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표, 김두관 사퇴로 49.7%→50.1%…이낙연 반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9-28 15:21:23

金 무효표 처리로 이재명 호남 득표율 과반 달성
이낙연측, 당무위 재논의 요청…"엄청난 후폭풍"
"사퇴 후보 득표 무효처리 시 결선투표제 무력화"
고용진 "문제있다는 데 동의…고치기 어려우니 완주"

이재명 경기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광주·전남을 빼곤 과반 득표를 놓치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 안방인 이 지역에서 이 지사는 46.95%에 그쳤다. 이 전 대표(47.12%)에게 0.17%p차로 뒤졌다.

이 지사는 하루 뒤 전북 경선에서 54.55%를 얻었다. 과반 승리로 첫 패배를 깨끗히 설욕한 것이다. 그러나 호남 전체 득표율은 49.7%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지난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에서 과반 승리로 끝난 경선 투표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지지자들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득표율 50%는 결선 투표를 좌우하는 기준이다. 물론 누적 득표율에서 이 지사는 53.01%로 과반을 유지했다. 이 전 대표는 34.48%. 그래도 호남은 상징성이 커 과반 미달은 이 지사에게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런데 또 '매직'이 일어났다. 김두관 의원이 경선후보를 사퇴한 덕이다. 이 지사 캠프 자체 집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호남에서 885표를 얻었다. 이 지사는 5만6002표. 김 의원 득표가 무효로 처리되면서 이 지사의 호남 득표율은 50.10%로 뛰었다. 과반 달성이 이뤄진 것이다.

이 전 대표의 호남 득표율도 43.99%에서 44.34%로 조금 올랐다. 그러나 전혀 달갑지 않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호로 경선을 포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 선관위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민주당 특별당규 제59조를 적용했다. 정 전 총리의 표를 무효표로 처리한 뒤 선거인단 모수에서 빼고 계산하기로 한 것이다.

이전까지 이 지사 누적 득표율은 51.41%였다. '불안한 과반'인 셈이다. 그런데 '정세균 매직'으로 이 지사 득표율은 53.71%로 올랐다. 손 안되고 2.3%p가 보태진 것이다. 득표율 조정에 따라 1위 이 지사가 반사이익을 누려 본선 직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전 대표측은 열받는 일이다. 당시 당 최고위의에 무효표 관련 규정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등 강력 반발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그런데 또 '무효표 쇼크'가 생겼다. 이 지사 본선 직행 저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 전 대표로선 영 맥이 빠지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 캠프는 28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다시 유권해석에 나설 것을 지도부에 촉구했다.

이낙연 캠프 설훈 공동선대위원장과 박광온 총괄본부장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과정에서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득표를 무효 처리한 당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국민과 당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드코로나 소상공인 특별 대책'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당 선관위 결정은 결선 투표를 무력화하는 해석이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온다. 사퇴 후보의 득표 수를 유효투표수에서 제외할 경우 특별당규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규정 59조1항(후보자가 사퇴 시 무효표 처리)에 따라 60조1항(선관위는 경선 투표에서 공표된 개표결과를 단순 합산해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이 충돌하는 문제가 생겨서다.

이낙연 캠프는 59조1항은 장래 투표에 관한 조항이라며 선관위 해석을 정면 반박했다.

박광온 총괄본부장은 "김두관 후보가 사퇴했지만 제주도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 선택지에 김두관 후보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며 "59조1항은 김두관 후보 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후보를 사퇴했을 때 그 후에 대한 투표는 무효라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치 여태까지 후보에 대한 모든 득표를 무효로 하는 것으로 과잉, 잘못 해석한 것이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대해 "바로잡지 않으면 나중에 선거 결과에 따라 엄청난 후폭풍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A후보가 49.9% 득표로 1위를 하면 반드시 결선투표를 해야 하는데 결선투표 결정 직전에 (다른) 후보가 사퇴해 (1위 후보 득표율이) 50%를 초과해 50.001%라고 한다면 결선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되는 대단히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로서는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모종의 조치를 시사했다.

캠프 대변인인 이병훈 의원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사퇴 안 한다는 보장을 못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후보들에게 경선 완주를 당부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결국 이 문제는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라며 "그래서 이제 후보들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추후에도 이렇게 사퇴하지 않고 쭉 완주를 하시면 좋겠다는 바람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지도부도) 특별당규에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시기적으로도 방법적으로도 특별당규를 고치는 것도 어렵다는데 동의한다"며 "제일 좋은 것은 사퇴를 안 하는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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