 일 아니다"
李캠프 "유동규, 측근아냐"…이낙연측 "특수관계"
측근 뒷받침 잇단 증언과 李 말 달라져 의구심
野 공세 강화…이준석 "최순실, 비서실 있었냐"
진중권 "조국시즌2 될 듯...허위를 사실로 우겨"

여야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긴장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면서 수사 속도는 급물살을 타는 흐름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과 이익 배당 등 사업구조 설계를 총괄한 '키맨'으로 지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중용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이 2018년 10월 1일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유 전 본부장은 지난 3일 성남시 책임과 연결될 수 있는 배임과 뇌물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사업 추진 당시 이 지사의 관여 여부,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 측근이냐, 아니냐가 수사 향배를 좌우할 관건으로 꼽힌다.

유 전 본부장 민간업체 카운터파트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다. 무소속 곽상도 의원 아들이 '50억원 퇴직금'을 받은 곳이 화천대유다. 유 전 본부장이 입을 열면 불똥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상황인 셈이다.

이 지사는 4일 유 전 본부장 구속과 관련해 '관리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연루 의혹을 거듭 일축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소관하는 사무에 대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00여명 성남시 공무원과 1500명 산하기관 소속 임직원에 대한 관리책임이 당시 시장이던 제게 있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공약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그러나 "안타까움에는 공감하지만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특혜를 해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관리책임 인정은 유 전 본부장 구속에 대한 출구 전략 차원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사과 표명 거부는 유 전 본부장을 고리로 한 당 안팎의 공세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전날 자신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한 국민의힘 등을 향해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반격했다. 지난 3일 수원 경기도의회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하면서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당의 핵심 인사들은 이날 앞다퉈 유 전 본부장과 선을 긋는데 열을 올렸다.

이 지사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제가 알아본 바로도 측근으로도 불릴 수 있는 기준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기획, 아이템이 인정이 돼 일하게 됐지 특별한 인간관계, 친분에 의해 챙기는 그런 관계는 아니었다고 그러더라"라고 전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가 "대통령선거 캠프에 안 데려갔다면 측근이 아니라고 본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이 지사와 경쟁하는 이낙연 전 대표측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서 사견을 전제로 "대장동 개발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설계했고 유씨는 실행자"라며 "유씨는 이 지사 선거를 도왔던 인물로 최측근으로 불린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특수관계이며 이 지사는 대장동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된 직후 당과 무관한 사안이라며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유 전 본부장 구속을 핑계로 특검을 주장하지만, 지금은 검찰의 수사가 먼저"라고 반박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특검 주장을 그만 내려놓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대여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 측근이었다는 주장과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여론전이 유리하다는게 야당 판단이다.

유 전 본부장은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민주당 당원 가입과 정치 행사 참석을 압박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고 조선일보가 전날 보도했다. 일부 직원은 사실상 공사 1인자로 꼽힌 유씨 요구로 선거 직전 민주당에 입당하거나 정치 행사에 참가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이 지사 말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점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TV토론회에선 유 전 본부장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그 사람이 제 선거를 도우거나 사무실 집기 사는 것을 도왔냐"라고 반문했다. "비서실에서 지근거리에 보좌를 하던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지사가 2019년 SNS에서 "금한령 방패 뚫은 이재명과 유동규의 투트랙 비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는 등 두 사람 관계가 가까운 걸 암시하는 내용들이 차례로 공개된 뒤 어조가 달라졌다. 

이 지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성남시장 선거를 도운 것은 맞지만 경기도에 와선 딴 길을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 도지사 선거 때도 안 도와준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번 플레이어 이재명 지사가 비서실에 있어야 측근 아니냐고 했다는데 코메디"라고 꼬집었다. 또 "최순실씨는 비서실에 있었나"라고 따졌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호가호위 하는 비선을 막지 못해 탄핵됐는데 1번 플레이어님도 그냥 셀프 봉고파직에 위리안치 하시라"라고 쏘아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의 가재, 붕어, 개구리에 이어서 이제 이 지사는 국민을 돼지 취급하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가 연일 폭주하더니 이제는 국민들을 향해 돼지라고 한다"며 "수많은 중도층, 무당층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 이재명의 대장동 게이트를 의심하는 이들도 모두 돼지라는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조국 시즌2가 될 듯"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거짓말 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이미 진실이 빤히 드러났는데도 끝까지 허위를 사실이라 박박 우기는 종자들은 참을 수 없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그 대표적인 사례가 조국"이라며 "지금은 이재명이 조국"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아직은 경선 중이라 이낙연을 지지하는 층에서 이재명에 대한 비판에 가담하고 있지만, 일단 대선 후보가 되면 그들 중 상당수가 이른바 '원팀'이 되어 이재명의 대국민사기극에 가담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조국 사태 시즌2의 막이 오르는 것"이라고 예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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