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리스크' 확산일로…이재명도, 윤석열도 전전긍긍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10-01 10:16:03
野 "李 생환 로비"…진중권 "金, 브로커 노릇한 듯"
金 누나, 尹 부친과 주택 거래…與, 뇌물 의혹 제기
尹 "金 탐탁지 않게 여겨..개인적 교분 없어" 반박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선 정국의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김 씨는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대장동 의혹은 법조·정치·언론 등이 얽힌 '비리 카르텔'로 드러나고 있다. 김 씨는 사업 관련 인사들과 정관계 로비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로비 의심 정황이 담긴 녹취록 등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금품 액수는 3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심에 김 씨가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김 씨는 출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김 씨 행적은 여야 유력 대선주자와도 맞닿아 있다.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 추진한 것이다. 김 씨는 이 사업으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겼다. 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1~7호가 올린 수익은 배당금만 4000억 원이 넘는다.
그는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아는 사이다. 공교롭게 김 씨 누나가 윤 전 총장 부친 집을 샀다. 불똥이 튀면 두 사람도 사정거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만배 리스크'가 커지면서 두 사람 모두 찜찜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씨는 이 지사와 다른 건으로도 맞물려 있다. 이 지사 무죄 판결이다. 연결 고리로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지목된다. 그는 지난해 9월 대법관 퇴임 후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을 지냈다. 월 1500만 원씩 1억50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의혹 제기후 사임했다.
그는 대법관 시절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그런 그가 대법원 판결 시점 전후로 김 씨를 최소 8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2019년 7월부터 작년 8월까지. 장소는 대법원 대법관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받은 대법원 출입기록에 나온 것이다.
이 지사 관련 사건은 작년 6월 15일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됐다. 그 직후인 6월 16일 김 씨는 권 전 대법관실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 뒤인 작년 6월 18일 권 전 대법관은 전원합의체 첫 심리를 열고 이 지사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작년 7월 16일 이 지사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고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튿날인 7월 17일에도 김 씨는 권 전 대법관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 전 대법관은 재직시 이 지사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 사건은 당초 대법원 2부에 배당됐다. 당시 재판연구관이 올린 검토 보고서는 상고 기각(유죄 선고) 취지로 작성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넘어가면서 무죄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은 무죄 취지로 별개 의견을 냈다. 그런데 회의를 거쳐 이 의견이 다수 의견이 됐고 전원합의체 판결문에 반영됐다는게 중론이다.
이 지사는 이 판결로 기사회생했고 대선에 출마해 여당 후보가 되기 직전까지 올 수 있었다.
김 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권 전 대법관은 동향(충남 논산) 분이라 가끔 전화도 하는 사이여서 인사차 3, 4차례 방문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에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씨는 "방문 목적은 대부분 (대법원) 청사 내에 근무하는 후배 법조팀장들을 만나거나, 단골로 다니던 대법원 구내 이발소 방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의원은 "김 씨의 방문 일자는 이재명 지사 사건의 전합 회부일, 선고일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이 지사를 생환시키기 위한 로비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김 씨가 이 지사의 무죄 확정 과정에서 브로커로 활동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김만배가 중간에서 브로커 노릇 한 듯"이라며 "판결 거래 의혹으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1일 YTN방송에 출연한 변호사는 "이 지사 무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신뢰도에 의심이 제기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CCTV, 전자기록 등을 확인해 김 씨와 권 전 대법관 만남의 진상을 신속히 파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 직전에 이 지사를 인터뷰해 '특수 관계'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아왔다.
김 씨 누나는 2019년말부터 지난 여름 사이 서울 목동 재개발 지역 내 단독주택·빌라 8채를 집중 매입했다고 조선일보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윤석열 말고 '좋은 사람'이 대권을 잡으면 아파트를 개발해 큰 돈을 번다"고 말했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김 씨 누나는 천화동인 3호 사내 이사다. 김 씨가 이래 저래 이 지사를 호의적으로 보고 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김 씨는 머니투데이 법조 기자 출신으로 법조인들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으로 구속기소됐을 때 법조 인맥을 동원해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로 꾸려진 변호인단에 박영수 전 특검 등이 활동했다. 당시 수사 책임자는 강찬우 전수원지검장. 두 사람은 나중에 모두 화천대유에 합류해 고문 등을 지냈다. 김 씨가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대법관도 마찬가지다.
김 씨는 윤 전 총장과도 아는 사이다. '법조 기자' 경력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분 여부는 불확실하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김만배는 형 동생 하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 말 박영수 특검이 법조 출입기자 1진을 불러모았고 이때 연락을 맡은 사람이 김만배 기자였으며 수사팀장을 누가 하면 좋겠냐는 박 특검의 물음에 김만배 기자가 '석열이 형 어떨까요'라고 추천했다"는 것이다.
김 씨 누나가 2019년 윤 전 총장 부친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사들인 것도 의문을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로또 확률 만큼 어려운 우연","온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 가능"이라며 김 씨와 윤 전 총장 간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뇌물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송영길 대표는 SNS에 "당시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불과 40일여 전이었다"며 "보험일까요? 아니면 뇌물일까요?"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김 씨와의 친분을 부인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김 씨와 개인적 교분이 없었다는 윤 전 총장의 직접 설명을 전했다.
"윤 전 총장 본인이 이야기를 했다. 박영수 특검이랑 만난 적이 있었는데 윤석열 당시 검사는 (김 씨를) 썩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인 어떤 교분을 맺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김 씨도 윤석열 당시 검사에 대해서는 좀 어렵게 생각해 가까이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그는 김 씨 누나와 윤 전 총장 부친의 부동산 매매가 '정상 거래'였다며 '다운계약' 의혹을 일축했다. 이 실장은 "(김 씨 누나가) 1억을 좀 더 싸게 해달라 18억 원에 하자고 했지만, (윤 전 총장 부친이) 그건 안 되겠다고 해서 19억 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을 중개업소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김 씨와 정말 친분이 없다면 '김만배 리스크'는 위협적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러나 친분을 입증할 물증등이 나오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주택 거래 의혹의 불길이 크게 번질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여권은 물론 당내 공세로 윤 전 총장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은 해당 주택 거래를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의 일치 같은 사건"이라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일단 논란의 주택 거래를 주선한 중개업자의 객관적 증언이 나오는게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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