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월초 남북연락선 복원"…종전선언 '선결조건' 제시

김당

dangk@kpinews.kr | 2021-09-30 08:25:11

"종전선언 앞서 이중적 태도, 적대시 정책 철회해야"…입장 처음 밝혀
"말이 아닌 실천으로 민족자주 견지해야"…'동맹∙국제공조' 탈피 요구
"미 새정부 군사위협·적대정책 변함없어…'전제조건 없는 대화'는 허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월 초부터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면서도 향후 관계 회복 여부는 남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고 '선결조건'을 제시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 투쟁방향에 대하여' 제목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직접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경색되어 있는 현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초부터 관계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 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중통은 김 위원장이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회의 2일 회의에서 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 투쟁방향에 대하여' 제목의 연설에서 "의연 불안하고 엄중한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북남관계와 조선반도정세에 대하여 개괄평가하시고 현 단계에서의 대남정책을 천명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남한)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면서 '선결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이 곧바로 남북관계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김 위원장은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대결적인 자세와 상습적인 태도부터 변해야 하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으로 민족자주의 입장을 견지하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북남관계를 대하며 북남선언들을 무게있게 대하고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남조선에서 우리 공화국을 '견제'한다는 구실 밑에 각종 군사연습과 무력증강 책동이 노골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우리를 자극하고 때없이 걸고드는 불순한 언동들을 계속 행하고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이 계속 미국에 추종하여 국제공조만을 떠들고 밖에 나가 외부의 지지와 협력을 요구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우리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29일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 등단하자 열렬히 환호하며 '물개박수'를 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또한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고 있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인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고 그로 하여 예상치 않았던 여러가지 충돌이 재발될 수 있으며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우려심만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불변한 요구이며 이것은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 나가기 위해서도 선결되여야 할 중대과제"라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부부장도 24일 담화에서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선결조건이 마련되어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북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직접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금 북남관계는 현 냉각관계를 해소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가 아니면 대결의 악순환속에 계속 분렬의 고통을 당하는가 하는 심각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면서 "북남관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서 나서는 원칙적 문제들"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으로 민족자주의 입장을 견지하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북남관계를 대하며 북남선언들을 무게있게 대하고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미국과 남조선이 도를 넘는 우려스러운 무력 증강, 동맹 군사활동을 벌리며 조선반도 주변의 안정과 균형을 파괴시키고 북남 사이에 더욱 복잡한 충돌위험들을 야기시키고 있는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남조선의 강도적 논리에 맞서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런 위험한 흐름을 억제할 우리의 부동한 입장을 철두철미 견지하며 필요한 모든 강력한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의 군사훈련과 대북 제제를 위한 국제공조를 '강도적 논리'라며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에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이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는 데 대하여 다시금 명백히 상기시킨다"면서 "우리는 남조선에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으며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심한 위기의식, 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경색되어 있는 현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초부터 관계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 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중통은 보도했다.
 

▲ 우리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을 받아 적고 있다. 시정연설의 전문은 각급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 인민정권기관, 무력기관, 사법검찰, 사회안전기관들과 대남, 대외사업기관들에 출판배포된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김 위원장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 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 세계가 직면한 엄중한 위기와 도전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보다 근본적인 위험은 국제평화와 안정의 근간을 허물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강권과 전횡이며 미국의 일방적이며 불공정한 편가르기식 대외정책으로 하여 국제관계 구도가 '신냉전' 구도로 변화되면서 한층 복잡다단 해진 것이 현 국제정세 변화의 주요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새 미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으며 오히려 그 표현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면서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우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행정부들이 추구해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미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밝힌 셈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 김덕훈 내각총리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 박정천 당 비서 등을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중통은 "역사적인 시정연설의 전문은 각급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 인민정권기관, 무력기관, 사법검찰, 사회안전기관들과 대남, 대외사업기관들에 출판배포되게 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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