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난타전…본질은 법조·정치·언론 카르텔
장은현
eh@kpinews.kr | 2021-09-29 16:51:35
野 이준석 "마음 급했나…추악한 가면 찢어 놓겠다"
복잡한 대장동 난타전…각계 얽히고설킨 이권 동맹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여야는 서로 공격 수위를 높이며 '대장동 전투'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는 대야 공세의 선봉에 섰다. 연일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강공을 주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29일에도 "부동산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 집단은 명백히 국민의힘"이라며 "(무소속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여럿인 것을 한참 전에 알고도 모른척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 봉고파직하도록 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봉고파직에 더해 남극에 있는 섬에 위리안치(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가두어 두던 형벌)시키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까지 전면에 나서 맞대응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를 겨냥해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 놓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설계자를 자처하더니 마음이 급해졌나보다"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은 '국민의힘 게이트', '이재명 게이트'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나 실상은 복잡하다. 여야 각 측과 연관된 정치인·법조인·언론인이 얽히고설켜 있어서다. 이들이 학연·혈연·지연을 동원해 형성한 카르텔이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셈이다.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판교 대장동 개발은 민관 공동개발로 진행됐다. 사업 시행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을 만들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금융기관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의혹 초기 사건의 쟁점은 신생업체 화천대유에 수천억 원의 배당수익이 돌아간 점과 그 과정에서 이 후보가 관여한 부분이 있는지였다. 화천대유 대주주가 과거 이 후보를 인터뷰했던 기자 출신 김만배 씨로 드러나며 의혹은 더 커졌다.
여기에 법조계, 정치권 인사와 그들의 자녀가 화천대유에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등이 그 당사자다. 박 전 특검 측은 "김만배 씨의 부탁으로 회계사인 딸이 회천대유에 입사해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기 국민의힘(현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도 화천대유에 근무한 사실이 전해졌다. 곽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지냈다. 더욱이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질병 위로금 등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이 드러나 불똥이 야당에게도 튀었다. 50억이 곽 의원에게 흘러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화천대유 고문단엔 법조계 인사가 포진해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이 대표적이다. 권 전 대법관은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7월 이 후보의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논란 등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 재판 결과가 나온 지 약 4개월 뒤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됐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만배 씨에게 부탁을 받고 고문을 맡았다"고 전했다.
강 전 지검장은 2018년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8기로 동기이기도 하다. 또 강 전 지검장은 화천대유 자회사격인 천화동인 4호 대표인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로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에서 수사를 이끌었다. 남 변호사의 변호인은 박 전 특검과 천화동인 6호 대표인 조현성 변호사였다. 피고인과 변호사, 검사가 법률 고문으로 뭉친 셈이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 씨를 변호했던 이경재 변호사도 고문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사업의 구조와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는 일을 이끈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은 이 후보와 가까운 사이다. 유 전 본부장은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그는 사업 초기 기획부터 시행사 선정 등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사업을 주도한 또 다른 핵심 인물로는 정민용 변호사가 있다. 정 변호사는 2014년 10월 전문계약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을 지냈으며 지난 2월 퇴사했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 소개로 공사에 입사했다. 남 변호사와는 서강대 선후배 사이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이 터진 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청년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 변호사도 2012~2013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한 사실이 밝혀졌다.
천화동인 1호 대표인 이한성 씨는 이 후보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시장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다. 김만배, 이화영, 이한성, 이성문(화천대유 전 대표) 씨는 성균관대 동문이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도 성균관대를 나왔다. 최근 이성문 씨와 남 변호사, 천화동인 5호 대표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고액의 정치 후원금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됐다. 미래한국당은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지난해 총선 때 만든 위성정당이다. 한나라당 신영수 전 의원은 대장동 일대를 공영개발하려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 전 의원 동생은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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